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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두 명의 이야기를 하죠.
작가 : 윤명주
작품등록일 : 2017.7.31

특이하신 분이시네요. 이야기를 들으러 굳이 여기까지 찾아오시고. 뭐 괜찮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청중이 있으면, 이야기꾼인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음료수도 하나 시키고요. 됐나요? 그럼 얘기해보죠.
아, 먼저 무슨 이야기인지 말해야 겠군요. 별 거 아닙니다. 그냥 여자와 남자 두 명이 만나서 모험을 해 나가는 평범한 이야기이죠. 이야기에 철학을 넣기에는 제가 힘들어서 말이죠.
그럼 시작 해볼까요? 두 명의 이야기를 말이죠.

 
1-13
작성일 : 17-07-31 12:34     조회 : 289     추천 : 0     분량 : 7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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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얌마, 일어나봐.”

 워르덴이 왼손으로 경비병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반응이 없었다.

 “기절할 정도로 쌔게 안 때렸거든요? 이봐요.”

 오른손으로 경비병의 양 뺨을 후려쳤다. 경비병의 눈이 조금씩 떨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워르덴이 경비병의 투구를 벗기고 왼팔로 머리를 감쌌다. 오른손으로 중지가 살짝 튀어나오게 주먹을 쥐고 경비병의 정수리에 주먹을 좌우로 돌려 비비기 시작했다.

 “똑똑! 여보세요!? 경비병의 머릿속에 들어가신 정신씨!? 택배 왔습니다! 계세요!? 계신 거 아니깐 빨랑 좀 튀어 나오세요!”

 “끄아아악! 아파! 아프다고, 이 쌍년아!”

 경비병이 소리를 질렀다.

 “시꺼, 임마.”

 워르덴이 주먹으로 경비병의 정수리를 가격했다. 경비병의 뒷덜미를 잡고 자신의 얼굴 높이까지 들어올렸다.

 “역시 깨어 있었구만. 너한테 물을 게 있거든? 율리아, 아 실수. 이 도시의 수호기사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냐?”

 경비병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몰라!?”

 “몰라! 모른다고!”

 워르덴이 주먹을 들어올렸다.

 “진짜 몰라! 기밀이라서 모른다고!”

 “기밀?”

 “그래! 그냥 이 도시의 수호기사로써 왔다고만 알려줬다고! 그 여펀네, 우릴 존나 갈군 다음에 순찰만 존나 시키고 지는 어디로 가버리기 일쑤야! 나도 어디 있는지 잘 몰라!”

 “아아, 그래서 그 양반이 장소를 말 안 했구만.”

 워르덴은 경비병의 뒷덜미를 놓았다. 경비병은 바닥에 쓰러졌다. 워르덴은 마차가 사라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방이 난장판이었다.

 “뭐, 딱히 행선지를 몰라도 난장판이 된 곳만 따라가면 되니 합류는 어렵지 않겠지만…어떻게 따라가지.”

 주변을 둘러봤다. 말 한 마리가 거리에 서성이고 있었다. 바닥에 쓰러진 경비병을 바라봤다.

 “어이, 저 말 누구 거냐? 네 거냐?”

 경비병이 고개를 여러 번 끄덕였다.

 “좀 빌려도 되지?”

 “빌려간다고?”

 “엉.”

 “아니…그…빌려주면 난….”

 “에이, 경비병인데 시민들을 도와야지. 안 그래? 빌려간다.”

 워르덴은 말을 향해 걸어갔다. 발에 뭐가 채였다. 도끼 창이었다. 허리를 굽혀 오른손으로 도끼 창을 쥐었다.

 “이거, 네 옆에 쓰러진 친구거지? 이것도 빌려갈게.”

 워르덴은 말 위에 올라탔다. 왼손으로 도끼 창을 잡았다. 워르덴이 고삐를 휘두르자 말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경비병은 워르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좆 됐다….”

