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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복하고픈 남자
작가 : 백익
작품등록일 : 2017.7.15

과거가 특별한 남자 성혁. 그가 살아가는 이야기.

 
폭주하는 거신병(4)
작성일 : 17-11-20 21:33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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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쪽은 뭔가를 시도하려고 하는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콰이른이 건너편에서 짐을 풀고 밥 먹을 준비를 하는 제이로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도와줄 생각은 없는건가? 그래도 현자와 함께 있었던 아이인데..."

 

  콰이른은 짧은 만남이었지만 기억에 남은 앙그나타를 걱정했다.

 

  "그 현자의 곁에서 지냈던 놈이다. 그리고 저 나이나 먹었으니 이제 제 앞가림은 스스로 하겠지. 봐라, 지금도 저 녀석은 우리가 온 것도 모른체 저 로봇을 쓰러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잖아. 저렇게 노력하는데 어른으로써 지켜보는게 도리지."

 

  그의 말에 콰이른은 거대한 새 위에서 뛰어내리는 나타를 다시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런 멋진 각오를 가진 아이의 행동은 충분히 지켜볼만 하지."

 

  "이리로 와서 저 녀석의 활약을 안주삼아 술이나 즐기자고. 초월자를 찾아와서 더 흥미로운걸 발견했어. 저걸봐. 맛좋은 안주 한점이다. 술 한잔... 건배!"

 

  제이로스는 곁에 앉은 콰이른의 빈잔에 술을 따라주며 저 멀리서 싸우는 나타가 술 생각이 강렬하게 나는 통쾌한 한방을 로봇에게 날려주는 모습을 서로 생각하면서 둘은 동시에 잔에 담긴 술을 입안으로 들이부었다.

 

 

 

  "제 작전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나타가 귀를 기울이는 아리아 성모와 라피아에게 손가락 두개를 세우며 말했다. 그는 손가락 한개를 접었고 다음 말에 남은 손가락도 접었다.

 

 "하나는 아주 확실하고 안정적인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성공할 수 있지만 실수하면 결과가 바로 결정되는 불확실한 방법입니다."

 

  "확실한 방법은 무엇인가요?"

 

  "확실한 방법은 라피아가 저 거신병의 내부로 들어가서 저 거신병의 제어권을 빼앗는 겁니다. 들어가는건 힘들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라피아가 해낼 수 있을겁니다. 저 거신병의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는게 바로 라피아일거니까요."

 

  "그게 정말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하, 그럼 두번째 방법은 뭔가요?"

 

  "두번째 방법은..."

 

  나타는 아리아 성모의 말엥 대답하지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성모님이 제게 부가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양도해서 제가 직접 망가뜨리는 방법입니다."

 

  "잠시만요. 어째서 두번째 방법이 첫번째 방법보다 불확실한 방법이란 거죠? 첫번째 방법이 더 불확실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더 많다고 생각되는데요!"

 

  아리아 성모의 물음에 나타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가 다시 내리며 그녀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그건 당연히 두번째 방법이 효과가 거의 없을거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당신이 계속해서 공격해봤지만 저 거신병은 처음만 피해가 있었지 이제는 흠집도 나지 않아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당신이 라피아보다 제게 믿음을 못주고 있으며 실제로도 이 아이보다 무능력하다는게 이유입니다."

 

  나타는 반론하려는 아리아 성모를 막으며 이어서 말했다.

 

  "당신은 자기 자신이 얼마나 재능이 없는지 알고 있습니까? 지금까지의 당신의 행동을 보면 그냥 일반인 이하입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제가 지금 전력을 다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인가요?"

 

  "그정도가 아니지요. 전력을 다하지 않는게 아니라 기껏 제가 올려둔 당신의 한계가 이정도라는 거죠. 힘에 대한 이해도도 낮고 순환도 늦어요. 이러면 마치 제가 초월자를 만든게 아니라 그냥 힘만 좀 있는 사람을 만든 것 같네요."

 

  "그건 제가 이 힘을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아서예요!"

 

  그녀의 반론에 나타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제일 처음 당신이 초월자가 되었을때 말해주지 않았습니까. 당신의 힘으로 모든것을 할 수 있는 권능을 가졌다고. 원래라면 초월자가 됨과 동시에 당신은 스스로의 힘에 대한 위력과 한계. 응용 방법 등등을 전부 다 알게 되었을 겁니다."

