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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황실의 아이가 아닙니다
작가 : 민슬지
작품등록일 : 2020.9.29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

하지만 사랑하는 그의 아이를 가졌을 때. 그는 더이상 내가 사랑해서는 안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나 때문에 그가 힘들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당신을 잊지 못했지만. 당신은 나를 잊어주세요.

-

“...돌아가. 원래대로 돌아가요.”

“... 폐하한테 더 이상 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오늘도... 잊어주세요. 돌아가요.”

이미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감정은 무뎌졌고. 과거의 기억은 흐릿해졌다.

그런 줄로만 알았다. 다 괜찮아질 줄 알았다.

“... 내가 널 어떻게 잊어. 단 하루도 잊지 못한다고 했잖아.”

툭. 사랑하는 남자의 분홍빛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그대로 흘러내렸다.

어째서 가슴이 아려오는 걸까.

당신도 나를 잊지 못했나요?

[회빙환x/후회남주/후회여주/쌍방후회/무심여주/고구마/성장물/임신튀/육아물/베이비메신저]

*첫챕터 주인공들의 정신이 온전치 않습니다.
** 두번째 챕터부터 현재로 돌아옵니다. 첫챕터 20화 내외.

*쌍둥이들이 귀엽습니다. (많이)

 
0. 재회
작성일 : 20-09-29 12:56     조회 : 478     추천 : 0     분량 : 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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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저 마을에 있는 다른 애들은 가족 중에 ’아빠‘라는 사람이 있데요!’

 

 로넨은 모든 사실을 언제까지고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가능한 가장 늦게. 더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자신은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아니, 감히 후회할 수 없었다. 멀리 도망쳐 버린다면 그의 아이를 품에 안고 조용히 살아갈 자신이 있었다.

 

 이제 아무도 저를 기억하지 못하리라. 아득히 잊혀졌다 생각했다. 흐르는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그리 믿어왔는데.

 

 “로넨.”

 

 로넨은 발 바로 아래. 차가운 바닥에 꿇어앉은 따스한 연분홍색 눈동자를 애써 피했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아슬아슬한 얼음판 위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이 오늘이라고 깨질 리가 없는데. 황급히 몸을 뒤로 빼 작고 소중한 아이들을 안아 들었다.

 

 “...폐하.”

 

 움직이지 않는 입술을 달싹거려 힘없는 목소리를 내뱉었다. 차마 그 이상의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누가 빼갈세라 꼭 끌어안은 두 아이는 두말할 것 없이 소중해 보였다.

 

 ‘...’

 

 오늘 우연히 꽃집에서 보았던 연분홍 꽃이 실로 오랜만에 어여쁘다 느껴졌다. 이제 자신조차 과거에서 벗어나는 것만 같았다.

 

 부정할 수 없이 행복했던 과거를 잊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줄로 알았다.

 

 “로넨. 어디 갔었어….”

 

 남자가 입고 있던 흑단의 재킷은 바닥에 질질 끌리고, 달려있던 황금색 휘장은 더러운 흙빛으로 변해갔다. 얼굴은 눈에 띄게 일그러져 있었고 목소리는 물기가 가득 어려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았다.

 

 그는 무릎을 앞으로 옮겨 로넨에게 다가왔다. 5년 동안 나를 찾지 않았으면서 왜 이제 와서. 잊었잖아요. 나를 까맣게 잊었잖아요. 그런데 왜….

 

 그때. 품속에 넣어두었던 검정 머리 아이가 호기심이 일었는지 안고 있던 로넨의 손을 빠져나와 빼꼼 얼굴을 들이밀었다.

 

 “엄마?”

 

 그에 로넨을 쉼 없이 지켜보고 있던 남자의 눈동자에서 작은 파문이 일었다. 지금껏 그녀만 눈에 담아온 걸까. 흑발의 남자는 방금까지 달싹이던 입술에 힘을 쭉 뺐다.

 

 아마 자신과 똑같은 연분홍색 눈동자의 존재를 알아버린 거겠지. 생각지도 못한 사실을 마주했는지 그의 입술이 허공에서 멈춰있었다. 로넨은 황급히 아이를 제 품에 집어넣었다.

 

 “로넨. 나는….”

 

 로넨은 이제서야 겨우 시선을 내려 남자를 쳐다보았다. 흘러간 세월이 무색하게 여전히 자신이 사랑했던 이였다. 습관처럼 잇새로 아랫입술을 꾹 눌러 씹었다.

