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이 지나, 나율이 헉헉거리면서 돌아왔다.
"오오, 나율!"
"사라졌어요."
"뭐라고?!"
"그 인간 가짜 최수아 있죠, 사라졌어요."
"이런, 빌어먹을!"
"그런데, 결혼식 피로연장을 살인 무대로 삼았다는 이야기라니 무슨 소린지 말해봐." 형사 중 한 사람이 질문했다.
"그건 이번 사건을 일으킨 범인에게 해야죠." 나율이 말했다.
"범인 만이 아는 것이라 모른다. 이거 더더욱 쉽지가 않겠네."
그리고 수사 반장의 전화벨이 울렸다.
"그래. 뭐라고? 이번엔 마두도서관 근처 장애인 학교에서 살인이 발생했다고? 알았다. 거기로 가겠네!"
"이번엔 장애인을 노린 범죄입니까?"
"이 형사! 이 사람들을 잘 부탁하네! 난 마두도서관 근처 특수학교로 갈 테니!"
"알겠습니다."
수사 반장이 살인사건이 발생한 마두도서관 근처 특수학교로 가자, 이 형사는 뒤이어 나율과 디애나, 그리고 이유석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니까 그 말은 코드네임 블랙웨딩이 이상한 메시지를 보냈고, 심지어는 흉기를 꺼내려고 들었다는 거군요."
"그렇소. 그 인간은 나율하고 디애나를 원한다고 했죠."
"그 이야기로 보아선 이번 사건의 범인은 나율과 디애나로 인해서 범행사실을 들켰고, 결국 비장의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이네요." 김 형사가 말했다.
"직접 나타나서 해당 인물은 물론, 다른 하객들을 없애려는 거 말이군."
"디애나, 그리고 나율."
"네."
"코드네임 블랙웨딩이란 인물이 또 다시 당신들을 노릴 거에요. 그러니 안전을 위해서 결혼식 피로연장엔 가지 마요."
"그럼 제가 그 둘을 집으로......"
"그러시오. 물론, 셋 다 사정청취를 한 후에 말입니다."
그리하여 나율과 디애나, 그리고, 이유석은 경찰서로 가서 사정청취를 한 후에 집으로 향했고, 경찰은 지금까지 일어난 일의 경과를 짚어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사건이 발생한 신촌로터리 근처 결혼식장 안 화장실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한 사람하고, 두 번째 사건이 일어난 사건이 발생한 홍대입구역 근처 결혼식장 안 화장실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한 사람에게서 취업준비생이다는 사실이란 공통점이 있는데, 실은 한 가지 더 있다고 하네요."
"그게 뭐죠?"
"첫 번째 사건의 피해자 부모의 말에 따르면, 세 번째 사건의 피해자하고 아는 사이라고 하네요. 결혼식 피로연장 홀서빙 일을 같이 했다는 사실이죠."
"그렇군."
"이번에 일어난 사건을 정리하고 있군." 수사 반장이 모습을 보이면서 말했다.
"반장님."
"세 번째 사건의 피해자와 네 번째 사건의 피해자와 같은 수법으로 칼로 찔러 죽였다고 하는군. 같은 흉기에 말이네."
"그럼 그 흉기를 찾아야겠네요!"
"소용이 없을 거다. 왜냐하면 범인이 아직 품고 다니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거야."
"적어도 사건 현장 주변에 핏자국이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 루미놀 반응이 나올 법한 흔적을 말이에요."
"나왔기는 했지. 죄다 피해자의 DNA 뿐이었어."
"그럼 첫 번째 사건이 발생한 장소로 가서 다시 한 번 둘러봐요. 뭔가 놓친 것이 있을 테니까."
다음 날, 첫 번째 사건이 발생한 장소로 간 경찰들은 직원용 쉼터로 들어가서는 벽장에 숨겨둔 물건을 찾았다.
"이게 뭐지?"
"무슨 밧줄 같은데?"
"등산용 밧줄?"
"네. 여기서 발견됬어요."
"분명 피해자의 흔적은 물론, 이번 사건의 범인이 남긴 지문도 있겠는데?"
