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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복하고픈 남자
작가 : 백익
작품등록일 : 2017.7.15

과거가 특별한 남자 성혁. 그가 살아가는 이야기.

 
휘말리다(3)
작성일 : 17-07-19 19:04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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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님. 이쪽으로 오십시오."

 

  "내 말을 안들어? 내 손님도 공격하고... 한번 해보자는거지?"

 

  라피아는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병사들을 한껏 치켜뜬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12성 서환."

 

  [예! 공주님의 기사 서환 지금 바로 갑니다!]

 

  성벽에 달린 스피커에서 우렁찬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 흐르자 누군가가 성벽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내려와."

 

  라피아의 말 한마디에 성벽 위에 있던 존재가 그대로 뛰어내렸다.

 

  쿵!

 

  땅이 울리는 충격음이 들리며 충격으로 뜬 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에 먼지속에서 철갑으로 중무장한 남자가 튀어나와 라피아의 앞에 섰다.

 

  "공주님의 기사 서환! 공주님의 부름에 지금 도착했습니다."

 

  "그래. 지금 이상하게 라야하고 다른 분들이 내 말을 안듣고 있거든?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거야?"

 

  "끼기긱.... 공주님... 이쪽으로..."

 

  대치하고 있었던 병사들이 언제 설치한건지 모를 이상한 선에 묶여 버벅대고 있었다.

 

  "와... 기계였네."

 

  자신은 그냥 마갑기와 비슷한 제질의 갑옷을 소형화 시켜서 병사들에게 입힌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안의 내용물도 기계였다. 라는 생각지도 못한 결과에 나타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러다 성에 발이 달려서 걸어다닐 수 있다는 말도 들을 것 같아..."

 

  "아쉽게도 그런 기능은 없어요 오빠. 그냥 에너지를 사용해서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 정도의 기능밖에 없어요."

 

  "휘유~ 과학이 미쳤구나."

 

  나타는 점점 스케일이 커지자 한숨을 쉬었다.

 

  "공주님 현재 도시에 외부인이 들어와 있습니다."

 

  "외부인? 방범은 잘 해놓고 나온걸로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들어온거야?"

 

  "자세한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외부인이 순식간에 중앙 통제실까지 들이닥쳐서 도시의 통제권을 빼앗아 갔습니다. 자율방어가 가능했던 저와 6성 말라리아만이 정신을 차릴 수 있었지만 다른 녀석들은..."

 

  서환의 말을 들은 라피아는 정체불명의 존재의 행보를 듣고 믿기 힘들었는지 몸을 떨었다.

 

  "내가 키운 도시가 한순간에 빼앗겨? 대체 어떻게?"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그때 스피커에서 웬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야~ 이런 저화질 카메라라니... 여기 과학은 왜 이렇게 낙후된건지 모르겠네.]

 

  "뭐? 너 누구야! 멋대로 스승님들과 내가 열심히 만든 것들을 비난하지마!"

 

  의문의 존재가 한 말에 발끈한 라피아가 스피커를 향해 소리쳤다.

 

  [이야. 이 도시의 공주님 행세를 하는 꼬마가 너였구나? 계속 시스템이 공주 공주 이러길래 누군가 했어. 꼬마야 이런 땅굴에서 공주놀이 하지말고 위에 가서 흙장난이나 하렴.]

 

  스피커에서 하는 말은 어린나이에 한 도시의 중책을 맡으며 이만큼 성장시킨 라피아에게 큰 모욕감을 주는 말이었다.

 

  "으으... 다시 돌려 받을거예요! 두고봐요! 나한테는 아직 서환과 말라리아가 있다고요! 다시 뺏어주겠어요!"

 

  [아, 그 웃긴 백신 프로그램이 설치되어있는 인형들? 진짜 이름 보고 웃었다니까? 한놈은 이름 지을때 오타난 것 같고 다른 한놈은 질병이름이라서 말이야. 하하하. 꼬마가 아주 웃겨 죽일려고 작정한 것 같았어. 아주 오랜만에 웃어본다. 하하핫. 그리고 내가 그걸 못 뚫었을 것 같아? 내가 왕년에 뚫어본 시스템이 몇개인데 하하하.]

 

  스피커의 말이 끝나자마자 라피아의 앞에 서 있었던 서환이 바로 몸을 돌리며 라피아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아아... 서환?"

 

  서환의 행동에 놀란 라피아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아주 제대로 놀리고 있군.'

 

  아주 옛날에 들어봤던 단어들이 상대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후... 시대가 얼마나 지났는데...'

 

  어린아이를 놀려대는 악취미를 가진 상대의 말을 더 들어줄 생각이 없었던 나타가 아픈 팔을 부여잡고 앞으로 나섰다.

 

  "딱 10초준다. 그 안에 안튀어나오면 쳐들어간다. 알겠냐?"

 

  [뭔 삐소리야? 팔 삐삐삐... 삐삐삐가? 삐삐 우면 니가 삐삐 하던지?]

