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판이 다 짜여 있는 세상에 태어나
아무도 원작자가 누군지 모르는 규칙을 따라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탈출구는 죽음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길은 돼지감자에도, 춤에도, 광안리에도 있었다.
동네 구멍 가게는 밤에 신들이 모이는 핫플레이스였고
세상의 모든 생물, 무생물들은 한가지씩 비밀스럽게 개인기를 갖고 있었다.
자신이 신이면서도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인간 세상으로 굴러 내려온 우울한 신 하나와
얼떨결에 함께 끌려 내려온 친구 신 3명,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인간 하나가 함께 돌아다니며
어딘가에 흠뻑 취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