첫 번째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서 찾아낸 밧줄을 정밀 감식한 결과, 피해자의 DNA는 물론, 범인의 지문이 발견되었다. 그 범인의 지문을 분석해본 결과, 4년 전 하객들이 낸 축의금을 슬쩍하다 경찰에 체포된 하길중의 것으로 나왔다.
"하길중?"
"4년 전에 축의금을 훔친 혐의로 징역 2년을 받았는데, 모범수로 석방됬죠."
"그런 인물이 왜 살인을 계획했을까......"
"이번 사건의 범인과 아는 사람이 그러더군요.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자, 한 여성에게 차였다고 말이죠."
"혹시 3개월 전에 모란역에서 실종되었다는 그 여성 말인가요?"
"맞아! 그 사람이야. 그런데 그 사실을 왜 우리가 몰랐던 걸까?"
"말하기 두려웠거나, 어떤 이유에서겠죠."
"그 문제를 풀려면 하길중을 체포해서 자세한 내막을 알아내야해. 물론, 하길중을 봤을 나율과 디애나가 위험에 노출되서는 안 돼. 특히 결혼식 피로연장에서는 더더욱."
"저, 반장님?"
"뭐야?"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일어난 살인 때문인지 그래서 결혼식을 취소하려는 사람들로 아주 난리가 났어요."
"자네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이미 적나라하게 나와."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심각해요!"
"반장님? 의뢰인이 찾아왔습니다."
"의뢰인이?"
"네. 이번에 혼인할 예정인 신랑신부인데, 사건 때문에 걱정이다고 하더군요."
"들여보내게!"
"알겠습니다."
경찰을 찾아온 새 신랑신부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일어난 사건 때문에 아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당연 그럴 겁니다. 연쇄 결혼식 피로연장 살인 사건으로 인해서 언론에서 난리가 났으니까."
"그래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경찰에 찾아올 정도면 위험성이 크다는 증거인데, 이번에 결혼식을 열 장소가 어디인지?"
"교대역 근처 성당에서 연답니다."
"지난 번에 이유석이라는 인물이 언급한 장소 말이군요."
"네."
"교대역 근처 성당에서 연다고 했으니 말인데, 그 장소를 아는 이유석이 알려줄 겁니다."
"형사님이 말씀하지 않아도 왔소." 이유석이 말했다.
"당신이 이유석이네요."
"그렇소. 교대역 근처 성당이라고 말씀하셨죠? 지하 1층에 피로연장을 마련할 모양인데, 식권을 받아주는 사람 말고, 신원을 파악해줄 사람도 필요합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일어난 사건 같은 일이 없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그러니까 경비원 몇 명도 필요하다는 거죠?"
"네. 물론 경찰에도."
그 시각, 검은 양복을 입은 3명이 나율과 디애나가 모습을 보였던 장소를 둘러보고 있었다.
"여기가 나율과 디애나라는 인물이 모습을 보인 곳이라고요?"
"그래. 그것도 홀서빙 일을 하는 사람으로 말이지."
"하긴, 일하려고 거기로 갔으니 그럴 만도 하죠. 뭐, 특별한 것은 없으니 그냥 무시하는 편이 나을지도."
"하길중 그 인간이 그러는데, 오른손에 묶은 붕대를 보고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하던데?"
"뭐라고요?"
"그래서인지 디애나는 물론, 나율이 언젠가 위협하려고 들 것이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 둘을 없애야 계획이 순조롭게 나올 것이다고 생각한 거야."
"흐흐흐......"
"이제 어떻게 하죠?"
"하길중 그 인간을 도와야지. 얼른 안전한 곳으로 피하도록 말이지. 이번 일이 끝나면 말야."
"형씨?"
"무슨 일이지?"
"교대역 근처 성당에서 결혼식이 열린다고 하는데?"
"뭐? 결혼식이?"
"그거 잘 됬군! 거기서 나율과 디애나를 죽이자! 그런 다음에 외국으로 가자고!"
"재밌게 됬어!"
검은 양복을 입은 3명은 그대로 하길중을 찾고서는 계획대로 척척 잘 되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