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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복하고픈 남자
작가 : 백익
작품등록일 : 2017.7.15

과거가 특별한 남자 성혁. 그가 살아가는 이야기.

 
아케아 브람타시카(2)
작성일 : 17-12-11 16:29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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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배고프네요. 콰이른씨 혹시 간식 같은거 숨겨두지 않으셨나요?"

 

  "안타깝게도 간식같은건 안챙겼다네. 자네가 배고프다고 하니 나도 좀 출출해지는구만."

 

  "아, 제 가방에 간식거리가 들어있는데 가방을 빼앗겨서 못먹겠네요. 아쉬워라."

 

  마을의 간이 마굿간에 구속되어 갇힌 나타일행은 지금 상황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실제로 인간을 윌등히 뛰어넘은 존재가 셋이나 있는 그룹이었기에 이런 분위기도 당연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분위기는 밖에서 감시하고 있는 병사들의 의욕을 없애는 중 이었다.

 

  "야... 쟤들 분위기가 너무 좋은거 아니야? 저 녀석들은 자기들이 붙잡힌 상황이라는걸 모르는걸까?"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런데 잡힌 여자들이 엄청 예쁘더라. 태어나서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처음 보는 것 같아."

 

  "그건 나도 동감. 아까 물 넣어주면서 잠깐 봤는데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 같더라. 천사가 있다면 저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 인기 좋으시네요 성모님."

 

  밖에서 들려오는 경비병들의 대화를 들은 나타가 기분이 좋아보이는 성모에게 말했다. 그에 아리아 성모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자신감있는 행동에 라피아는 부러운 한편 부끄럽다는 감정을 느꼈다. 아직 자신있게 행동하는건 미숙한 소녀인 라피아였다.

 

  한편 마을 자경단 대장은 수감되어있는 신원미상의 외부인들에게서 빼앗은 짐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얼마없는 짐들을 뒤지며 그들의 정보나 신분을 알만한 물품을 찾고 있었던 자경단 대장은 아리아 성모의 가방에서 매우 고풍스러운 문양이 세겨진 작은 상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자경단 대장은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상자는 부드럽게 열렸고 숨겨져 있었던 내부가 밖으로 드러났다.

 

  "무슨... 상자 내부가 다 거울로 되어있다니..."

 

  신기하게도 상자 내부는 전부 거울로 되어있는지 자경단 대장은 거울의 면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게다가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들도 그를 놀라게 했다.

 

  진주처럼 뽀얀 색을 띄는 펜던트부터 시작해서 딱 봐도 매우 값비싸 보이는 보석이 박힌 반지와 팔찌등등... 그중 하나의 장신구가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잠깐동안 아리아 성모의 귀중품이 든 상자를 바라보던 자경단 대장은 이내 상자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로 갔다.

 

  "엇! 대장님 오셨습니까!"

 

  "그래. 외부인들은 잘 감시하고 있는거겠지? 그런데 다른 한명은 어디에 있는거지?"

 

  "잠시 볼일보러 화장실에 갔습니다. 이제 곧 돌아올 겁니다."

 

  "그래 수고가 많다."

 

  그가 향한곳은 나타일행이 갇혀있는 마굿간이었다. 입구에서 고생하는 감시병을 다독이며 안으로 들어간 대장은 짚더미 위에서 어디서 구한건지 모를 카드로 즐겁게 놀고 있는 나타일행을 볼 수 있었다.

 

  "아, 간수분이 들어왔네요."

 

  분명 집어넣었을때는 꽁꽁 묶여 있었던 그들이었는데 어떻게 푼건지 안에 있는 죄수들 양손이 자유를 되찾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건 지금의 자경단 대장에게는 중요한게 아니었다. 그는 미리 가져왔었던 마굿간 열쇠를 사용해 잠궈놓았던 문을 열었고 안으로 들어가 하던 행동을 멈추고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는 죄수. 아니 이제는 손님으로 대우해야할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성모님. 신원 확인을 하느라 늦었습니다."

 

  말 하면서 챙겨두었던 아리아 성모의 귀중품이 들어있는 상자를 꺼내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알아보셨군요. 타국이라 못알아 보시는 줄 알았어요."

 

  자경단 대장이 내려놓은 상자를 들어올려 안에 있는 우유빛깔의 펜던트를 꺼내든 아리아 성모가 그 펜던트를 자신의 목에다가 걸었다.

 

  "타국으로 떠나는 건데 증표를 꺼내두지 않았으니 이런 일이 일어나네요. 번거롭게 해서 죄송하네요."

 

  "아닙니다. 아무리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신원도 제대로 확인 안하고 속박을 명령한 제 죄가 큽니다. 부디 벌해 주십시오."

 

  상대가 성국의 성모라는걸 확인한 자경단 대장은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지만 아리아 성모는 처음부터 그를 벌할 생각이 없었다. 따지고 보면 정말로 그때의 자신들은 엄청 수상했으니까. 그 어느 나라라도 이 마을과 같은 반응을 보였으리라.

 

  "그럼 이제 신분도 다 확인되었고 이제 나갈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미 밖은 어두워졌고... 어디서 방을 잡아야 할까요? 여기는 틈이 많아서 조금 춥네요."

 

  아주 자연스럽게 필요한걸 요구하는 아리아 성모였지만 자경단 대장은 일말의 불쾌함도 느끼지 않는지 성심성의껏 일행들을 안내했다.

 

  "아! 이제 따뜻한 방에서 잘 수 있는거죠 오빠?"