 

 글리치가 왼 주먹으로 괴한의 얼굴을 가격했다. 괴한은 마차 밖으로 떨어졌다. 베라가 활시위를 놓았다. 활시위에 걸쳐져 있었던 기둥이 날아갔다. 괴한의 왼쪽 어깨에 명중했다. 활시위를 당겼다. 처음 보는 마차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조준을 풀었다. 마차가 두 대 있었다.

 “글리치씨! 마차 한 대가 더 왔어요!”

 베라의 말에 글리치가 곁눈질로 뒤를 확인했다. 마부가 괴한인 마차 두 대가 글리치의 마차를 뒤쫓고 있었다. 그 외에도 말을 타고 쫓아오는 괴한이 네 명 있었다.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거리가 나타났다. 전방은 대로, 좌측은 공원, 우측은 계단이 있었다.

 “아르티옴군! 마리아! 꽉 잡아!”

 마리아가 양손과 양 발을 뻗었다. 양손은 문틀에, 양 발은 반대편의자에 고정시켰다. 베라가 앞을 바라봤다. 마차의 방향이 왼쪽으로 틀기 시작했다. 마차지붕에 납작 엎드렸다. 양손으로 마차지붕의 앞부분을 잡았다. 마차가 계단에 진입했다.

 마차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가던 사람들이 좌우로 몸을 날리며 마차를 피했다. 말들을 제외하고 마차와 일행 전원이 들썩거렸다. 한 번 들썩거릴 때마다 마차에서 온갖 나무 조각들이 튀어나왔다. 마차가 계단 끝까지 내려왔다.

 “모두 괜찮아!?”

 “그럭저럭.”

 “저…잠깐…우욱.”

 베라는 입을 틀어막고 왼쪽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무언가 쏟아지는 소리가 났다. 글리치는 고삐를 휘둘렀다. 말들과 마차가 앞으로 달려 나갔다. 베라가 왼 소매로 입가를 닦았다. 뒤를 바라봤다. 말을 탄 괴한들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로 몸을 일으켰다.

 “말들은 계속 쫓아와요!”

 “마차들은?”

 “…아직은 안 보여요!”

 글리치의 마차가 삼거리에 도착했다. 베라가 오른쪽을 바라보았다. 괴한이 타고 있는 마차 한 대의 모습이 보였다. 글리치의 마차가 삼거리를 통과했다. 괴한이 타고 있는 마차가 삼거리를 통해 글리치의 마차를 뒤쫓아 왔다.

 “한 대는 계속 쫓아오고 있어요!”

 “나머지 한 대는 어디 있지!?”

 글리치 앞에 사거리가 있었다. 왼쪽에서 마차 한 대가 나타났다. 길을 가로막았다. 앞을 가로막은 지붕 위에는 괴한 두 명이 서있었다. 괴한 두 명은 품속에서 투석구를 꺼냈다.

 “아르티옴군!”

 베라가 앞을 바라봤다. 지붕 위에 있던 두 명의 괴한이 시야에 들어왔다. 왼쪽에 있는 괴한을 향해 조준했다. 활시위를 당겼다. 괴한 두 명이 허리춤에 달려있던 볼록한 가죽주머니에서 돌멩이를 꺼냈다. 투석구 안에 돌멩이를 집어넣었다. 오른손을 돌려 투석구를 돌리기 시작했다. 베라가 활시위를 놓았다. 왼쪽에 있던 괴한의 오른손목에 기둥이 박혔다. 투석구 안에 있던 돌멩이가 이상한 곳으로 날아갔다.

 오른쪽의 괴한이 투석구를 놓았다. 돌멩이가 글리치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글리치가 왼손 등을 들어 올려 얼굴을 가렸다. 돌멩이는 왼손 등에 적중했다. 오른쪽 괴한이 베라를 바라봤다. 왼쪽 괴한이 자세를 잡았다. 베라가 왼쪽 괴한을 조준했다. 괴한 두 명은 돌멩이를 꺼내 투석구에 돌을 넣었다. 베라가 활시위를 당겼다. 괴한 두 명은 투석구를 돌렸다.

