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이 어렸을 때 순경은 평범한 집에서 태어나 평범한 가족이 있고 평범한 친구도 있는 가정에서 자랐지만, 자신에게도 소년과 같이 망상에 빠지는 게 좋았고 가족들과 있으면 언제부터인지 거부감만이 맴돌아 가족들과의 거리감이 생겨나긴 했지만, 소년처럼 거리감이 너무 있는 건 또 아녔다. 진짜 평범한 사이에서 조금 거리감이 있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고 한다. 집 또한 평범했던 순경은 정말로 애니메이션이나 나올법한 집에서 게임을 좋아하고 꿈이 정해지지 않았던 마치 소년의 업그레이드판 같은 배경이다. 이러한 배경 덕인지 소년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도 일리는 있다. 그리한 자신에게는 자신이 부모보다 잘 따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분이 순경의 숙모였다. 순경은 숙모님의 아들이라 해도 무색할 정도로 집과 유치원 등도 졸졸 쫓아다녔다. 어렸을 때부터 유치원이 끝나면 길 건너에는 숙모님이 항상 계셨고 공개 수업에도 숙모가 참여하셨다. 맞벌이하는 양쪽 부모님이 주지 못했던 관심을 받고 사랑을 주기도 한 그런 고마운 사람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날은 순경이 초등학교에 처음으로 입학식을 하러 가기 전날이었다. 날씨는 어찌나 흐리던지 마치 무슨 일이 있을 것을 암시라도 하듯이 번개가 경고 탄을 울리는 날이었다. 둘은 내일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장을 보고 있었다. 숙모와 손을 꼭 잡고 어찌나 신이 났는지 환한 웃음이 우중충한 날씨에서 한 줄기의 빛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마트에서 쇼핑을 끝낸 후 집으로 가려고 계산대를 빠져나오던 순간이었다. 그 순간 가장 빛이 나던 어린 순경의 눈에는 어둠이 자리한다. 건물 전체는 정전이 발생하고 백화점이 한순간에 앞으로의 소년을 보듯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경보음이 귀를 감싸고 밖에서 내리치는 번개는 어린 마음에 겁이라도 주듯이 더욱 강하게 내리친다. 건물의 파편이 눈앞을 아른거리고 비명과 누군가가 깨어날 수 없는 깊은 잠에 빠지는 소리가 합주를 일으킨다. 살려달라는 소리는 클라이맥스와 함께 잠긴다. 죽은 것인지 기절을 한 것인지 눈앞은 하얀색만이 장막처럼 펼쳐진다. 머리에서는 따듯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액체처럼 흘러가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당장 일어나야하지만, 모르겠다. 힘이 점점 빠지고 잠이 온다, 몽롱한 기분만이 든다.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자신에게 다가올 일을 미루듯이 잠으로 빠져 상상의 나라로 들어간다. 눈이 떠진 곳은 수술실 안 침대 위였다 옆구리가 아프다 눈도 아프다 머리는 더 아프다. 그리고 이상하게 울 정도로 아픈 것도 아닌데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는 알아차렸다. 자신은 지금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수혈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는 한 가지 더 알아차린 것은 기절 직전 자신의 머리 위에서 흐르던 것은 자신의 피가 아니라는 것도 자신은 O형이었다. 자신의 Rh-의 조건에 맞는 피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지금 받는 피 다시 말해 이마에서 자신 것이 아니지만 흐른 피만을 제외하고서는 없었을 것이다.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눈에서는 눈물이 피보다 더욱 진하게 더욱 많이 흘러내리는 중이었다. 옆에서는 자신을 달래는 간호사들이 보이고 그 옆에서는 머리까지 흰색이불을 둘러싼 한 사람이 보인다. 흰색이불 때문에 얼굴은 알 수 없었지만 아마 웃고 있었을 것이다. 흰색이불 주위에서는 날개가 보인다. 나에게는 또다시 생명을 준 사람 하지만 너무나 무심하게 한마디 없이 날 떠난 미운 사람의 미소를 생각하니 다시 한번 눈물은 그칠 줄 모르고 베개를 흥건히 적신다. 밖에서는 부모님의 울음소리와 한탄 소리가 자신을 찾는 듯했다 어찌 저리 끝까지 미울 수가, 자신은 괜찮은데 이렇게나 눈물도 흘리고 웃기도 하며 괜찮은데 그것보다는 옆에서 슬슬 날개가 사라져가는 저 천사를 걱정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의사와 간호사의 말이 들리지 않을 때쯤에 다시 한번 흰빛이 눈을 강타했고 충격으로 인해 자신은 또 모르는 사이에 다시 한 번 꿈에 빠져든다. 경찰 조사 결과 사장과의 충돌로 인한 사람들이 화를 이기지 못해 저지른 일임이 밝혀졌다. 이러한 얘기를 아이에게는 못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은 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