 

  "그렇겠지? 아, 빨리 따뜻한 물에 들어가서 차가운 몸을 녹이고 싶다."

 

  다행히도 나타일행이 안내받은 숙소는 온수가 나오는 고급 여관이었다. 따뜻한 물이 나온다는 소리를 들은 라피아와 아리아 성모가 먼저 씻으러 갔고 제이로스와 콰이른, 앙그나타는 돌려받은 짐을 숙소에 풀며 여성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 여기는 이렇게 흘러가는데. 거기는 잘 되고 있을려나?"

 

  성국에서 이상한 세상으로 끌려간 다른 자아에 대해서 잠시 생각했었던 나타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다른 잡무에 신경을 돌렸다.

 

  아달라 외부- 일그러진 평원

 

  밖과 같이 아달라의 세상에도 밤이 찾아왔다.

 

  짙은 푸른빛으로 세상을 비추던 하늘은 붉은 빛이 조금씩 푸른빛을 덮어갔고 이내 시간이 지나자 붉게 물들어가던 하늘이 천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아달라에서의 밤이 시작된 것이다. 넓은 들판 위에 홀로 서있는 나타를 반겨주는건 어둠이 뒤덮은 세상에서 조용히 나타는 기괴한 형태의 생물들이었다.

 

  "와... 진짜 흉하게 생겼다."

 

  흉흉한 이빨을 가진체 하늘을 떠다니는 물고기와 다리 근육이 이질적으로 발달한 캥거루를 닮은 생물. 썩은내를 풍기며 앞다리에서 나오는 누런 진물을 뚝뚝 흘리며 다가오는 병걸린 늑대같은 생물 등등...

 

  각각의 형태가 마치 지옥에서 나올 것 같은 역한 형태를 갖춘 동물들이 나타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다들 주둥아리에서 침이 떨어지는걸 보니 나타를 한끼 식사거리로 생각하는게 틀림없었다.

 

  "저런걸 상대해야해? 근처에만 가도 토할 것 같다."

 

  "그래도 상대해야해요. 그래야 첫번째 수호자인 토관을 상대할때 조금이라도 수월해지니까요."

 

  나타의 불만에 그를 인도하는 작은 요정. 리네아가 힘내라고 말했다.

 

  "크케케켁!"

 

  마치 나타와 리네아의 대화를 들은 것처럼 잔뜩 흥분한 놈들이 나타를 향해 달려들었다. 달려드는 동물들에 반격하려했던 나타는 자신의 생각보다 더 빠른 놈들의 움직임에 잠깐 주춤하다가 간발의 차이로 가장 먼저 달려든 늑대형태의 동물의 앞발을 피할 수 있었다.

 

  '아! 밖에서의 스팩은 여기서는 아무 효과가 없다고 했었지!'

 

  평소라면 아무런 무기를 들지 않은 상태라도 이런 녀석들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을텐데... 라고 생각하던 나타의 시야로 늑대에 의해 가려졌던 전방의 상황이 보여졌다.

 

  꿈틀거리는 선명한 핏줄이 인상적인 두꺼운 발바닥이 순식간에 나타의 시야를 가득히 채웠고 기겁한 나타는 억지로 유순의 기본동작을 이용해 다른 놈의 공격도 회피했다. '유순'의 기초는 일반인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수준이었기에 신체능력이 하락한 지금의 나타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다.

 

  무술을 사용한 회피가 매우 유용했지만 동물들의 연계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나타가 한마리의 공격을 피할때마다 다른 동물들이 나타의 빈틈을 노리며 끊임없이 공격했다.

 

  투윽! 우드득!

 

  유순의 기술로 회피하고 있었지만 신체는 평범한 수준이었기에 녀석들의 모든 공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일부의 공격은 직접 막을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는 나타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었다.

 

  '이놈들 너무 잘 피한다.'

 

  거칠지만 뛰어난 연계공격을 막으며 간간히 에게헤르에게 받은 무기로 반격을 하고 있었지만 놈들은 몸에 기름이라도 바른건지 미꾸라지처럼 자신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도망쳐요! 왜 혼자서 저 녀석들하고 다 싸울려고 하는거예요!"

 

  아슬아슬한 상황을 만들고 있는 나타가 답답했는지 리네아가 소리쳤다.

 

  "잠깐 도망쳤다가 홀로 활동하는 녀석들 위주로 사냥하세요! 실력도 안되는 쪼렙이 고렙 던전에서 몰이사냥하는 것 같잖아요!"

 

  대체 저런 말은 어디서 주워들은건지 싶었지만 지금 자신의 몸상태로는 놈들을 한꺼번에 처리하는게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나타가 달려드는 한놈의 안면에 주먹을 먹여주고 곧장 뒤돌아 도망쳤다.

 

  "따라와요 따라와!"

 

  "으아아! 오늘의 굴욕은 반드시 갚아주겠어!"

 

  나타 자신도 지금 상황이 쪽팔리지만 어쩔 방도가 없었기에 후일을 기약하며 마을로 도망쳤다. 결국 나타는 마을로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고 눈앞에서 먹이를 놓친 동물들은 많이 아쉬웠는지 침을 질질 흘리며 잠시 마을 주변을 배회하다가 초원으로 돌아갔다.

 

  "후아... 이 몸으로 도망가는 것도 힘들다. 체력 좀 키우는게 먼저인 것 같아."

 

  별로 뛰지도 않았는데 심장이 터질 것처럼 가쁘게 뛰었고 얼굴은 땀범벅이 되어버린 나타가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나타의 첫 전투는 패배로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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