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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복하고픈 남자
작가 : 백익
작품등록일 : 2017.7.15

과거가 특별한 남자 성혁. 그가 살아가는 이야기.

 
세상으로(1)
작성일 : 17-07-18 09:32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7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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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멸망시키기 위해 마계에서 소환된 마왕과의 전쟁이 있고나서 10년이 지났다.

 

  너무나도 큰 피해로 인해 1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전쟁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었다. 마왕군에 점령당했던 곳은 당시 거주하던 마왕군이 부수고 무너뜨려 엉망이 되었고 최초에 마왕이 소환되었던 곳은 완전히 마기에 침식당해 점점 주변을 전염시키며 모든것을 죽이며 반경을 넓혀갔다.

 

  이 일로 인해 마기의 침식이 심한곳은 성국에서 신전을 건축한 뒤 사제와 신관들을 배치시켜 마기가 더이상 번지지 못하도록 방지하고 그곳을 수호하게 했다.

 

  혼란스러운 대륙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건 성국만이 아니었다. 전쟁에 참여했던 다른 나라들도 전쟁으로 피해입은 곳에 지원을 보내거나 복원을 하는데 힘을 보탰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지원을 와준 타대륙의 왕인 페미소스 대왕은 제국으로 돌아가서 엄청난 양의 식량과 생필품들을 보내주어 도움을 주었다.

 

  각지의 도움과 지원에 힘입어 대륙은 빠르게 복구되기 시작했고 10년이 지난뒤 사람들은 전쟁의 아픔을 억지로 잊어가고 있었다.

  더 이상은 슬픔을 남기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다람아. 이리온."

 

  전쟁의 여파가 전혀 없는 평화로운 로체페 숲 깊은곳. 금발의 미남성이 조그마한 다람쥐를 손등에 올리며 조심스럽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다람쥐는 그런 남성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코앞까지 다가온 남자의 코에 자신의 코를 잠깐 대고 바로 손등에서 내려와 숲으로 포르르~ 달아났다.

 

  "후후. 귀여운 녀석."

 

  남자는 그런 다람쥐를 귀엽다는듯이 바라보며 주변에서 노는 다른 동물들을 행복한 표정으로 느긋하게 바라보았다.

 

  "라샤. 케인하고 산 타고 오는길에 이상한 느낌이 나는걸 주웠는데. 내 느낌으로는 버섯같거든? 확인해줄래?"

 

  아침마다 늑대 케인과 함께 산을 오르며 운동을 즐기는 남자 앙그나타가 앙그라샤에게 말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어린 소년을 성숙한 청년으로 변하게 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눈을 가리던 천을 버리고 두 눈을 감은체 동물들을 의지하는 법을 배웠다.

 

  "그건... 동충하초네. 이 숲에는 기생 식물들이 제법 많이 자라고 있거든."

 

  "동충하초? 그건 그 벌레 같은거에 기생하는 버섯이었지? 어떻게 먹는거야?"

 

  "보통은 차로 우려먹는데. 이 세상의 동충하초는 크기가 일반 버섯만큼 크고 단맛이 나서 구워 먹기도 해."

 

  앙그라샤의 말에 앙그나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들린 동충하초를 앙그라샤에게 던졌다.

 

  "한개밖에 못찾았으니까 케인하고 돌아다니면서 더 찾아볼게."

 

  "그래. 이정도 크기로 두세게만 더 찾아오면 동충하초 밥도 하고 구이도 해먹을 수 있을거야. 이게 향도 깊어서 엄청 맛있으니까."

 

  앙그라샤가 숲으로 들어가는 나타와 케인을 향해 말했다.

 

  나타는 그의 말을 손 한번 흔드는걸로 대꾸하고 숲으로 들어갔다.

 

  "미식가 다 되었네. 맛있는거 찾는다고 숲에까지 들어가고. 뭐, 케인이 있으니까 걱정은 안된다만. 그런데 뭔가... 누가 찾아올 일이 없는데 기분이 좀 찜찜한걸."

