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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한여름의 치기
작가 : 이소이
작품등록일 : 2020.8.18

사랑이 가장 청량하게 빛날 수 있는 계절 여름, 그리고 그런 여름에 걸맞게 다채로운 선물들을 선사할 하동.

우리 모두가 각자 다른 이름을 지니고 살아가듯 사랑에는, 삶에는 참 다양한 이름이 있습니다. 그저 예쁜 풍경이 좋아서 기대를 끌어안고 향한 여름이와 어디든 먼 곳으로 도망치고 싶어 떠난 제연이처럼요. 그래서 저는 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여태 살아온 삶과는 다른 결의 선택,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에 있는 그대로 반응 하는 것. 이걸 단순히 한여름의 치기라 치부해도 되는 건가요?

여러분은 언제 사랑을 느끼시나요? 또, 여러분의 사랑이 담고 있는 온기와 의미는 얼마나 사랑스러운가요? 한 순간에 지나가버린 여름이 잠시나마 푸르르고 찬란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이곳에 제 사랑을 남깁니다.

 
팔월의 이름
작성일 : 20-08-20 22:29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6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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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모든 것을 잊게 하는 달”

  -아메리칸 인디언 쇼니 족이 팔월을 부르는 이름

 

 

  여름이 서울 집을 떠난 날이자, 하동에 도착해 하동에서의 첫 걸음을 내딛은 날은 딱 팔월의 첫날이었다. 괜히 새로운 달이 시작돼 여러 방면으로 묘한 기분을 선물하는 매달 1일. 그중에서도 한여름이라 불리는 8월의 1일.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번 여름 장마가 시작될 첫 날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름이 누구인가. 아무런 계획 없이 하동에서의 삶을 결심하고 무작정 떠나온 무적의 대학생이 아니던가. 그래서 역시나 우산 따위 챙길 생각조차 못했다. 그런고로, 지금 여름은 버스 터미널에서 벗어나지 조차 못하고 멍하니 입구에 멍하니 서서 비가 내리는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음, 이건 정말 계획에 없던 일인데.

 

 “학생, 우산 없어?”

  그런 여름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서울에서 하동까지 안전하게 운전해주신 버스기사님이 다가와 물었다. 한 손에는 방금 비운 박카스 병이 들려있는 채였다. 박카스 병에 송골송골 맺힌 물방울이 천천히 흘러 바닥에 톡톡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고, 하늘에서 방울방울 떨어져 땅이 온통 젖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걱정된다는 눈빛을 보내고 있는 기사님을 차례대로 바라본 여름은 답했다.

 “집에서 챙긴다는 걸 깜빡했어요.”

  선의의 거짓말이라면 거짓말이었다. 챙기는 걸 깜빡한 게 아니라 그냥 우산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조차 못했던 거였으니까.

 “어휴. 오늘부터 장마라는데 우산이 없어서 어쩌려고 그래.”

 “그러게요… 급한 대로 여기 안에 있는 슈퍼에 가서 여쭤봤는데 이미 다 나갔대요.”

  그래도 남이 전하는 진심 어린 걱정은 여름이 고마운 마음으로 받는 선물 중 하나였기에 잠깐이나마 대화할 말동무를 찾았다는 거에 위안을 얻기로 했다.

 “근데 학생은 무슨 일로 하동에 왔어? 짐 많은 걸 보면 놀러온 건 아닌 거 같은데.”

 “하동에서 좀 살아볼까 해서요! 갑자기 산이 그렇게 좋아 보이더라구요.”

 “산 좋지. 정상에 올라서 탁 트인 아래 보면 속이 다 트인다니까.”

 “정말요? 등산은 해본 적 없는데. 지리산 등산 꼭 해볼게요!”

  투둑투둑 떨어지는 빗소리, 비덕에 조금 시원해진 공기, 비오는 날의 습한 냄새, 그리고 잔잔히 주고받는 대화. 계획에 없던 거면 좀 어때. 여름은 이미 하동에 오길 잘했다며 자신의 생각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왜 여기 서서 안가고 있어? 우비라도 하나 줘?”

  그래서인지 더 기분 좋아지는 행운까지 만났다. 터미널 안에 앉아 버스 시간을 기다리던 아주머니께서 한참동안 한 자리에 머물며 대화를 주고받는 기사님과 여름의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다 말을 걸어오신 거였다. 덕분에 한껏 초롱초롱한 눈빛을 뽐낸 여름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신다면 감사히 받을게요!”