 

 “내가...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

 

 “…돌아가자.”

 

 남자의 애절한 말에도 로넨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그리 보고 싶었던 얼굴인데 입가에 미소가 번지지 않았다. 만나자마자 그의 품에 달려가 안기지도 않았다.

 

 그를 사랑했는데, 미치도록 사랑했는데. 제 삶의 이유였는데. 하지만 사랑하는데 필요한 대가는 너무 커서. 겁많은 자신은 대가를 치르지 못했다.

 

 ‘무엇이 미안한데. 당신이 잘못한 게... 없잖아.’

 

 온몸에 힘이 축 빠져갔다. 지난 5년 동안 당신을 잊으려 얼마나 노력했는데.

 

 힘이 풀려버린 팔 사이로 아이들이 빠져나가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하지만 로넨은 그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거친 린넨 치마 위로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단단한 바닥에 거대한 구멍이 뚫려 끝없이 추락할 것만 같았다.

 

 “아... 아.”

 

 지독하게도 익숙한 느낌이었다.

 

 눈물 없이 흐느끼는 로넨을 보다 못한 그가 한달음에 달려가 휘청거리는 몸을 꽉 안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온 힘을 다해 남자를 밀쳐내고 도망치듯 뒷걸음질 쳤다.

 

 “오지 말아요.”

 

 “로넨...”

 

 “...돌아가. 원래대로 돌아가요.”

 

 “제발...”

 

 이미 이 근방은 황실의 기사들로 가득 차 있었다. 흩어져 있는 아이들을 두 손에 하나씩 잡고 그를 등졌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에 내가 너무 작아서. 로넨은 어쩔 줄 모르는 아이처럼 고개를 숙였다.

 

 그때. 흐아앙 하고 팔 끝에서 떨림이 느껴졌다.

 

 “리아. 왜... 괜찮아.”

 

 “흐엉으... 무서워! 흐아아앙!”

 

 “엄... 엄마가 잘못했어. 미안해 아가. 괜찮아 응? 우리 딸 괜찮아….”

 

 품에 꼭꼭 숨겨놨던 아이가 이런 상황을 마주하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 울음소리에 방금의 팽팽했던 대치 상황이 원래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 사그라들었다.

 

 로넨은 한 손으로는 남자아이를 잡고 반대쪽으론 엉엉 서럽게 우는 딸아이의 등을 토닥였다. 제 자식이 우는 걸 보니 덩달아 울고 싶은 심정이 됐다.

 

 터벅터벅 다가오는 걸음 소리에 힐끗 시선을 돌리니 멀어졌던 그가 다시금 가까워졌다. 찰캉 거리는 무서운 낱붙이가 흔들리는 소리는 모두 사라진 뒤였다.

 

 이제 그의 손짓 하나로 군대를 다스릴 수 있구나 하는 변화가 어째서인지 눈에 밟혔다.

 

 “폐하한테 더 이상 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오늘도... 잊어주세요. 돌아가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아들은 울고 있는 동생의 한쪽 손을 잡아주며 품에 벗어나 있었다. 여전히 로넨의 시선은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단단히 박혀 있었다.

 

 “내가 널 어떻게 잊어. 단 하루도 잊지 못한다고 했잖아.”

 

 언젠가와 똑같은 말. 똑같은 대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황후궁 정원의 따뜻한 공기처럼 가벼운 대화 중 하나였을까. 행복에 젖어 있던 시절의 정다운 대화였을지도.

 

 머리에 들어차는 과거의 잔재를 애써 지워나가는데 비어있던 한쪽 손이 턱 잡혔다. 잡힌 손은 하나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도리어 너무 다정한 손길이었다.

 

 “...내가 싫어졌구나.”

 

 “폐하. 나는... 그게….”

 

 그리 단정 지어버리는 그의 말에 순간 마음이 쓰라렸다. 난 당신을 싫어하지 않는데. 여전히.

 

 목이 너무도 메어와 두 아이를 안은 틈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물감이 느껴지는 눈을 애써 힘주어 깜빡였다.

 

 나는... 내 아이들은 이제 어쩌지. 정말 이대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로넨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내가 얼마나 미울지 가늠하고 싶다는 정말, 마지막 욕심이었다.

 

 돌아본 그곳엔 여전히 사랑하는 남자가 올곧이 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장밋빛 눈에서 흘러나온 눈물은 뺨을 타고 애처롭게 뚝뚝 떨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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