 

  정말 인성을 말아먹은 녀석이라고 생각하며 나타는 멀쩡한 다른손으로 막대를 바꿔들었다.

 

  "라피아. 미안한데... 이 도시 부셔도 되지?"

 

  "네? ... 네! 이대로 저 나쁜 사람한테 이용당하는 것 보다 부셔버리는게 더 나아요!"

 

  "그래. 그리고... 이번에 오른팔을 못쓰게되면 의수 좀 부탁할게."

 

  "네? 오빠? 무슨 말씀... 아!"

 

  라피아가 아까전의 상황을 기억해내고 나타를 말릴려고 했는데 나타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한치의 미동도 없는 상황 중 갑자기...

 

  파사삭.

 

  나타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가 들고있었던 나뭇가지가 잘게 부서졌다.

 

  퍼억!

 

  그와 동시에 나타의 팔이 과일에 압력을 가해 터트리듯이......

 

  "꺄아악!"

 

  말도 안되는 상황에 비명을 질렀던 라피아. 그녀의 앞에서 더 말도 안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바로 도시를 지탱하던 거대한 성문이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비단 성문만이 아니었다. 성문뒤에 있던 모든것이. 다 차례대로 무너지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에 베인듯이 깔끔한 단면을 보이면서...... 삽시간에 지하도시 전체가 무너졌다.

 

  "후... 9초 추가... 하핫... 1분동안 쓸 수 있으면 뭐해... 10초만 써도 몸이 터져나가는...데..."

 

  그렇게 말하던 나타의 몸이 서서히 기울어지며 쓰러졌다.

 

 

  "으으음..."

 

  의식을 잃었었던 나타가 깨어나서 가장 먼저본건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의 몸이었다.

 

  "여긴...?"

 

  몸을 일으킬려 했지만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오빠. 아직 마취가 다 풀리지 않아서 움직이지 못하실거예요."

 

  "정말 나타는 무리만 해. 몸 상하면 나만 늑대한테 혼난단 말이야. 몸 좀 아껴!"

 

  "어... 라피아의 목소리는 알겠는데... 다른분은 누구...?"

 

  "지금 시야공유 하고 있잖아. 나야 아글라시얀."

 

  "내가 아는 아글라시얀은 매일 피피피피피 거리면서 우는 새인데... 사람말을 할 줄 모르는데..."

 

  "제가 동물 번역기를 설치했어요. 참고로 이 장치는 제가 만든 거랍니다."

 

  "그래. 놀랐다. 그런데... 나는 왜 마취가 된거야?"

 

  "오빠 기억 안나세요?"

 

  "...... 아, 기억났다."

 

  잠깐 생각했던 나타는 금방 기억해낼 수 있었다.

 

  "내 팔이 과일터지듯이 터졌었지... 그래서 기절했었고."

 

  "잘 기억하고 있으시네요. 덕분에 제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시나요? 피는 계속 나오지. 건물은 멀쩡한게 없지. 의수는 만들어야하지... 엄청 바빴다고요."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는걸 보면 다 해줬구나. 엄청 바빴을텐데."

 

  "급하게 제 인형들의 부품을 사용했죠."

 

  "아글라시얀. 시선을 라피아로 옮겨주지 않을래? 내 모습 보면서 라피아랑 대화 나누니까 영 이상해서..."

 

  "싫어! 멋대로 무리한 벌이야. 말 안들을거야."

 

  아글라시얀의 소리가 들렸다. 언어가 번역된다고 하지만 피피피피 거리는 소리가 완전히 안들리는건 아니었다. 그저 번역된 소리에 묻혀서 잘 안들렸던 것 뿐. 아무튼 나타는 잔뜩 화나있던 아글라시얀을 어르고 달래서 겨우겨우 라피아와 마주보는 형식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인성 나쁜 녀석은? 건물을 다 무너뜨리긴 했는데 찾았어?"

 

  "그 사람은 도시가 무너진 후에 탈출했나봐요. 도시에 있던 온갖 장치들을 만져서 탈출장치? 같은걸 만들었나봐요. 도시를 다 훑어봤지만 흔적도 찾지 못했어요."

 

  "그래. 목숨이 질긴 녀석이었구나."

 

  인성을 제물로 받쳐서 질긴 목숨줄을 받은 녀석이었나보다... 라고 생각하던 나타는 점점 졸려옴을 느꼈다.

 

  "조금... 피곤하네."

 

  "아직 마취상태라서 그래요. 더 주무세요. 다음에 깨어날때 쯤이면 아픈것도 많이 줄어있을거예요."

 

  "그래... 그래도 아쉽게 되었네... 축제... 즐기고 싶었는...데."

 

  그렇게 중얼거린 나타는 몰려오는 잠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잠들었다.

 

  "...저도 아쉬워요. 오빠..."

 

  잠든 나타를 보며 라피아가 작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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