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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월오봉도 (日月五峯圖)
작가 : 별넷은꿈
작품등록일 : 2017.10.6

왕은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에 살아있는 소나무의 영혼을 넣어 호위무사로 삼고 싶어 한다. 이 어명을 받은 박수 무당은 하늘의 기운을 건드려 소나무에 영혼을 불어넣고, 그 벌로 오백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죽지 못하고 살아, 현재 유명 남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되어 있다. 형제애로 뭉친 여섯 명의 멤버들은 2박 3일 촬영 중 그들 서로간의 비밀을 알게 되고, 박수 무당은 영생을 끝낼 단서를 찾아 나선다.

 
14화. 촬영 둘째 날, 07:00AM (14-1. 네오)
작성일 : 17-10-06 16:27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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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오의 이야기 **

 

 

 새끼 호랑이로 태어나는 꿈을 꾼다. 그렇게 다시 성체로 자라고, 시간이 지나 눈을 뜨면 다시 새끼 호랑이로 태어난다. 무슨 법칙이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아 낼 수가 없다. 시간의 개념도 필요 없는 순환의 연속이었다.

 

 이런 옛 기억에 시달리고 있는데, 누군가 내 머리를 손으로 짚어 보는 것이 느껴진다. 흐릿하게 댄의 모습이 보인다.

 “어제 비 맞으면서 촬영해서 그런가 봐, 감기 같은데”

 “병원 가자”

 “열이 장난이 아니네. 큰일이야”

 호들갑스럽게 떠드는 멤버들의 모습도 보인다.

 

 “빈도 열이 장난 아닌데.”

 “빈이는 끙끙 앓고 있는데”

 

 빈의 안부를 묻는 나에게 빈이도 감기몸살로 열이 장난이 아니라고, 둘이 같이 병원에 가야겠다고 댄이 말해준다. 어제 둘이 빨리 안자고 뭐했냐며 걱정으로 투덜거리는 댄의 목소리가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 같다. “촬영가야 하는데…” 촬영 걱정을 하는 나에게 “우리 못 믿어?” 라며 윙크를 날리는 케니의 모습이 귀엽다. 멤버들과 같이 촬영을 가겠다고 고집을 부려보지만, 병원에 보내려는 효기에게 달랑 들려져 병원에 가기 위한 옷을 갈아 입혀지고 있다.

 

 나와 빈의 상태를 매니저 형에게 전화로 알리는 댄의 목소리가 들린다.

 

 현관 문 앞까지 효기에게 잡혀 온 빈이 내 옆에 있다. 겨우 내 신발을 내가 신는다. 멤버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또 고맙다. 빈도 효기에게 계속 잡혀 신발을 신고 병원 갈 준비를 마친다. 빈이 녀석도 한숨을 못 잤는지 꼴이 말이 아니다. 움푹 들어가 눈에 누렇게 뜬 얼굴이 환자라고 말 안 해도 알 것 같다. “형도 만만치 않아!”라고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빈 때문에 쓴웃음이 난다. 너 정말 괜찮냐는 말과 함께 팔을 잡아보니 열이 펄펄 나는 게, 상태가 나보다 더 심각하다는 걸 알겠다. 어제 알게 된 우리들의 이야기가 자신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을 테니 오죽하면 몸살이 날까 싶어 마음이 아프다.

 

 헐레벌떡 뛰어온 매니저 형과 함께 나와 빈은 병원으로 향했다. 나머지 멤버들은 “우리끼리 잘 할 수 있어요.”라는 말을 하며 숙소에 남아 촬영을 위한 준비에 나선다.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말이 없는 빈.

 

 

 병원에 도착해서 진찰을 받고, 우리 둘 다 감기몸살 주사를 맞고, 링거를 맞으며 이인실 병실 침대에 한 자리씩 차지하고 나란히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고 있지만, 방금까지 핼쑥해져 버린 빈의 얼굴이 눈앞에 자꾸 떠오른다.

 

 “형 몸은 좀 어때?” 겨우 입을 뗀 빈은 내 걱정이 먼저다.

 

 “다른 멤버들이랑 다르게 얼마나 고생했을지 생각하니까 정말 미안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더 미안해!” 자꾸만 반복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빈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있다.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인간의 생이었다고 말해준다. 지금 우리 모습을 보면 얼마나 행복한지 인생에 고마움을 느낀다는 말도 해준다. 그런 나에게 왜 사라지고 싶어하는지 묻는 빈에게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해준다.

 

 

 

 

 

 나의 영혼이 소나무에서 깨어난 후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그다음 날, 산불이 났다. 한겨울 바짝 마른 초목을 태우는 산불은 어마어마했다. 나는 숲에서 가장 큰 키와 아름드리 몸통을 자랑하는 소나무로 서 있었지만, 그런 것이 산불을 피해가게 도와주지는 못했다. 모든 것이 새까맣게 타버렸지만, 내 뿌리 밑의 깊은 동굴에 한겨울을 지내기 위해 잠든 어미 곰과 새끼 곰은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고, 조용하게 그 산불을 피해갔다.

