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당연하게 사랑해줘
작가 : 서언
작품등록일 : 2017.11.21

온몸이 차가워져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하는 불치의 병 '콜드병'. 콜드병으로 엄마를 잃은 천재의사 김세영이 콜드병 환자인 차재훈의 주치의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당연하게 사랑해줘 (14)
작성일 : 17-12-09 17:40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338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4화

  

 발 빠른 차재훈은 이미 차 안에 타 있었다. 또 문을 닫았을까 했는데 다행히 문은 시원하게 열렸다. 앞에 앉은 기사님의 눈치를 슬쩍 봤다. 꽤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차재훈은 관심 없는 눈으로 차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조수석에 타자 기사님이 어색하게 웃었다. 나도 어색한 웃음으로 응하고 고개를 돌렸다. 차 안으로 햇살이 가득히 들어오고 있었다. 오월의 햇살이 꽤 따뜻했다. 부드럽게 언덕을 내려가는 자동차 밖으로 꽃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거렸다.

  

 “예쁘다.”

  

 저절로 입가에 맴돈 말이었다. 굉장히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팔자 좋게 남이 운전하는 차를 당연하게 타고 꽃구경이라니,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차재훈 밖에 봐, 진짜 예쁘지.”

  

 말하며 슬쩍, 차재훈을 쳐다봤다. 무심하게 차재훈의 시선이 밖으로 향했다.

  

 “넌 이 풍경을 매일 봤겠다.”

  

 거리를 걷는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아이의 작은 손을 완전히 가린 아빠의 단단한 손 아래 아이는 햇살처럼 밝게 웃고 있었다.

  

 “아니.”

  

 학교에 가까워질 때쯤 차재훈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예쁜 줄 몰랐어.”

  

 주차장에 들어선 차에서 내리며 차재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차재훈을 따라 내렸다. 괜히 풀이 죽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까부터 참 신경 쓰이게한다. 아무튼 손이 많이 가는 타입인 건 확실하다.

  

 “누나 덕에 알았네?”

 “참나.”

  

 아침부터 기분이 영 별로인 것처럼 표정이 딱딱해서 능청스럽게 말했더니 차재훈이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렸다. 나도 민망해서 같이 웃었다.

  

 “왜? 누나 맞잖아?”

  

 더 뻔뻔하게 말하니까 차재훈이 숨겨있던 보조개를 보이며 웃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실없는 소리를 하고 장난을 치는 거구나, 괜히 뿌듯한 마음에 나도 따라 웃었다.

  

 “일단은 약으로 네 몸의 리듬을 잡을 거야. 네가 쓰러지는 거랑...왜?”

  

 분위기가 조금 풀어진 것 같아서 차재훈에게 앞으로의 치료 방향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다. 최대한 의학용어는 빼고 쉽게 알려주고 있었는데 차재훈의 눈이 멍해져 있었다.

  

 “뭐야, 너 지금 좀 멍해?”

  

 걷던 걸음이 저절로 멈췄다.

  

 “아니.”

  

 차재훈이 습관적으로 대답하는 것 같았다. 누구에게나 약이 맞을 순 없다. 고로 이 약이 아무리 증빙이 됐다고 해도 차재훈에게는 안맞을 수 있었다.

  

 “그냥 대답하지 말고, 너 아까부터 이상해.”

 “괜찮아.”

  

 심각한 나와 달리 차재훈의 말은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괜히 속이 더 타들어 갔다.

  

 “혹시 약 부작용...”

 “아니야.”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재훈이 대답했다. 대답은 잘한다. 괜히 얄미운 마음에 차재훈을 흘깃거렸다.

  

 * * *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연지가 보였다. 나와 차재훈을 보자마자 눈을 흘겨보던 연지가 시선을 돌렸다. 더 이상 국내에 다섯 개밖에 없다던 반짝이는 머리띠는 보이지 않았다.

  

 “어? 재훈이~”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꽤 미성으로 들리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어제 나를 따라 나와 나보다 더 당황하던 이다빈이었다.

  

 “안녕~ 세영아~”

  

 분명 어제 처음 봤는데 꽤 친근하게 인사를 해오는 걸 보면 친화력이 보통은 아니었다.

  

 “둘이 같이 왔어?”

  

 해맑은 웃음은 여전했다. 해맑게 물어오길래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거로 대답을 대신했다.

  

 “오~ 너희 둘이 어떻게 친해?”

  

 해맑은 웃음에 내가 차재훈을 슬쩍 쳐다봤다. 차재훈이 귀찮은 듯 가라는 손짓을 했다.

  

 “치, 말해주지 또 비밀이야?”

  

 치? 치? 지금 치라고 한 건가? 내가 잘못들은건가? 나이 열아홉, 고3의 남자애 입에서 치, 라는 표현이 나오다니 꽤 신선한 반응에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서운한 기색을 보이던 다빈이 싱긋, 나를 보며 웃었다.

  

 “이따 같이 밥 먹자.”

  

 저 웃음을 보고 어떻게 거절을 해, 세상 불만 없는 순수한 아이 같은 표정이었다. 열아홉살이 아니라 아홉살같았다.

  

 “어.”

  

 나 대신 차재훈이 대답하자 다빈이가 다시 싱긋, 밝게 웃었다. 정말 세상 더없이 해맑은 얼굴이었다. 이렇게 웃는 사람이 있구나, 내가 멍하니 이다빈을 쳐다보고 있자 차재훈이 툭, 내 팔을 쳤다.