 

  나타는 자신과 아리아 성모에게서 오가는 말의 내용과 분위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해 하는 라피아를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초월자는 탄생하는 순간에 모든걸 알고 있습니다."

 

  "그... 그럴거라고 어떻게 확신하시는거죠? 당신은 초월자가 아닌데 어떻게 초월자인 제가 부정하는걸 생각도 안하고 바로 부정하시는거냐고요."

 

  "아... 그런걸 알 필요 있을까요? 아~ 말 안해주면 이해 못할테니 말해줘야겠군요? 굳이 조금 말해주자면 제가 당신의 대대대대대대대대대~선배같은 존재라는 거죠."

 

  "대... 선배? 설마 당신도...?"

 

  "이제 의문이 풀렸습니까 거짓말 잘하는 반쪽짜리 초월자양?"

 

  나타는 놀라는 아리아 성모의 이마를 톡 치더니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적어도 저는 지금까지 보여준 당신이라는 사람보다도 라피아를 더 믿습니다. 그동안 함께 하면서 이 아이의 실력도 다 봐왔고요. 하지만 당신은... 하, 이 말을 몇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네요. 기대 이하였어요. 당신이 제게서 초월자로써의 대우를 받고 싶다면 처음부터 다시 노력하세요."

 

  그의 말에 아리아 성모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손은 꽉 쥐어졌으며 부들거리며 떨리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던 라피아는 나타를 바라보았다.

 

  자신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힘을 가진 성모님을 혼내고 자신에게는 무한한 신뢰를 주는 남자. 바보같이 침울해하고 자격지심을 가지면 언제나 자신의 품을 빌려주며 위로해주는 남자. 위험할때 몸을 던져서 자신을 잡아주는 남자... 라피아는 이 이해할 수 없는 남자인 나타를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이 멍하니 바라보았다.

 

  "당신은 초월자가 주는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으시길 바랍니다. 또 쓸모없는 취급 받지 마시고요. 자신의 힘에 자심감으로 똘똘 뭉쳐야 하는 초월자가 그런 취급받고 기죽으면 어디가서 초월자라고도 당당하게 말할 수 없다고요?"

 

  분명 나타는 초월자가 아니었다. 그저 마법을 조금 할 줄 아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말은 거부할 수 없는 무형의 기운을 품고 아리아 성모를 옭아맸다.

 

  "부진한 당신의 평가를 바꿀 수 있도록 다시 기회를 주겠습니다. 지금 당장 당신의 모든 힘을 쏟아부어 제 육체를 강화하세요. 특히 왼팔은 당신이 기절할 만큼 말입니다."

 

  아무리 힘을 써도 땀 한방울 흘리지 않는 후천적 초월자에게 기절할 만큼 힘을 쏟아부으라고 말하는 나타의 싸늘한 목소리에 저절로 반응한 아리아 성모가 서둘러 그동안 숨겨놓았던 초월자로써의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아! 이걸 말하는걸 깜빡했네. 라피아? 미안한데 이걸 가지고 있을래?"

 

  "이게 뭐예요?"

 

  나타가 건내준걸 확인한 라피아가 되물었다. 그녀의 손바닥 위에는 붉은빛을 띄는 세공된 돌조각이 들려 있었다.

 

  "내가 만든 틈으로 들어가서 정상적으로 거신병을 제어하고 빠져나올때 사용할 귀환석 같은거야. 나올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잖아? 안전을 위해 갖고 있는게 좋아."

 

  "아하, 그렇구나... 걱정하지 마세요. 이 돌을 쓸일이 없도록 무사히 돌아올거니까요! 오빠의 믿음에 대한 보답을 해야하지 않겠어요?"

 

  라피아가 듬직한 말투로 자신감을 보였다. 아마 자신을 믿어주는 나타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더 그러는 것 같았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성모님은 다른 생각하지 마시고 당신이 가진 모든 힘으로 제 육체를 강화시키세요. 특히 마지막 남은 왼팔은 당신이 기절할 정도로 힘을 사용해서 강화시켜주시고요."

 

  아무리 힘을 써도 땀 한방울 흘리지 않는 후천적 초월자에게 기절할 만큼 힘을 쏟아부으라고 말하는 나타의 싸늘한 목소리에 몸을 떨며 반응한 아리아 성모가 서둘러 있는 힘 없는 힘 다 짜내며 초월자로써의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그럼, 허리를 꽉 잡고 있어. 떨어지면 안되니까."