 

 산불이 난후 그렇게 모든 것이 죽어버린 것 같은 숲이었지만, 봄이 되었을 때 여기저기서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고, 나도 새끼 곰의 의식 속에서 다시 깨어났다. 어미 곰을 따라 동굴 밖으로 나온 나는 오래 살지 못했다. 곰의 영혼이 되었지만, 그의 본능에 따르지 않고, 어미 곰과 잠시 떨어진 사이 호랑이에게 물려 어린 새끼 곰은 죽음을 맞이했었다. 그런 나의 영혼은 다시 호랑이에게 옮겨가 눈을 떴었다. 그렇게 여러 해의 겨울이 지나는 동안 나는 호랑이의 몸 안에서 넓은 산속 영역을 거침없이 다니며, 나를 깨운 선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새끼 호랑이의 몸속이었다. 나의 이전 몸이었던 호랑이는 나의 어미 호랑이가 되어, 새끼로 태어난 나에게 무한의 사랑과 보살핌을 주었었다. 그렇게 수백 번의 어미 호랑이와 새끼 호랑이의 반복을 거치던 어느 겨울이 되던 해에 “탕” “탕” 소리와 함께 사냥꾼의 총에 맞아 또다시 죽음을 경험했다.

 

 그리고 또 눈을 뜬 곳은 호랑이였던 나에게 총을 쏜 사냥꾼 안 이었다. 나는 그렇게 사람의 몸에 들어온 영혼이 되었다.

 

 

 

 

 나의 이야기에 침묵이 흘렀다.

 “와, 네오형이 이렇게 길게 이야기 하는 거 처음인데!”

 라고 가벼운 말로 내 마음의 무게를 덜어주려 빈이 침묵을 깬다. 왼쪽으로 내 머리를 돌려 빈이를 바라본다. 내 얼굴을 보기 위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얼굴을 타고 내리는 것이 보인다.

 

 나의 이야기를 계속한다. 빈에게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비밀로 남겨두고 싶지 않다. 어쩌면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빈에게 고백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어가던 내가, 호랑이의 몸에서 떠나 다시 눈을 뜬 것은 나를 사냥한 사냥꾼의 몸이었다. 내 영혼이 의식이 들었을 때, 사냥꾼은 이미 내 이전의 몸이었던 호랑이의 가죽을 벗기는 중이었다. 역겨웠다. 내가 내 몸의 가죽을 벗기고 있는 모습에서, 인간에 대한 혐오가 밀려왔다.

 

 하지만 몸의 주인인 사냥꾼의 머릿속에는 지금 이 가죽을 가져가지 않으면 약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될 딸아이의 기억이 있었다. 아이를 살리겠다는 의지는 너무 강했다. 죽음을 무릅쓰고 돈이 되는 호랑이 사냥에 나선 단 하나의 이유였다. 사냥꾼의 의지는 영혼인 내가 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역겨웠다. 몇 번이나 역겨움에 내 속의 것들을 개워내며 호랑이 가죽을 벗기고, 몰려온 다른 사냥꾼들에게 나머지 사체의 처리를 맡기고 그 자리를 떴다.

 

 그렇게 마련 한 돈으로 사냥꾼이 된 나는 딸아이를 살리지 못했다.

 

 처음으로 인간 삶의 공허함을 배웠다. 호랑이의 가죽을 벗긴 곳에 딸아이를 묻고 나의 생도 그곳에서 마감했지만, 다시 영혼의 눈이 떠진 곳은 또 다른 인간의 몸이었다.

 

 호랑이에게 사냥꾼의 몸으로 오고, 다시 몇 번의 인간을 몸을 거치면서, 인간 생활에 적응했다. 내 영혼과 인간의 본래 몸 주인이 가진 기억을 이용하는 방법과 의지와 본능을 찾아 따르는 법을 배웠다. 축적된 지식과 경험은 나에게 부를 가져다주었다. 어느 남자의 몸속에 영혼이 깨어난 나는 어느덧 결혼을 했고 사랑하는 아들과 아내가 있었다. 행복한 인간의 삶이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한겨울 아들과 물가 산책을 나왔다가 내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살얼음이 언 물 위를 뛰어놀다 아들이 물에 빠졌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얼음을 깨며 물에 뛰어든 나는 아들을 얼음 아래서 건져 물가로 데리고 나오기는 했지만, 체력을 너무 많이 소진해버렸다. 아들이 얼어 죽을까 꼭 껴안은 기억 이후로, 다시 눈을 뜬 곳은 인간의 몸 안. 아들의 몸 안이었다. 아들을 살리려 했던 나의 노력은 되려 아들 몸의 영혼을 죽이고 그 자리에 들어가는 짓을 해버린 것이었다. 아들의 영혼을 죽인 아버지가 되어 버린 나는, 물에 빠져 죽은 아버지의 시체를 붙들고 겨울 물가에서 울부짖었었다.

 

 이제 나의 옛 기억들은 희미해지고 대부분은 지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억은 머릿속에 각인되어 떠나지를 않는다. 이런 기억들로 나는 기회가 된다면 제자리, 영혼이 사라지고 싶다고 빈에게 이야기했다.

 

 “너희들이 나 수영 못 한다고 계속 놀리는데, 이런 사연이 있어서 그건거야.”

 

 빈이 또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 걱정이 되어 가볍게 웃으며 농담을 녀석에게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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