  

 “뭐해.”

  

 차재훈이 다시 불만인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다빈과는 확실히 달랐다.

  

 “너 진짜 열아홉살 맞냐?”

 “뭐?”

  

 나를 어처구니없이 쳐다봤다. 그래 내가 들어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 쟤가 열아홉이 아니지?”

  

 내가 슬쩍 이다빈을 쳐다봤다. 차재훈이 어처구니없이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그냥 밝은거야.”

  

 차재훈도 슬쩍, 여전히 해맑게 웃고 있는 이다빈을 쳐다봤다.

  

 “나랑 다르게.”

  

 아, 또 짠해지게 말한다. 차재훈이 슬쩍 나를 쳐다보다 인상을 구겼다.

  

 “그렇게 쳐다보지마.”

  

 차재훈이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고 하면 진짜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차회장과는 전혀 다른 위압감이었다.

  

 “짜증나.”

  

 차재훈은 그대로 팔을 길게 뻗어 얼굴을 묻었다. 짜증스레 얼굴을 구기며 등을 돌린 차재훈의 모습에 살짝 어이가 없었다. 내가 뭘 또 실수한건가. 물끄러미 차재훈을 쳐다보고 있었다. 동그란 뒤통수가 나를 째려보는 것 같은 기분에 헛웃음이 나왔다. 진짜 별생각을 다 하는구나.

  

 * * *

  

 수업이 끝나자 연지는 말없이 교실을 빠져나왔다. 하루종일 차재훈은 아무말도 안했다. 뭐 나도 딱히 걸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더니 우리 둘은 교실에서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재훈아! 집 같이 가자!”

  

 다빈이 나와 차재훈 앞에 웃으며 섰다. 여전히 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습관처럼 느껴졌다.

 차재훈은 말없이 다빈이를 한번 보고는 쓱, 교실을 빠져나갔다.

  

 “기분 안좋은가보다.”

  

 차재훈의 뒷모습을 보며 다빈이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얼굴은 그대로였다.

  

 “가자.”

  

 이다빈이 웃으며 앞장서 걸었다. 이상하게 내가 따라가는 모양새가 됐다. 저만치서 차재훈은 성큼성큼, 잘 걷고 있었다.

  

 “재훈이 귀엽지?”

  

 걸어가는 차재훈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이다빈이 툭, 질문을 던졌다.

  

 “뭐, 덩치에 비해 귀엽긴 해.”

  

 내 대답에 이다빈이 소리 내어 웃었다. 눈을 접어 웃는 눈웃음을 흘리는데 누구 하나 싫은 소리를 제대로 못하겠구나 싶었다.

  

 “재훈이랑 많이 친해졌네?”

  

 “뭐, 딱히.”

  

 친화력이 높은 애였다. 차재훈에 비해 현저히 느린 걸음이었다.

  

 “재훈이한테 잘해줘.”

  

  내 걸음보다 더 느린 걸음을 걸으며 이다빈이 느리게 입을 뗐다.

  

 “착하고 불쌍한 애야.”

  

 어? 순간 걷던 걸음이 나도 모르게 멈춰졌다. 착하고 불쌍한 애? 그 말이 이다빈의 입에서 나오면 안될텐데. 이다빈은 차재훈의 비밀을 아는걸까?

  

 “왜 그렇게 생각해?”

  

 내 말에 이다빈이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애 같잖아. 사랑 못받은 애.”

  

 비밀을 아는건 아니었지만 더 찝찝한 답변이었다.

  

 “빨리 와.”

  

 차재훈이 뒤돌아 나와 이다빈을 쳐다봤다. 불만이 섞인 표정으로 말하는 차재훈을 향해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천진한 미소를 띠는 이다빈을 보며 무언가 어긋난 것처럼 느껴졌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8 당연하게 사랑해줘. (18) 2017 / 12 / 11 244 0 4024   
17 당연하게 사랑해줘. (17) 2017 / 12 / 11 254 0 3781   
16 당연하게 사랑해줘 (16) 2017 / 12 / 9 270 0 4626   
15 당연하게 사랑해줘 (15) 2017 / 12 / 9 251 0 4407   
14 당연하게 사랑해줘 (14) 2017 / 12 / 9 267 0 3385   
13 당연하게 사랑해줘. (13) 2017 / 12 / 8 275 0 4845   
12 당연하게 사랑해줘. (12) 2017 / 12 / 8 264 0 4485   
11 당연하게 사랑해줘. (11) 2017 / 12 / 8 242 0 4392   
10 당연하게 사랑해줘. (10) 2017 / 12 / 8 260 0 4859   
9 당연하게 사랑해줘. (9) 2017 / 12 / 4 259 0 5928   
8 당연하게 사랑해줘. (8) 2017 / 12 / 4 236 0 5507   
7 당연하게 사랑해줘. (7) 2017 / 12 / 4 247 0 5493   
6 당연하게 사랑해줘. (6) 2017 / 11 / 30 269 0 5398   
5 당연하게 사랑해줘. (5) 2017 / 11 / 30 266 0 5439   
4 당연하게 사랑해줘. (4) 2017 / 11 / 30 274 0 5182   
3 당연하게 사랑해줘. (3) 2017 / 11 / 28 260 0 5646   
2 당연하게 사랑해줘. (2) 2017 / 11 / 28 230 0 5677   
1 당연하게 사랑해줘. (1) 2017 / 11 / 22 432 0 545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