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영등포역 인근 예식장에 도착한 디애나 던 일행은 이미 불에 탄 차량을 조사하는 경찰을 만났다.
"어? 형사님들 아닌가요?"
"오오, 다들 여기서 보는군!"
"이게 어찌된 일이죠?"
"누군가가 차량에 불을 질렀거든. 행여나 목격자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어."
"디애나!"
"저게 뭐지?"
"코드네임 블랙웨딩이 썼을 것으로 보이는 문구가 있어!"
"코드네임 블랙웨딩이 썼을 것으로 보이는 문구라니?"
"너네들이 올 것 알고 있었다. 오늘 오전에 여기로 오라고 한 건 오후 4시에 열릴 결혼식과 관련한 것 때문이다.
고속터미널 역에 있는 예식장에서 말이지.
즐길 수 있을때 즐겨봐. -코드네임 블랙웨딩."
"역시 뭔가가 있었던 거군."
"네."
"어? 디애나하고 나율이 어디로 갔지?"
"어디 갔긴요! 코드네임 블랙웨딩이 쓴 장소로 갔죠." 로지 호프만이 말했다.
"아니, 외국에서 온 경찰이 여긴?"
"외국에서도 연쇄 결혼식 피로연장 살인 사건에 대해서 관심있게 보는 이들이 많아서 여기로 왔죠."
"주로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나라 말인가?"
"네. 언론이 앞다퉈 보도하려고 들 것이 분명해요."
"자세한 수사 과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데?"
"그래도 그와 관련한 질문을 할 거에요."
그리하여 경찰은 영등포역 인근 예식장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분석했다.
거기서 의문의 인물이 주차된 차량에 기름을 뿌리고서는 불이 붙은 종이를 던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 사람이 했군. 그런데 이 사람 누구지?"
"좀 더 확대해봐."
"범죄자 데이터베이스를 대조해보도록 하죠."
"결과가 나오겠군."
"네. 일치되는 사람이 없다고 나오네요."
"그럼 코드네임 블랙웨딩이 아니라는 거야? 뭐야?"
"코드네임 블랙웨딩의 부하일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도 있죠."
"으음......"
"지금 어디로 갔을까요?"
"영등포역 쪽으로 향하는데?"
"지난 번 주세현이 영등포역에서 열차를 타고 용산역에 도착한 바가 있는데...... 또 다른 목격자가 필요해!"
그 시각, 디애나와 나율은 동작역 근처 주차장에서 정장차림에 챙이 넓은 모자를 쓴 한 여성을 만났다.
"당신은 누구지?"
"오후 4시에 결혼식에 참석하는 사람이지."
"누군가는 그 결혼식을 테러할 사람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야. 누군가 나를 모함하려고 한 거야."
"뭐라고?"
"모함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주세현 그 인간은 돈을 갚지 않았어. 그것도 3천만 원을 말야!"
"3천만 원을? 어떻게?"
"그 인간 만나면 알려줘. 넌 끝장이라고 말야."
"으음?"
"나율?"
"피해요!!"
누군가가 저격총을 쏘자, 디애나 일행은 일제히 피했다.
"대체 누가 나를 향해서 쏘려는 거야?"
"코드네임 블랙웨딩 관련자겠죠."
"우선 여기서 나갑시다! 또 다시 공격할 테니까."
"어떻게해서?"
"몸을 최대한 낮춰서 이동해요."
"제길! 디애나하고 나율이 빠르게 행동할 줄은 몰랐는데?"
"빌어먹을!! 코드네임 블랙웨딩이 보낸 메세지를 알아차린 건가?"
"하는 수 없겠군. 당장 철수하라."
"알았다."
"정장차림을 한 여성을 미끼로 만들었는데 안 통한 건가."
"그 디애나하고 나율에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당연한 거 아냐? 주세현을 살릴 방법은 이것 뿐인데."
"가자!"
디애나와 나율은 또 다른 의뢰인을 데리고 고속터미널 역 인근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나를 살린 이유가 있는 모양이군."
"물론이죠. 주세현과 관련한 증인이기 때문이니까."
"증인?"
"주세현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최소한 2명에서 3명이 있다면 누가 코드네임 블랙웨딩인지 밝혀내는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코드네임 블랙웨딩이라니? 그 인간은 또 누구지?"
"주세현을 비롯해서 구치소에서 독살당한 하영주로 하여금 연쇄 결혼식 피로연장 살인 사건을 일으키게 만든 장본인이거든요."
"점점 안 좋은 쪽으로 향하는군."
"네. 경호원하고 대동해서 가거나, 아니면 해당 예식장을 피하는 방법이 있어요. 적어도 주세현 관련 사건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말이죠."
"너네들이 나를 보호해준다면 안심이 될 것 같아."
"잠깐만, 디애나. 우리 둘은 통과하지 못 해." 나율이 말했다.
"의뢰인의 친구라고 하면 돼."
오후 3시 30분, 디애나와 나율, 그리고 또 다른 의뢰인은 예식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오후 4시에 결혼식이 열렸다.
오후 4시 30분이 되자, 창고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이에 대피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장은 글자그대로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경찰이 막 도착했다.
"디애나! 괜찮나?"
"네."
"저도요!" 나율도 말했다.
"경찰들하고 함께 하면 안전할 거에요." 디애나가 의뢰인에게 말했다.
"디애나, 의뢰인과 함께해줘! 내가 그 인간을 잡을게!"
"나율! 범인을 잡으러 갈 거면 나랑 가자!" 로지 호프만이 모습을 보이며 말했다.
나율과 로지 호프만 경관은 테러범을 수색하는 한편, 디애나는 해당 의뢰인을 안전히 이유석 작가의 저택으로 데리고 갔다.
다시 결혼식이 열렸던 예식장에 들어간 나율과 로지 호프만은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테러범과 마주쳤다.
"주세현을 잘도 궁지로 몰다니, 제법이군."
"너가 주세현과 관련한 인물들을 죽이려고 들었어."
"제법 알아보는군. 맞았어. 주세현 그 친구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어. 그것도 음료수 사업을 말야."
"음료수 사업이라니? 그런 말은 없었어."
"그의 부모는 그 친구가 사업하는 꼴은 못 보고 의사가 되기를 강요했어."
"그건 사실이 아니야!"
"곧 알게 될 거야. 코드네임 블랙웨딩의 정체가 밝혀진다고 해도, 연쇄 결혼식 피로연장 살인 사건은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말야."
"아니. 그 딴 사건은 다신 없어야지."
"이런, 로지 호프만도 있었네."
"끔찍한 사건을 일으키고도 알아차리지 못 할 것 같니?"
"그래? 이거 재밌겠군. 상대할 테면 상대해봐! 마음껏 즐기게 해주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율과 로지 호프만은 테러범에 맞서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디애나와 해당 의뢰인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일산에 도착했다.
"다행이에요."
"어? 당신은?"
"세미!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황기준. 왜 다른 사람의 저택에 있는 거야?"
"주세현과 관련한 일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려고 거기로 간 거야."
"뭐? 주세현과 관련한 일이라고? 제길!"
"자자, 진정들 해요."
"보아하니 주세현과 관련한 증인이자, 피해자인 모양이군."
"맞아요. 코드네임 블랙웨딩과 관련한 사건 때문에 위협을 받았거든요."
"빌어먹을 블랙웨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