 

  앙그라샤는 함께 간 케인을 믿고 다시 동물들과 시간을 보냈다.

 

 

  "여기가 온갖 미식재료들이 있다는 로체페 숲이지?"

 

  "이봐. 여기를 보고 그게 가장 먼저 떠올랐냐. 여길 보고 현자가 사는곳이라고 먼저 떠올리란 말야."

 

  "그래도 난 현자란 애보다는 내 딸이 먹을 식재료가 더 중요하단 말이야."

 

  "어휴. 이 중증 딸바보 녀석. 그러니까 딸하고 결혼했지."

 

  검은 흑포로 전신을 완전히 가린 존재가 딸만 생각하는 존재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두 존재는 잡담을 나누며 로체페 숲으로 들어갔다.

 

  한편 케인과 함께 숲으로 들어갔던 앙그나타는...

 

  "케인. 주변 좀 더 유심히 살펴봐. 너는 버섯 안먹는다고 대충 찾냐."

 

  앙그라샤에게서 배운 '시야공유'를 이용해 케인과 시야를 공유해서 동충하초를 찾아다니던 앙그나타가 대충대충 훑어보고 지나가는 케인에게 불만을 표했다.

 케인은 앙그나타의 말은 들은척도 하지않고 대충대충 훑어보며 숲을 거닐었다.

 

  "하. 이래서 언제 동충하초를 찾아. 라샤녀석, 이 숲에 제법 많이 자라고 있다면서... 다 구라였어."

 

  한참을 돌아다녀도 동충하초를 발견하지 못하자 나타는 결국 라샤를 깠다."

 

  "크릉."

 

  사실 케인은 걸어가면서 동충하초를 몇개 봤었지만 시야를 공유한 나타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걸 보고 그냥 지나쳤었다. 아침에 나타하고 산책한번 한걸로는 부족했기에 자신이 만족하면 그때되서 지나오면서 찾았던 동충하초로 안내할 생각이었다. 나타와 산책하는걸 즐기던 늑대 케인의 잔머리였다.

 

  "오. 어느새 호수까지 와버렸네."

 

  나타와 케인은 숲속에 위치한 작은 호수에 도착했다. 호수 근처로 이동해 자리에 앉은 나타가 어느세 곁에 누워서 하품을 하는 케인의 등을 쓸어주며 케인의 시선으로 호수를 바라보았다.

 

  "분명 푸르겠지?"

 

  케인의 시야는 흑백의 세상이었다. 흑백으로 된 호수를 바라보며 나타는 문득 호수와 관련되었던 전생이 생각나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다.

 

  제일 먼저 떠오른 기억은 자신이 지구에서 다른 세상으로 이동했을때... 자신을 동료로 맞이한 여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다른 동료들을 모은 뒤.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넓은 호수앞에서 서로의 각오를 다졌던 기억...

 

  그다음 회상은 파편이었을때의 기억이었다. 처음의 호수와는 다른 호수에서 초월자인 어린소녀에게 공격당해 그대로 얼음조각이 되어 수백년을 갇혀 지냈던 시간... 선천적 초월자의 힘으로 생명을 유지하며 수백년 뒤에 깨어나 처음으로 만난 요정과 가족의 연을 맺어 지냈던 시간...

 

  유일한 가족이자 누나였던 요정을 잃고 슬픔에 잠겨 미친듯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을때... 자신의 앞에 나타나 자신을 스테빌라이저라 소개하며 자신을 암족으로 포함시켰던 여신과 함께 그녀의 세상으로 떠났던 일. 그 후 시간이 흘러 암족으로 살아가며 함께한 새가족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생의 마지막.