 괴한 두 명이 탄 마차가 덜컹거렸다. 괴한 두 명이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글리치의 마차가 덜컹 거렸다. 베라의 자세가 무너졌다. 베라가 오른손을 지붕에 짚었다. 중심을 되찾았다. 조준을 다시 했다. 괴한 두 명이 몸을 일으켰다. 베라가 활시위를 당겼다. 왼쪽 괴한이 고개를 들어 베라를 바라봤다. 활시위를 놨다. 기둥은 왼쪽 괴한의 인중에 박혔다. 왼쪽 괴한은 지붕 위에 쓰러졌다.

 오른쪽 괴한이 지붕 위에 섰다. 투석구를 돌렸다. 투석구 안엔 돌멩이가 여전히 들어있었다. 베라가 오른쪽 괴한을 향해 조준했다. 괴한이 투석구를 놓았다. 돌멩이가 베라를 향해 날아갔다. 돌멩이는 베라의 왼쪽 가슴에 명중했다. 베라가 지붕위로 고꾸라졌다. 오른쪽 괴한은 가죽주머니를 뒤적였다.

 베라가 오른손을 괴한을 향해 뻗었다. 푸른색 줄이 오른쪽 괴한의 왼 발목을 향해 날아갔다. 왼 발목을 감았다. 베라는 오른손에 푸른색 줄을 감았다. 주먹을 쥐고 당겼다. 오른쪽 괴한의 왼발이 마차 밖으로 미끄러졌다. 괴한이 중심을 잃고 마차에서 떨어졌다.

 글리치가 고개를 뒤로 돌려 베라를 바라봤다. 베라는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있었다.

 “괜찮나?”

 “전…혀요!”

 베라는 목소리를 억지로 쥐어짜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얼마나 더 가야 해요!?”

 “앞으로 일곱 거리!”

 마차가 사거리를 지나쳤다.

 “이제 여섯 거리!”

 베라가 뒤로 몸을 돌렸다. 말에 탄 괴한 두 명이 마차 끝자락에 달라붙었다. 왼손을 뻗었다. 통증이 왼쪽 가슴을 후볐다. 허리를 굽히고 왼쪽 가슴을 부여잡았다. 글리치가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앞에 있던 마차의 속력이 점점 줄어들었다. 앞 마차와 글리치의 마차와의 간격이 좁혀졌다.

 “빌어먹을! 마리아! 앞으로 와!”

 마리아가 마차 안에서 몸을 내밀었다. 지붕 난간을 붙잡았다. 몸을 끌어올렸다. 베라가 마리아의 몸을 끌어당겼다. 지붕위로 올라온 마리아는 글리치의 옆으로 향했다. 글리치가 마리아에게 고삐를 넘겨줬다.

 “마차 좀 끌고 있어!”

 “어디 가게?”

 “산책!”

 글리치는 마차를 끌고 있던 말들의 등을 밞으며 전진했다. 맨 앞쪽에 있던 말의 등에서 앞으로 도약했다. 앞에 있던 마차에 매달렸다. 몸을 끌어올렸다.

 “뭔진 몰라도 빨리 하세요!”

 베라는 마차 지붕위로 올라오는 괴한 두 명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글리치가 앞으로 달렸다. 지붕 끝자락 너머로 사라졌다. 한 괴한이 앞 마차 오른쪽에서 튀어나왔다. 괴한은 바닥에 떨어졌다.

 괴한 두 명이 마차 지붕위로 올라왔다. 베라가 몸을 돌렸다. 앞으로 나아갔다. 마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리아와 베라는 동시에 말의 등을 밞으며 앞 마차에 다가갔다. 괴한 두 명이 뒤를 따랐다.

 마리아와 베라는 제일 앞선 말의 등에서 앞으로 점프했다. 둘은 마차지붕 난간을 붙잡았다. 마리아가 먼저 지붕위로 올라갔다. 마리아는 몸을 돌려 베라의 몸을 잡아당겼다. 베라가 지붕 위로 올라왔다.

 베라는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마리아는 마차 앞쪽으로 다가갔다. 마차 앞쪽에는 글리치가 고삐를 쥐고 앉아있었다.

