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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 놈은 애아빠
작가 : 단발소녀
작품등록일 : 2017.11.19

20살 풋풋한 새내기 소행성. 고등학생때부터 태호를 짝사랑해 태호가 진학한 대학, 학과에 입학하게 된다.그러던 어느날 술자리에서 태호가 미혼부라는 걸 알게되는데....

 
1회 - 말도 안돼
작성일 : 17-11-19 23:16     조회 : 364     추천 : 0     분량 : 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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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직 3월 초라 그런지 사람들도 얼마 없는 도서관.

 시험 기간도 안니데 벌써 팬을 잡고 두꺼운 책을 펼쳐가며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고학번 인 게 분명하다.

 사람들도 없고 조용해서 그런지 도서관이 왠지 모르게 싸하다.

 

 

 “오늘도 있네”

 

 

 책장에 나란히 꽂혀 있는 책들 위, 작은 높이에 공간 사이로 넓은 책상에 혼자 앉아

 있는 훈훈한 남학생을 훔쳐보고 있다.

 

 멀리서 보아도 훈훈하니 가까이 서 보면 얼마나 떨릴까.

 

 

 “앞에 앉아도 신경 안 쓰겠지?”

 

 

 적당한 키와 마른 몸매, 열정이 가득해 보이는 초롱 한 눈, 긴 웨이브 머리까지 잘 어울려 20살이라고 하기 엔 성숙해 보이는 그녀의 이름은 소행성.

 

 행성은 그 자리에서 머리를 정리하고 조심스럽게 훈남 앞에 앉더니

 훈남에게 방해 안 되게 조심해가며 가방에서 책과 필통을 꺼내 배우지도 않은 페이지까지 펴둔다.

 

 배우지도 않은 곳을 읽으려니 더는 읽기가 싫다.

 눈도 슬슬 감긴다.

 행성은 잠도 깰 겸 슬쩍 눈을 위로 올려 훈남을 쳐다본다.

 훈남은 행성이 쳐다보는 것도 모른 채 공부에 열중한다.

 

 잘생긴 얼굴에 공부까지 잘하는 이 남자의 이름은 강태호.

 소행성과 같은 심리학과에 다니고 올해 3학년이다.

 무쌍과 날카로운 콧대, 붉은 입술, 무엇보다 눈 밑에 작은 점이 블랙홀처럼 빠져들게 한다.

 남자들이 봐도 잘생긴 얼굴인데 여자들이 보면 오죽할까.

 

 

 “쳐다보고 있는 거 다 압니다.”

 

 

 “.....네?”

 

 

 태호 말에 당황스러워하는 행성이다.

 고개를 들어 행성을 바라본다.

 눈빛부터가 무뚝뚝해 보인다. 쌔 보이기도 하고.

 

 

 “그만 쳐다 보시라고요.”

 

 

 태호는 할 말만 해버리고 다시 공부에 집중한다.

 행성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다.

 그냥 다 접고 나가버릴까 아니면 그냥 예습하는 샘 치고 공부할까 하고.

 

 

 “....심리학과인 가 봐요”

 

 

 방금까지 무뚝뚝하던 태호가 잔잔한 어투로 말하니 살짝 당황하는 행성이다.

 행성은 태호 눈치를 보며 소심하게 대답한다.

 

 

 “네…. 신입생입니다.”

 

 행성은 내심 기대했다.

 

 ‘신입생이라고 말하면 선배답게 이것저것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고 말하겠지,

 아니면 밥 사주겠다고 할까?‘

 

 기대하고 있는데, 그 뒤로 태호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다른 건 기대도 안 하니 앞으로 학교생활 잘하라는 한 마디라도 해주지….’

 

 아쉬움을 한숨으로 풀어내며 전공 책을 천천히 읽는다.

 

 이때 휴대전화 벨 소리가 도서관 전체에 울려 퍼졌고

 행성은 황급히 휴대전화기를 꺼내 들고 도서관에서 나온다.

 발신자를 보니 대학 와서 친해진 ‘혜지’였다.

 

 [여보세요]

 

 

 [소행성, 뭐하냐?]

 

 [큼, 공부 중]

 

 [미친, 무슨 신입생이 벌써 공부?]

 

 [예습하는 거지….]