 

  마지막 순간. 신과의 전쟁에서 패해 죽어갈때 흐릿한 의식으로 바라보았던 여동생같던 가족. 현화의 얼굴... 울면서 피묻은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던 그녀. 처음 만났을때 부터 여린 마음을 지녔던 그녀의 우는 모습과 자신과 함께 죽었던 다른 가족들... 그들의 얼굴을 차례로 떠올리던 나타는 누군가 툭툭 치는걸 느끼고 눈을 떴다.

 

  "크릉."

 

  케인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었다. 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얼굴이 보였다. 한껏 찌뿌려진 자신의 얼굴을 본 나타는 표정을 풀었다.

 

  "내가 걱정하게 만들었나보네. 미안해. 이만 돌아가자."

 

  나타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케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나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는지 찌뿌둥한 몸으로 기지개를 키고는 케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오는길 나타는 동충하초를 잔뜩 발견할 수 있었다.

 

  "나타? 좀 늦었네. 케인 수고했어."

 

  집으로 돌아온 나타와 케인을 반겨준 앙그라샤는 나타의 손에 한가득인 동충하초를 받아들고 바구니에 담았다.

 

  "산 타느라 배가 많이 고팠지? 빨리 저녁차려줄게."

 

  "부탁할게. 난 땀도 흘려서 찝찝해. 좀 씻어야겠어."

 

  나타는 케인을 끌고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후. 물 받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네. 케인, 너도 들어올래?"

 

  욕조에 두 다리를 올려놓고 물을 받는걸 지켜보던 케인이 고개를 흔들었다.

 

  시선이 흔들리자 나타는 '그럼 그렇지' 하며 옷을 벗었다.

 

  "킁"

 

  케인은 벗은 나타의 옷을 물어 목욕탕 밖에 던져버렸다.

 

  나타는 손으로 따뜻한 물이 차오르는 욕조를 휘휘 저으며 온도가 적당한지 확인했다.

 

  "진짜 목욕탕처럼 온천수를 끌어올 생각을 했네. 덕분에 매일 목욕하니 좋긴해."

 

  "컹!"

 

 케인은 욕조에 들어가는 나타를 한번 보고는 목욕탕을 나왔다.

 

  "아, 케인. 네 아내한테 가봐. 벌써 3일이나 외박했는데 걱정하지 않을까? 그래도 7년동안 함께한 동반자인데 자주 집에 들어가야지."

 

  앙그라샤는 부엌에서 자리잡고 누운 케인에게 말했다. 13살된 노익장 케인은 꼬장이라도 부리듯이 대꾸도 하지않고 그대로 머리를 괴곤 눈을 감았다. 마치 '아직은 가기 싫다.' 라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 나이를 먹고부터 자기 무리에 가는 횟수가 줄었네? 어렸을때는 그렇게 무리로 돌아가고 싶어서 안달이었는데."

 

  늑대는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이라고 알고있던 앙그라샤는 케인이 아무말도 해주지 않아 그저 이상하다는 생각만 하고 다시 요리 만드는데 집중했다.

 

  나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특별히 만든 '간맞춤' 이라는 붉은 물을 한국자 뜬 앙그라샤는 냄비에 담긴 끓는물에 붉은 물을 한바퀴 빙 돌리며 부었다.

 

  "내가 간장 비슷한거 찾을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크흡."

 

  영혼이 자리잡은 나타가 매일매일 반찬투정을 하는바람에 산에 사는 동물들한테 부탁하고 새들한테 부탁해서 다양한 식재들을 모아 온갖 시행착오 끝에 간장과 비슷한 맛을 내는 '간맞춤'을 찾아내게 되었다.

 

  "이걸 만드는데 2년이 걸렸지... 후후후."

 

  간장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건 콩이 필요하다는것 말고는 다른 지식이 없었던 앙그라샤는 그간 엄청난 고생을 해서 만든 귀한 간맞춤이 들어간 요리가 거의 완성되는걸 지켜보았다.

 

  똑똑똑똑.