 “다음은 뭐야?”

 “뭐겠어? 따돌리기지”

 마차 앞에 전방과 좌측으로 길이 난 삼거리가 나타났다. 글리치는 마차의 방향을 좌측으로 바꿨다. 글리치가 곁눈질로 뒤를 확인했다. 말을 탄 괴한 두 명 외에는 추적자가 없었다. 글리치는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겨우 따돌렸군!”

 “아직 두 명이 남았다고?”

 “그래도 그 지긋지긋한 마차들에게서 도망쳤잖아? 그럼 그걸로 된 거야.”

 글리치 일행이 탄 마차가 거대한 대로로 나왔다. 글리치가 오른쪽을 바라봤다. 괴한이 탄 마차 한 대가 있었다.

 “…망할.”

 괴한이 고삐를 오른쪽으로 당겼다. 괴한의 마차가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글리치가 고삐를 왼쪽으로 당겼다. 글리치 일행이 탄 마차가 왼쪽으로 움직였다.

 괴한이 고삐를 왼쪽으로 세게 당겼다. 글리치가 고삐를 오른쪽으로 세게 당겼다. 두 대의 마차가 서로 충돌했다. 마차 두 대는 떨어지지 않았다. 글리치와 괴한은 서로 노려봤다.

 마차 두 대가 떨어졌다. 글리치 일행이 탄 마차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연신 발생했다.

 “오래 못 버틸 것 같은데?”

 “이 싸구려 마차가!”

 글리치가 뒤를 돌아봤다. 베라와 마리아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워르덴양은 어디로 갔나!?”

 “…저거 워르덴씨 같은데요?”

 베라가 검지로 앞을 가리켰다. 글리치와 마리아는 베라가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시선이 도착한 곳에는 왼손엔 투구를, 오른손엔 도끼 창을 쥔 채 말에 타고 있던 워르덴이 대로 한 가운데에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슬슬 오는구만.”

 워르덴은 왼손으로 투구를 쓰고 고삐를 붙잡았다.

 “기다리느라 몸이 쑤셨다고.”

 워르덴은 오른쪽 어깨를 살짝 돌렸다. 오른손에 있던 도끼 창이 살짝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워르덴이 흙먼지가 일렁이는 대로의 끝자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차 두 대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나타났다. 한 대는 글리치 일행이 탄 마차, 나머지 한 대는 괴한들이 탄 마차였다.

 워르덴이 왼손으로 고삐를 잡아당겼다. 말은 울음소리를 내며 앞발을 높이 쳐들었다. 앞발을 내린 말은 곧바로 괴한들이 탄 마차를 향해 달려들었다. 워르덴이 고삐를 오른쪽으로 잡아당기자 말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워르덴과 말은 괴한들이 탄 마차를 기준으로 마차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치를 옮겼다.

 워르덴이 고삐를 놓았다. 양손으로 도끼 창을 붙잡았다. 도끼 창을 높이 쳐들었다. 괴한들이 탄 마차의 말들을 지나쳤다. 마차의 앞 바퀴가 가까워져 왔다. 워르덴이 도끼 창을 앞 바퀴를 향해 사선으로 내리쳤다. 도끼창의 날이 앞 바퀴의 정 가운데를 가격했다.

 마차의 앞 바퀴가 쪼개졌다. 괴한들이 탄 마차가 요동쳤다. 워르덴이 마차를 지나쳤다. 왼손으로 고삐를 붙잡았다. 말을 돌려 마차를 추격했다. 글리치 일행이 탄 마차가 앞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마차를 몰고 있던 괴한이 고삐를 연신 휘둘렀다. 마차의 속력은 줄어 들고 만 있었다. 괴한이 오른쪽을 바라봤다. 마차의 오른쪽 앞 바퀴 앞에 워르덴이 있었다. 워르덴은 괴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워르덴은 고삐를 놓고 왼손으로 손을 흔들었다.

 “여.”