  그렇게 우비를 받고도 좀 더 오래 대화를 하던 여름은 예상치 못한 응원까지 한껏 끌어안고 터미널 밖으로 나섰다. 어른들이라 어쩌면 잔소리를 하실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누구에게 말했을 때보다 제 편을 들어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휴학하면 어떠냐며 집에서 빈둥대며 지내는 것보다 경치 좋은 곳이라도 눈에 담는 게 좋은 거 아니겠냐는 소탈한 웃음소리 섞인 말부터 그래도 젊은 학생이 연도 없는 곳에서 지낼 생각도 하고 용감하다는 칭찬까지. 최근 주변에서 들었던 말들이라곤 전부 고학년이니 취직해야한다는 얘기, 스펙을 더 쌓아야하지 않냐는 질문, 취득해둔 자격증이 없다는 건 좀 심각한 거 아니냐는 추궁 이런 것들이었는데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이는 것도 같았다. 나 어쩌면 답답했던 걸까? 하동에 도착한 직후, 여름은 하동으로 향한 이유에 첫 번째 이름을 붙였다.

 

  핸드폰 지도 앱으로 열심히 경로를 눈에 담는 여름을 보고 아주머니께서 친절하게 가장 가까운 버스 시간을 알려주신 덕에 곧바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렇게 대략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서 내린 후 15분 정도를 걸어가면 새로운 보금자리에 도착. 버스에 타며 밝게 인사를 건넨 여름은 창가 자리에 앉아 움직이는 버스를 따라 변하는 풍경을 쭉 눈에 담았다. 아까 지도 앱을 보면서 봤던 바에 따르면, 지금 계속 보이는 강은 섬진강. 어릴 때부터 살았던 우리 집 주변에선 한강이 보였는데 여긴 섬진강이구나. 교과서에서만 봤던 섬진강은 실제로 보면 이런 모습이구나. 그렇게 계속 얼핏얼핏 눈에 들어오는 섬진강 풍경과 함께 보이던 군청, 파출소와 같은 시내 풍경을 떠나보내고 나자 서서히 푸르게 펼쳐진 농장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역시. 제가 기대했던 하동은 이런 모습이었다. 섬진강이 흐르는 이곳의 모습은 푸르고 또 생기 넘치는 풍경과 제일 찰떡이다. 확신에 차서 말할 수 있었다. 비가와도 이렇게나 예쁜데, 햇빛이 쨍쨍한 날 농원과 농장이 가득한 여기가 얼마나 예쁠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넋을 놓고 초록빛 풍경을 보다 보면 다시금 섬진강이 빼꼼 인사하며 푸르른 강물을 보여주고, 그렇게 섬진강과 인사하다보면 또다시 초록빛이 눈을 가득 채우는 시간이 얼마나 반복됐을까 어느새 내릴 차례였다. 힘쓰는 거 하나는 자신 있는 한여름답게 씩씩하게 짐을 들고 내리자 자연스레 빗방울이 우비를 톡톡 건드렸다. 우산 쓰고 듣는 빗소리보다 훨씬 좋다. 빗방울이 몸을 간질이는 게 온전히 전달되는데, 젖지 않는다. 우비를 쓰면 그렇다는 건 당연한 건데 이렇게 우비를 쓰고 비를 맞는 게 너무도 오랜만이라 그런가 여름은 괜시리 땅에 고여 있는 웅덩이에 발을 가져다대며 가볍게 물 표면을 톡톡 두드려 봤다. 너무, 정말 너무 좋아.

 

  본인이 아직도 정류장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한 채 여름은 쏟아지는 빗방울을 온몸으로 맞으며 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 어느새 캐리어는 버스를 내렸던 자리에 세워져있고, 챙겨왔던 삼각대 가방도 정류장 의자에 내려놓은 상태였고, 크로스백은 캐리어 위에 얹어둔 지 오래였다. 그렇게 한창 차 한 대도 다니지 않는 도로가까지 나와 비를 맞던 여름은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왜 빗방울이 안 떨어지는 거 같은 착각이 들지? 양옆으로 고개를 갸우뚱하던 여름은 하늘을 보려 고개를 들었다. 빗방울이 눈에 들어갈까 눈을 질끈 감은 채였다.