 

  "실례합니다. 길을 잃었는데 맛있는 냄새가 나서 왔습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하룻밤만 재워줄 수 있으십니까?"

 

  "크르르르."

 

  현관 쪽에서 정중하게 문을 네번 두드리며 밖에서 정중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누워있던 케인이 벌떡 일어나 경계했다.

 

  "이상한데... 누가 온다는 기척을 느끼지 못했는데."

 

  숲에 들어왔다면 자신이 알지 못할리가 없었기에 앙그나타는 의아해하며 케인과 함께 현관으로 나왔다.

 

  "그러니까. 여기가 현자가 사는 집이라니까."

 

  "여기야? 한번도 맡지 못했던 신기하고 맛있는 냄새긴 나는걸 보니 여기에 희귀한 식재료가 있을텐데. 주인장한테 좀 달라고 부탁해봐야겠네."

 

  "그건 나중이고!"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은 앙그라샤는 그들의 음성에서 별다른 위협이 느껴지지 않음을 느끼고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하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아? 문열렸다."

 

  "안녕하세요. 이런 늦은 시간에 손님이 오는건 흔치 않은 일이라 확인하느라 문 열어드리는게 늦었습니다."

 

  앙그라샤가 정중하게 말했다. 말하는 순간에도 검은 흑포로 전신을 가린 두 존재의 기척을 느껴봤지만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마치 이자리에 없는 것 같군.'

 

  "흘흘흘. 집주인이 나왔는데 이렇게 얼굴을 가리고 있는것도 예의는 아니로군요. 뭐하냐! 얼굴 보여줘야 집주인이 긴장 안하지!"

 

  가장 먼저 흑포를 벗은 존재는 놀랍게도 인간이 아니었다.

 

  "해골... 그렇다면 언데드."

 

  "응? 설마 이 자에게는 '변형' 마법이 안통하는건가? 역시 이 대륙에서 현자라 불릴만 하군. 대단해."

 

  이 대륙으로 건너오면서 걸어놓은 변형마법이 간파당하자 해골이 조금 놀랐는지 앙그라샤를 칭찬했다.

 

  "응? 콰이른 영감의 정체를 알아봤다고? 이 청년이?"

 

  흑포를 벗은 다른 존재가 신기하다는 듯이 앙그라샤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해골이 아니군요. 그럼 이 해골의 주인인가요?"

 

  "응? 아니야. 그 반대지. 내가 저 콰이른 영감한테 되살려졌지. 나도 언데드라고 보면 돼."

 

  살짝 탄 황갈색 피부의 남성이 말했다.

 

  "후... 여기서 대화하는건 조금 아닌 것 같네요. 안으로 들어오세요. 마침 식사준비가 다 되어서 음식 먹으면서 천천히 대화를 나누죠."

 

 앙그라샤는 이해가 안되는 상황에 머리가 살짝 아파옴을 느끼며 두 존재를 집으로 들어오게 했다.

 

 "오. 밖에서 봤을때는 내부가 좁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넓군."

 

  "하하. 가구 배치를 적절하게 해서 넓게 보이는거죠. 이렇게 꾸미는데 고생 좀 했습니다."

 

  콰이른과 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앙그라샤가 완성된 음식을 식탁에 하나씩 차렸다.

 

  "오? 이건 버섯국인가? 국물이 새빨갛군?"

 

  "뒤뜰에서 키우는 채소중에 매운게 있습니다. '고추'라고 하는데 제가 개량한 채소입니다. 다른곳에는 없는 신품종이죠. "

 

  "호? 채소를 개량했다는 말인가? 상당히 힘들었을텐데."

 

  "조금 힘들긴 했죠. 기존에 있던 채소에서 개량하는게 말처럼 쉬운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어떻게 하다보니 성공했습니다."

 

  콰이른은 수저로 국물을 떠서 휑한 입안으로 넣었다. 신기하게도 그대로 밑으로 흘러내릴것 같던 국물이 한참이 지나도 떨어지지 않았다.