 괴한은 워르덴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워르덴은 오른손에 있던 도끼 창을 왼손으로 옮겼다. 도끼창을 역수로 쥐고 높이 쳐들었다. 괴한이 고개를 내려 도끼창의 방향을 확인했다. 마차의 앞 바퀴 부분이었다. 괴한이 고개를 들고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워르덴은 앞 바퀴를 향해 도끼 창을 투척했다.

 도끼 창은 앞 바퀴와 함께 작살났다. 마차가 앞으로 기울어졌다. 마차를 몰고 있던 괴한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워르덴은 양손으로 고삐를 쥐었다. 말의 속력을 높여 괴한들이 탄 마차에게서 벗어났다. 워르덴이 벗어나자 괴한들이 탄 마차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니깐, 몇 번을 말해!”

 워르덴이 말 위에서 글리치를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늦장을 부린 게 아니라, 너무 앞지른 나머지 합류가 늦었던 것 뿐이라니 깐!”

 “자네가 늦장을 부리는 동안 우린 피똥을 쌌다네.”

 “아 진짜! 늦장이 아니라고!”

 “그나저나 용케 앞지르셨네요.”

 마차지붕에 걸 터 앉아있던 베라가 워르덴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이 도시의 뒷골목은 장악하고 있다 이거야. 위치만 알면 앞지르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그럼 왜 과도하게 앞질렀어요?”

 베라의 뒤에 있던 마리아가 고개를 빼 꼼 내밀고 말했다.

 “사실 내가 두 번을 앞질렀거든? 첫 번째는 시간에 딱 맞게 앞질렀는데 우리 마차 안에 이상한 놈들이 있더라고.”

 “우리가 버린 마차로군.”

 “그래서 그 놈들을 조지고….”

 “여유가 넘치시네요.”

 “…그 놈들을 조지고, 눈물 점들이 탄 마차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낸 다음에 앞질렀지. 다만 도중에 길을 헤매서 말이지.”

 “뒷골목을 장악하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시꺼!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 할 수도 있는 거지!”

 “자네가 뜨거운 커피에 열 번 정도 손을 데인 것도 실수인 건가?”

 워르덴은 투구를 벗어 마차를 몰고 있던 글리치에게 던졌다. 글리치는 몸을 뒤로 빼며 투구를 피했다. 투구는 건물의 유리창을 깨고 안으로 들어갔다.

 “누구 집인지는 몰라도 짜증이 확 나겠네요.”

 베라의 말에 마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워르덴의 전신의 판금 방어구들이 붉은빛을 내며 사라졌다.

 “그나저나 언제 도착해?”

 “곧. 그리고….”

 마차가 멈췄다.

 “지금.”

 글리치가 몸을 돌려 마리아를 부축했다.

 “조심 히 내려와.”

 마리아는 글리치를 의존하며 마차지붕에서 내렸다. 베라는 마차지붕에서 뛰어내렸다.

 “여긴 어디야?”

 말에서 내린 워르덴이 글리치에게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자네, 신을 믿나?”

 “아니.”

 “지루한 현장체험이 되겠군. 대성당에 온 걸 환영하네.”

 글리치가 대성당의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워르덴과 마리아가 뒤를 따랐다. 워르덴이 걸어가던 도중 뒤를 돌아봤다. 베라가 따라오지 않고 있었다.

 “안 따라오냐?”

 “글리치씨. 지금 대성당이라고 말씀하셨죠?”

 “그렇다만?”

 “안에 누가 있는 거죠?”

 “지금은 기도시간이 아니니, 수호기사하고 수행원들 외엔 아무도 없을 거야. 아 물론, 우리가 곧 들어갈 테니 우리도 포함해야겠군.”

 “무슨 문제라도 있으세요?”

 베라는 고개를 올려 대성당을 바라봤다. 대성당은 딱 봐도 10m가 넘는 높이와 회색빛깔의 돌들을 가지고 있었다. 베라는 고개를 내렸다.

 “아뇨. 아무 것도 아닙니다.”

 워르덴과 글리치는 서로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글리치가 대성당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나머지 일행이 뒤를 따라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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