 

 [됐고, 학교 앞 삼 벌 집으로 와라]

 

 

 뚝-

 

 삼 벌 집은 또 어디람…? 저번에 개강총회 했던 그곳인가?

 그나저나 저길 어떻게 또 들어가냐....

 그 오빠가 막 째려보고 그러진 않겠지?

 

 행성은 울분을 토해내며 진 빠진 모습으로 도서관 안을 들어가는데

 없다. 불과 몇 분 전 까지만 해도 앉아있던 태호였는데.

 아예 집에 갔는지 공부하던 책과 필기구 가방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뭐야, 가버렸잖아”

 

 

 행성은 아쉬워하며 후다닥 짐을 싸고

 혜지가 오라던 삼 벌 집으로 간다.

 

 삼겹살집 답게 문 앞에서부터 고기 구운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많고 많은 고기 중에 왜 하필 이 집인지.

 좁아터진 데다, 사람까지 북적거리구먼

 

 

 

 “어이! 소행성 여기!”

 

 

 혜지가 부른 곳으로 가니 같은 과 친구 몇 명이 더 있다.

 다른 친구들과는 혜지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라 그런 사이라

 행성한테는 아직 이 분위기가 어색하기만 하다.

 

 

 “나 별로 배 안 고픈데.”

 

 

 “아깐 배고프다며, 이모! 여기 맥주잔이랑 소주잔 하나씩 주세요”

 

 

 이모님이 행성 앞에 맥주잔과 소주잔을 놓고 가버리자

 혜지가 맥주와 소주를 각각 잔들에 넘치기 직전까지 따른다.

 

 

 “야, 너무 많잖아”

 

 

 “소행성, 술은 사랑하는 만큼 주는 거다. 자! 로그인 샷!”

 

 

 “두잔다?”

 

 

 “당연한 소리를”

 

 

 깊은 한숨을 내뱉더니 소주를 덥석 잡아 한 번에 마셔버린다.

 소주잔이 비우고 맥주를 바로 들어 또다시 마시는데 목이 타들어 가는지

 인상을 찌푸리는 행성이다.

 

 

 “크!”

 

 

 맥주잔까지 비워 놓고 테이블 위에 탁- 하고 올려놓는데

 벌써 취기가 올랐는지 두 볼이 빨개져 간다.

 

 

 “소행성 한잔 더?”

 

 

 “아, 됐어. 좀 쉬었다 마실래 어후..”

 

 앞에 놓인 순살 치킨 하나를 집어

 입속으로 넣는 행성.

 치킨 맛이 맘에 들었는지 행복해하는 표정이다.

 

 

 “아, 맞아 너희 그 얘기 들었냐?”

 

 

 뿔테안경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석호 말에 집중하는 애들이다.

 행성도 궁금한지 포크로 찍은 치킨 한 조각을 다시 내려놓고 솔깃해한다.

 

 

 “우리 과에 미혼부 있데”

 

 

 애들은 말도 안 된다며

 야유를 던지며 석호한테서 시선을 뗀다.

 하지만 행성은 궁금했다.

 미혼부가 누군지, 혹여 나이 많은 사람은 아닌지 하고.

 

 

 “그런데 그 미혼부가 강태호 선배라는 말들이 있어.,

 너희 강태호 선배 다 알지? 얼굴 존나 잘생겨서

 우리 과에선 물론 다른 과에서도 유명한 거”

 

 

 석호가 마저 한 말에 애들은 물론, 행성도 두 눈을 크게 뜨며 놀랜다.

 누가 들어도 충격적인 말이니까.

 

 ‘강태호’ 는 심리학과는 물론 단과에서도 유명인이다.

 앞서 행성이 도서관에 봤듯이 키도 크고 잘생긴 얼굴에 옷 입는 센스하며

 공부까지 잘하다 보니 인기가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으니까.

 

 이렇게 잘 난 사람이 미혼부라고? 나이도 23살밖에 안 되는데?

 그냥 다른 남자들이 샘나서 이상한 소문 퍼트리고 다닌 거 아닐까?

 

 

 행성 머릿속엔 온갖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

 

 

 “그 소문, 나도 듣긴 했어. 근데 그 선배 나이도 어리고 공부도 잘하고 그러는 거 보면 딱 모범생인데 그런 선배가 미혼부겠어?”