 

  "음? 현자께서 이게 신기한가보군?"

 

  앙그라샤의 시선을 느낀 콰이른이 물었다.

 

  "하하. 신기하긴 하군요. 언데드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흠. 그리 신기해할 것 없다네. 이게 다 저기서 음식 붙잡고 고민하는 놈이 내게 신체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이지."

 

  "아? 그런것도 가능..."

 

  "엇! 라샤 날 빼고 밥먹는거야? 그런데 저 두명은 누구?"

 

  목욕탕에서 오랫동안 씻고 나왔던 앙그나타는 먼저 밥을 먹고있던 앙그라샤와 옆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는 1해골 1사람을 보고 물었다.

 

  "오? 숲의 현자의 동생인가? 꽤나 건강한 신체로군."

 

  콰이른이 목욕하고 갓 나와서 상의를 입지 않은 나타의 몸을 보고서 감탄했다.

 

  "아아, 곧 나올 것 같아서 먼저 들고 있었어. 이분들은 숲에서 길을 잃어서 우연히 여기를 발견한 분들이야."

 

  "이 숲에 희귀한 식재료가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가 길을 잃었다네."

 

  "흐음~ 제 이름은 앙그나타입니다. 잘 부탁해요 콰이른씨."

 

  앙그나타는 말하는 해골이 신기하지 않은지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는 남은 자리에 앉았다.

 

  "나타. 옷은 입어야지."

 

  앙그라샤가 다그치자 그제서야 손에 들린 윗옷을 입은 앙그나타가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만족한듯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말했다.

 

  "오늘은 버섯 어육탕인가보네."

 

  "바로 알아차리네."

 

  "훗. 아무리 물고기를 잘게 갈아서 넣어도 내 입맛을 피할 수는 없지."

 

  웃으면서 앙그나타는 새하얀 쌀밥에 어육탕 국물을 국자로 퍼 붓고 잘 비빈 후 입에 넣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저 사람은 왜 음식을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하고 먹지는 않는거야? 음식을 앞에 두고 안먹는건 죄라고?"

 

  "하하하! 그렇지! 음식 앞에서 딴짓하는건 큰 죄지. 들었나 제스? 어서 먹게나."

 

  앙그나타의 말에 콰이른이 크게 웃으며 제스라고 불린 남자에게 말했다.

 

  "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맛을 낼 방법이 없단 말이지...? 현자라고 했나? 다 먹고 만드는 방법 좀 알려줄 수 있겠나?"

 

  흰 쌀밥과 어육탕을 가리키며 말하는 제스에게 앙그라샤가 미소를 지었다.

 

  "네 당연하죠 제스씨. 다 먹고 천천히 알려드릴게요."

 

  "흠. 고맙네. 그리고 제스는 저 영감이나 내 딸이 부르는 애칭이다. 내 이름은 팽가 제이로스라네. 제이로스라고 불러."

 

  "네. 제이로스씨."

 

  그렇게 네명은 대화를 나누며 푸짐한 저녁을 먹고 다 먹은 후 여유의 시간을 보냈다.

 

  "라샤. 저 사람들 숲으로 들어오는거 몰랐어?"

 

  "응. 전혀 몰랐어."

 

  "신기하네. 숲에 들어오는건 다 알고 있는 네가 모르다니."

 

  "내가 몰랐다는건 완전히 기척을 감춘 상위존재 뿐이야. 즉 저들은 초월자의 경지에 다다른 자들이란 거지."

 

  나타의 말에 앙그라샤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초월자라..."

 

  앙그나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방을 나갔다.

 

  "저 일행들에게서 나는 요정향 때문일까? 오늘은 잠이 잘 안오네."

 

  단편적이지만 성혁의 기억을 가진 앙그라샤는 웃으며 다시 읽고있던 책으로 시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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