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시계

　“똑딱 똑딱” 시계..시간을 알려주는 장치..시계..때로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는 장치..

　시계..앞을 보면서 달려가는 시계의 초침과 분침, 만약 시계의 초침과 분침이 뒷걸음질 쳐서 뒤를 돌아볼 수 있다면, 그렇게 과거의 어느 날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여러분은 되돌아가고 싶으세요?

　되돌아가고 싶다면, 여러분은 언제로 되돌리고 싶으신가요?

　앞만 보면서 달려가는 시계의 초침과 분침을 거꾸로 돌려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현재에 충실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되돌려보려 애쓰면서 후회를 하고, 그 후회로 인해, 오늘에 충실하지 못해서 또 다른 후회를 남기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들,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반복되는 후회를 남기게 되는 사람들의 삶, 만약에 우리가 시간을 되돌려서 후회를 남긴 그 시점으로 되돌아가 과거의 후회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면, 우리는 그 후회를 남기지 않게 될까요?

　후회를 남기지 않아서, 어제가 바뀌고, 그로 인해서 우리의 오늘이 변하게 될까요? 똑같은 기회를 얻는다고 하여도, 어떤 이는 그 기회를 살려서 완전히 새로운 다른 삶을, 지금보다 더 나은 다른 삶을 만들어가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은 지금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삶을 살아가게 되리라 예상해봅니다.

　그 후회를 만회할 기회가 생겨도, 사람들은 또 다른 후회할 일을 만들고, 그 후회로 인해서, 또 다른 후회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그 후회를 만회하여도, 또 다른 후회를 남기게 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족을 모르는 존재여서 그렇습니다. 하나를 만족하게 되면, 또 다른 하나를 얻기를 바라고, 또 다른 하나를 얻으면, 새로운 하나를 원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끝없는 욕심과 그칠 줄 모르는 욕망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하여 달려가다 늘 또 다른 후회를, 항상 새로운 후회를 만들어내기 마련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끝없는 탐욕으로 스스로의 화를 불러내고 그 화가 스스로가 불러들인 욕망의 댓가임을 알지 못하고, 그저 가버린 기회만 원망하며, 후회하면서, 되돌린다 하여도, 또 다른 탐욕으로 자신을 망가뜨립니다. 시계..가, 만약,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처럼, 단 한번의 기회만을 소원처럼 들어준다면, 우리는 탐욕이 아닌, 정말 제대로 된, 정말 절실하게 바라는, 스스로의 소원을 위해서, 그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요? 여러 차례가 아닌, 오직 단 한번만의 기회가 선물처럼 주어진다면,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누르고 탐욕을 지워버리고, 순수하게 자신이 간절하게 바라는 소망을 위해서 그 기회를 소중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태엽 시계”에서는,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욕망, 탐욕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과거로 돌아가면 스스로가 달라짐으로 인해서 쉽게 치유될 수 있는 고통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것이 분명하게도, 개개인의 욕망이 불러일으킨 탐욕이 화를 만들어 냈다는걸 모르고서, 단지 그 순간의 운 없음만을 탓하면서,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다 원래 그런걸 어떡하냐 스스로가 달라질 수 있는 기회를 깨닫지 못하고, 지나쳐버리고 맙니다. “태엽 시계”를 통해서 과거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은 다름아닌, 스스로에게, 있음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스스로의 마음 상태에 따라서, 스스로의 깨달음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자신을 도울 수 있는 힘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약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안에 내재되어 있는 치유력,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마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자신을 믿지 못하여, 자신의 치유력을 꺼내볼 생각조차 못하면서 살아가는게 사람들의 삶입니다. 그저 누군가가 나를 도와서 아픈 나를 낫게 해주길, 상처 나있는 나에게 약을 발라주길, 나약한 나대신, 나에게 힘을 주면서 나보다 강한 존재로, 기댈 수 있게 해주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자신의 안에 있는 자연 치유력을 믿는다면,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어제를 덜 후회하면서 오늘을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태엽 시계”를 통해서 우리들의 어제와 우리들의 오늘을 한번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자신을 믿어준다면, 스스로를 믿는다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지금의 우리들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태엽 시계” 는, 과거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사건 당사자들의 자신의 내재된 치유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심리 치료사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두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또한, 당사자들의 달라진 모습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주변인들에게 현재에 미치게 되는 영향에 대해서도 그려보고자 합니다

　똑딱 똑딱 아홉시가 되면, 여러분의 태엽 시계가 스르르 움직입니다.

　자..이제..태엽 시계를 돌려서 여러분이 원하는 과거의 시간으로 뚜벅 뚜벅 걸어 들어가 볼까요?

　똑딱 똑딱 시계 소리가 들려옵니다. 여러분의 시계를 두 번 돌리세요.

　여러분은 10분전의 과거로 되돌아갑니다. 한번 돌리셨다면 5분전의 자신으로 되돌아가겠죠.

　딱 하나만 잊지마세요. 여러분의 시계는 오직, 단 한번만 돌릴 수 있습니다.

　여러번의 기회는 없습니다. 정말 간절하게 바라는 여러분의 어제의 그 순간으로 여러분의 시계가 여러분을 안내하게 되길 바랍니다.

　“똑딱 똑딱” 아홉시 시간이 됐습니다. 여러분의 시계가 움직입니다.

　아홉시 여러분의 시간입니다.

　1부...아홉시 그들의 시간.....

　밤샘 작업 후 작업실 창가 긴 쇼파에 누워서 곤히 잠들어 있는 서하, “따르릉 따르릉” 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부스스 일어난다.

　비몽사몽으로 전화를 받는 서하, 화들짝 놀라면서 전화를 끊는다. 점퍼를 입고 어딘가로 급하게 나간다.

　한참을 달려서 경찰서 앞에 차를 세우고, 경찰서 안으로 헐레벌떡 달려들어간다. “아 오셨습니까 이른 새벽에 전화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서하는 경찰에게 90도 각도로 정중하게 인사하면서, “어딨어요?” 다급하게 묻는다.

　“잠깐만 앉아계세요 데려올께요” 서하 털썩 앉는다.

　경찰, 유치장에서 준결을 꺼내온다. 준결, 부스스한 얼굴로 서하 앞에 선다.

　서하, 준결을 보며 벌떡 일어난다. “야, 하준결 너” 준결, 미안한 얼굴로 “미안..” “어제 사건 현장에서 인사불성으로 쓰러져있어서 여기로 데리고 왔어요 일단 조사는 마쳤으니까 데리고 가셔도 좋습니다 차후에 다시 전화드릴께요” “네...감사합니다” 다시 정중하게 인사를 마친 서하는 준결의 팔을 잡고 데리고 나간다.

　준결도 인사를 꾸벅하면서 서하를 따라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