 

 혜지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을 하니

 행성은 마치 자신이 맘속에 맺힌 할 말을 한 것처럼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그 선배가 애가 있든 마누라가 있든 뭔 상관이야, 그냥 흘러가는 이상한 소문이라고 생각하고 다들 짠! 이나 하자”

 

 

 혜지가 마치 다른 애들을 조종하는 듯

 혜지 말이 끝나자마자 애들이 술잔에 술을 따른다.

 반면 행성은 뭔 생각을 그렇게 하는지 진지해 하는 표정이다.

 

 

 “야, 소행성 집에 뭔 일 있냐. 표정 좀 풀어라”

 

 

 혜지가 행성 눈치를 살짝 보더니 소주잔에 소주를 가득 채워준다.

 행성이 술로 가득 채워진 소주잔을 보더니

 다 같이 짠하기도 전에 한 번에 원 샷을 해버린다.

 

 

 “야, 너 갑자기 왜 이래..”

 

 

 혜지도 행성 모습에 놀랬는지, 입맛을 다시며 다시 술잔에 술을 따라준다.

 그러더니 또다시 원 샷을 해버리는 행성.

 아무래도 강태호가 미혼부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가시지 않아서 인 거 같다.

 

 

 “야아…. 천천히 마셔”

 

 

 혜지가 안 되겠다 싶어 행성 술잔에 술을 따라주지 않자

 행성이 술 한 병을 시키더니 소주잔이 아닌 맥주잔에 가득 따라 원 샷을 해버린다.

 이때 혜지가 행성 술잔과 술을 뺏어 버린다.

 온지 얼마 안 돼 술을 계속 마시질 않나 이젠 취하기까지.

 혜지는 정말 행성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하고 조금씩 걱정된다.

 

 행성은 취기가 확 올랐는지 두 볼이 홍조처럼 붉어졌고

 눈도 흐리멍덩하다. 무엇보다 조금씩 비틀거리는 몸.

 

 “소행성, 너 뭔 일 있어?”

 

 

 “아뉘, 나한테 무순 일이 있겠어…. 친구! 나 걱정 말고 마셔 마셔”

 

 

 어린 꼬마가 이 모습을 봐도 많이 취해 보인다.

 혀 꼬인 말투까지…. 혜지는 행성을 집에 데려다줘야겠다는

 마음에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려 한다.

 

 

 “행성아 집 가자 너 지금 많이 취해서 가야 할 거 같아 내가 데려다줄게”

 

 

 “아냐 아냐 노노놉 나 혼자 걸어갈게. 넌 마셔 마셔”

 

 

 자기 혼자 가도 된다며 일어서려는 혜지를 자꾸 안치는 행성.

 행성은 지갑에서 만 원 한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술값! 그리고 치킨 두 조각 먹은 값!”

 

 

 행성은 비틀거리면서 고깃집에서 나왔고

 아직 3월 초여서 그런지 조금 쌀쌀한 공기가 행성 취기를 조금씩 씻겨 주었다.

 

 

 “하..”

 

 

 비틀거리며 고개를 푹 숙여 땅바닥만 보고 걷는다.

 그러다 보니 자신 옆으로 지가는 사람들을 툭툭 치고 갈 수밖에 없었다.

 행성은 사실 지금 집 가는 방향도 아니다. 그냥 도로 위를 걷고 있는 것뿐이다.

 

 이렇게 걷고 또 걷다 보면 언젠간 정신이 들고 집 찾아가겠지 하고.

 그냥 계속 걷고만 있다.

 

 툭 -

 

 순간 누군가 가슴팍에 행성 머리가 닿아버렸다.

 행성 코로 들어오는 남자 향수 냄새.

 신발도 보아하니 사이즈가 커 보인다.

 운동도 많이 하는지 가슴도 딱딱하게 느껴진다.

 행성은 취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분명 남자 일 거라는 확신을 내렸다.

 

 

 “괜찮아요?”

 

 

 남자 목소리다.

 남자 말에 고개를 드는 행성.

 남자는 행성을 보더니 동공이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고

 행성은 자기 지금 취했다는 걸 티 내려는 건지

 이 남자를 보고 눈을 깜빡거리며 미소만 짓는다.

 
작가의 말
 

 네이버 웹소설에서 연재중인 단발소녀 입니다!

 이렇게 여기서도 소개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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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회 - 말도 안돼 2017 / 11 / 19 365 0 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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