 

  나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몸에서 거칠게 유동하는 초월자의 힘을 느꼈다. 마음만 먹으면 이 세상의 대기마저 몸안의 기운으로 뒤덮을 수 있는 초월자의 끝없는 힘을 보유한 아리아 성모가 진짜로 힘을 다 짜낸건지 아글라시얀의 등에 기대어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 모습은 확인도 안하고 나타는 넘치는 기운으로 남아있는 은검들을 감싸며 라피아와 함께 아글라시얀의 등에서 뛰어내렸다.

 

  "큰 틈을 만들거니까! 잘 부탁한다 라피아!"

 

  "맞겨주세요 오빠!"

 

  라피아의 결연한 대답을 들은 나타는 꼭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 물었고 지금의 공격도 거신병의 방어를 뚫는데 위력이 부족하다는걸 느끼고 엄청 위험하다는걸 알면서도 얼마 안되는 자신의 순수한 힘까지 사용해서 거신병을 향해 검을 내려쳤다. 가장 어려운 처음의 길을 열기위해... 그리고 이후 나타날지도 모를 최악의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생각하면서.

 

 

  "하피온... 하급신 주제에 날 속인 것이냐."

 

  행성의 최정상 차원. 신성함이 느껴지는 흰색방에서 세쌍의 백익을 단 아름다운 존재들을 일열로 서있었다. 그 넓은 장소의 중심에 배치된 금색의 옥좌에 앉아서 투명한 금속잔에 담긴 분홍빛 액체를 흔들고 있었던 백발의 여인이 그녀의 앞에서 무릎꿇고 엎드리고 있는 금발의 여인에게 약간의 노기가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하급이긴 하지만 신의 지위를 가진 존재가 그보다 격이 낮은 대천사장들이 서있는 곳에서 엎드려 있는 굴욕을 당하는 기분은 어떤가?"

 

  "......"

 

  하피온이라 불린 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얼굴로 바닥만 보고 있었다.

 

  "내가 행성의 주신이라는 지위도 주고 널 믿는 신도도 주었는데 넌 날 실망시키는구나. 내가 그의 힘과 그 기운에 대해서 잊었을거라 생각했나? 그 증오스러운 존재를... 처음으로 아바타를 가졌다는걸 후회하는 생각을 하게한 치욕을 새겨준 존재의 기운을?"

 

  그녀는 엎드린 하피온을 지켜보며 말을 이었다.

 

  "소량의 기운이었지만 그 기운을 추적해보니 어째서 그가 이 세계에 있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네게 물으마. 어째서 내게 그의 존재를 숨긴 것이냐? 대답하거라 하피온."

 

  여인은 끝내 아무말도 하지 않는 하피온을 바라보고는 그녀에게서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을거라고 판단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간계로 가겠다. 이깢 거짓된 육체가 아닌 본신으로 내려갈테니 너희들은 여기서 대기하도록."

 

  일어나서 선포하는 그녀의 말의 뜻을 이해한 다른 대천사들과 엎드려 있었던 하피온은 몸을 떨었다.

 

  여태 온 우주를 통틀어 신이란 존재가 아바타를 버리고 본신으로 세상에 나타난 사례는 여태껏 단 한번도 없었다. 그 이유는 안전도 안전이었지만 본신의 등장만으로도 그 모습을 드러낸 세상은 큰 충격을 받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신의 아바타는 그 본체의 예비 목숨임과 동시에 등장만으로도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힘을 억제해주는 역활도 하는 만능 육체였던 것이었다.

 

  그 자리에 있는 아무도 결정을 내린 그녀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 대천사장들은 격이 너무 떨어졌고 그나마 신의 신분인 하피온은 자신이 말할 상황도 아니고 말한다 해도 자신의 상급자가 듣은척도 하지 않을거란걸 알고 있었기에 조용히 있었다.

 

  "그럼..."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걸 확인한 그녀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자신을 옭아매는 존재가 사라졌음에도 같은 공간에 있었던 모든 천사장들은 미동도 하지 못했다. 다만 엎드려 있었던 하피온만이 일어나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신의 상급자이자 창조신인 존재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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