 

 “……”

  여전히 한 방울도 젖는 느낌이 들지 않아 서서히 눈을 뜬 여름을 반긴 건, 온통 붉은 세상이었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제가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빨간 우산 안에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혹시 내가 우산이 없는 줄 알고 씌워주는 건가 싶어 감사 인사라도 전하려고 뒤를 돌자 정작 상대방은 저를 보고 있지도 않았다. 뭐지? 우산이 커서 얼떨결에 나도 얻어걸린 건가? 뒤를 돌아봤음에도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 상황에 당황한 여름은 반사적으로 다시 고개를 앞으로 향했고, 언제 자신이 자유롭게 움직였냐는 듯 얌전히 굳어 골똘히 생각했다. 다시 고개를 돌려서 인사를 해? 아니 근데 나를 씌워주는 건 맞는 건가? 여기서 움직여서 옆쪽으로 갔을 때 나를 따라서 우산이 움직이면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좀 무례한가?

  그래서 여름은 엄청난 용기를 내 아주 조심스레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별로 티도 안날 정도이긴 했다. 근데 예상과는 달리 우산이 저를 따라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가. 진짜 나를 씌워주는 건가 싶어 고개를 들어 다시 우산을 시야 가득 담았다. 그리고는 또다시 고개를 내려 앞을 쳐다봤다. 인사라도 하게 눈이라도 마주쳐주지. 세상 무관심하게 굴면서 우산을 씌워주는 건 무슨 일이람. 하동에 오고 나서 겪었던 잔잔함은 전부 편안했는데, 이건 몸 둘 바를 모르겠는 불편한 적막함이다.

  …근데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지. 그냥 아까 뒤돌아봤을 때 인사할 걸 나도 모르게 당황해서 모른 척 고개 돌린 게 문제였나. 우산도 씌워줬는데 인사 한 마디 없어서 싸가지 없다 생각하면 어떡하지.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 여름과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서있는 사람. 한바탕 머릿속을 헤집어놓은 장본인인 사람은 정작 별 생각이 없었다. 비오는 날에도 어김없이 산책 나와 비 맞아서 좋다며 뛰어다니는 리트리버 같길래 조금이라도 덜 젖으라고 씌워줬다. 정류장에 서있는 걸 보면 버스 기다리는 중인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채. 며칠 안 되지만 여기서 지낸 짬밥으로 기억했을 때, 곧 화개 방면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었다. 차피 마을회관에 가는 길이기도 하고, 버스 시간도 얼마 안 남았으니 좀 씌워주자 싶었다.

  근데 이젠 역으로 당황했다. 버스가 눈앞에서 멈추고, 기사님도 안타냐며 물으시는데 그저 설레설레 고개만 흔드는 게 아닌가. 뭔가 싶어 의구심 가득한 눈빛을 쏘며 동그란 뒤통수를 쳐다보자 우비 입고 비 맞던 리트리버형 인간이 인사를 건네곤 빠른 속도로 짐을 챙겨 떠났다.

 

 “우산 씌워주셔서 감사해요!”

  그렇게 빛의 속도로 떠나면서도 작게 건넨 인사가 안 들렸을까 다시 한 번 크게 외치는 모습을 보고 제연은 어이가 없어 코웃음을 쳤다. 뭐야. 나 지금 산책 나온 리트리버 얌전히 진정시켜서 집에 들여보낸 꼴밖에 더 돼? 이미 가고 없어 빈자리만 남은 길을 슬쩍 쳐다본 제연은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민박 주인 부부와 아침을 함께 먹다 회관에 보관되어 있는 택배 하나만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받은 탓이었다.

 

  하동에 오고 제연은 주말 내내 잠만 퍼질러 잤다. 아침 일찍 귓가에 찌르르 울리는 새소리에 깼다가 다시 포근한 향이 나는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잠들어 오후 느지막이 눈을 뜨는 일요일을 보내고 나니 벌써 월요일이었다. 정신차려보니 서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정신 차리고 나서 핸드폰을 보니 보이는 날짜는 8월 1일이고, 매달 1일로 정기 결제 등록해둔 음악 스트리밍 앱, 아이클라우드, 넷플릭스에서 자동 결제되었다는 알림이 떠있었다. 하동에서의 삶 3일째. 잠결에 봤던 주말의 쨍한 날씨는 꿈이었다는 것처럼 비가 온다. 기왕 도망치듯 온 거 비현실적이게 날씨나 좋았으면 싶었건만 비가 쏟아지니 이젠 하다하다 날씨조차 제 상태를 더 초라하게 만드는 건가 싶었다. 기분 별로네.

