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의 이야기 **
“내가 태어났어!”
그렇게 말하는 효기를 바라보며 머리는 이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침대 위에 나란히 앉아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네오형과 효기가 보이고, 침대에 기대어 앉은 빈과 케니이 보인다.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나의 옆에 댄형이 같이 배를 바닥에 깔고 엎드려 있다. 나는 모두를 둘러보며 자세를 바로잡고 양반 자세를 잡으며 똑바로 앉아 본다.
여섯 명으로 구성 돼 있는 팀. 구성원 중 네 명이 소나무에서 영혼을 받아 태어난 자들. 나머지 두 명 중 한 명의 구성원은 그런 소나무들에 영혼을 불어넣은 자. 그리고 나머지 한 명. 그냥 우연히 우리와 같은 팀이 된 한 명?
그렇지 않다면, 뭐지? 아니면 이 모든 것을 명령한 자. 그 마지막 한자리,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원인을 제공한 명령을 내린 왕. 그 비어있는 한자리에 억지로 효기를 밀어 넣어 딱 맞는 한팀을 만들어 본다.
네오형의 이십 년 전 이야기를 다 듣고, 나의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효기가 왕?”이라고 누군가를 향한 것이 아닌 혼자만의 질문을 입 밖으로 내밀어 본다.
“효기는…”
나의 말에, 네오형이
“너 왕 아냐?”
라고 말하며 침대 위에서 네오형과 나란히 앉아 핸드폰으로 촬영만 하는 효기에게 어깨동무한다.
나도 한마디 더 거든다.
“오전에 한낮의 숲속 산책할 때, 네가 왕이라고 그랬잖아?”
빈이 얼굴을 들고 시선을 혁에게로 보낸다. 효기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빈의 입술이 움직인다.
“닮았다고 생각했었어…”
입으로 중얼거리지만 내 눈에 빈의 움직이는 입술이 읽혔다. 빈을 바라보고 있는 내 시선을 거두게 만든 것은 효기의 떨리는 목소리였다.
“형들이 모두 갑자기 소나무라고 하니까, 나도…”
효기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효기와 나란히 어깨를 맞대며 앉은 네오형. 생쥐를 바라보는 고양이 같다. 큰 덩치의 효기가 네오형에게 움츠러드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네오의 노려보는 눈을 보며,
“혹시, 우리 대표님이…” 라는 말을 효기가 한다.
“우리 모두를 연습생으로 받아들이고 연습시킨 사람도 대표님이고…, 우리를 한 팀으로 묶어서 뽑으신 분도 대표님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효기의 말에 그 아무도 긍정도 부정하지 않는다. 아마도 모두 같은 생각 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