  매사에 비판적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들었지 살아생전 긍정적이라는 단어는 제연의 근처에 얼씬도 못했으니 이런 제연에게 여름과의 첫 만남은 좋게 기억될 리 없었다. 제연이 보기에 여름은 마냥 어린애였다. 쓸모없이 밝고 해맑은 어린애. 그래서 기억해야할 이유조차 찾지 못했다.

 

  짐조차 제대로 못 챙기고 온 제연은 자기 친구놈이 연락을 보고도 귀찮다는 이유로 택배를 안보내주면 어쩌지 걱정했지만, 예상 외로 그 친구놈은 친절을 베풀었다. 제연과 지내며 이런 경우를 난생 처음 접해봤던 까닭이다. 지긋지긋한 계획충이라고 놀려도 꿋꿋하게 계획을 세우는 건 제연이 집착하는 일 중 하나였다. 특히 자신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일이라면 철저할 정도로 미리 플랜을 짜두고 그 플랜대로 움직이는 것만 허용했다. 그래서 카톡을 봤을 때,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다. 혹시 제 친구 핸드폰을 누가 훔쳐가서 물건을 털기 위해 이제연 행세를 하는 건가 했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제 친구가 드디어 미쳤다는 결론밖에 남지 않았다. 인생의 쓴 맛을 제대로 보더니 많이 힘들구나 하는 동정심에 있는 친절, 없는 친절 전부 쏟아 부어 최선을 다해 꼼꼼하게 짐을 보내주기로 마음먹었다. 솔직히는 한 번에 완벽하게 보내야 자질구레한 일들이 추가로 안 생기기에 하는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때마침 쌓여있는 알림들 속에서 승원이 보낸 택배가 발송되었다는 문자가 있어 제연은 주인 부부의 부탁을 흔쾌히 승낙했다. 첫날 도착해서 여쭤봤을 때 여기까지는 택배가 잘 안 오기도 하고, 기사님들이 트럭을 끌고 오시기에도 무리라 보통 마을회관으로 배송지 주소를 해두고 찾으러 간다는 말을 해주셨던 걸 기억한 거였다. 길도 제대로 익힐 겸, 마을회관이 어떤 구조 인지 보고 앞으로 시킬 자기 택배를 어디에 놔달라고 할지 알아볼 겸, 주인 부부께 밉보여서 좋을 건 없으니까 겸사겸사.

 

  아무것도 안하고 퍼질러 흥청망청 시간 낭비 하는 건 이틀이면 충분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면 내일부터 남은 8월 동안 뭘 하고 지낼지 정확하게 계획을 세울 작정이었다. 하동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온 것도 그대로 두기엔 찝찝하니까 하동에 대해 알아보면서 주변에 있는 도시들도 같이 전부 알아봐야지. 그래야 돌아다닐 곳들도, 보러 갈 것도 선지가 많아질 테니까.

  제연은 우산을 오른쪽 어깨에 걸친 채 양손으로 택배 박스를 들고 산길을 따라 올라가며 앞으로 하동에서 보낼 시간들에 대한 생각을 했다. 물론 여태 살아온 인생이 그랬듯 그 생각 속에 존재하는 등장인물은 본인이 유일했고, 또 유일할 예정이었다. 내가 뭘 할지, 내가 어디를 갈지, 내가 어떤 걸 볼지, 주어는 전부 자신이었다. 그래서인가 갑자기 뇌 정중앙을 관통하듯 떠올리기 싫은 말이 머리를 때렸다.

 

 “매번 너 자신은 그렇게 꽁꽁 숨기고, 진심 하나도 안 담긴 같잖은 조언 건네면 네가 뭐라도 되는 거 같니?”

  머리를 털듯이 흔들었다. 해결책을 찾지도 못할 쓸데없는 기억이었다.

 

 

  팔월에 이름을 붙인다면,

  “매순간 닮고 싶은 순간이 쏟아지는 달”

  &

  “일 년 중 제일 더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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