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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참전 (5)
작성일 : 17-09-11 22:32     조회 : 371     추천 : 0     분량 : 7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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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억!”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밀튼의 시신을 보던 조지가 대응도 못하고 그대로 절명했다.

 

 털썩!

 

 “무슨!”

 

 갑자기 일어난 사건에 다들 무기를 꺼내 들고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토마스는 라이트 세이버를 꺼버리고 두 손을 들어 적의가 없음을 알렸다.

 

 “워~ 워~ 진정해.”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잠깐 진정하고 저 친구가 터지는지, 안 터지는지 구경이나 하자고.”

 

 토마스는 쓰러진 조지를 가리켰고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조지의 시체에서 물러섰다.

 

 “......”

 

 “......”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조지의 시체는 터질 기미도 보이지 않았고 다시 사람들이 토마스에게 시선을 돌렸으나 그는 단지 어깨만 으쓱하고 움직일 뿐이었다.

 

 “저 친구는 사람이었네.”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건가? 혹시 네가 로봇 아니야?”

 

 자신의 향해 의심의 눈초리가 모이자 토마스는 손사래를 쳤다.

 

 “아니 그럴 이유가 없지. 잘 생각해보라고 어차피 저 친구는 다음 문으로 나아갈 수 없어.”

 

 “어차피 나갈 수 없는데 근데 왜 죽인 건데?”

 

 “생각해 봐. 만약 저 친구가 그냥 밖으로 가면 인간인지 로봇인지 알 방법이 없잖아? 만약 저 친구가 로봇이었으면 우리는 모두 사람이라는 소리라고.”

 

 그 말에 다른 이들도 무기를 내렸다. 방법은 과격했지만 토마스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조지가 로봇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히 밝혀졌으니 여기 로봇이 껴 있다는 것도 확실해졌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한 명이 꺼낸 말 때문에 더 복잡해졌다.

 

 “하나만 있다는 보장이 있나? 어쩌면 두 명 이상 일수도 있잖아.”

 

 “그것도 그러네. 4명만 통과할 수 있다고 4명이 사람이라는 보장은 없지.”

 

 “........”

 

 다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때 다시 토마스가 나섰다.

 

 “자자~ 어차피 문은 열렸어. 지금 와서 우리끼리 의심하는 것도 불필요하지. 다음 일은 일단 다음 방에 도착한 후에 고민하자고. 어쩌면 이것이 끝일 수도 있으니까.”

 

 토마스의 말이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다른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명씩 문 앞에 섰다.

 

 “한꺼번에 들어가지. 둘이 남았다가 로봇이 덮치는 일이 없도록.”

 

 “좋아. 그럼 들어간다.”

 

 그렇게 한꺼번에 문으로 들어갔다.

 

 위잉~

 

 역시 이번에도 문이 굳게 닫혔다. 천유강은 조심스럽게 앞으로 움직였다.

 

 처음에는 650 레벨이었고 나중에는 700 레벨이었다. 이번에 적이 나온다면 더 높은 레벨의 로봇이 나올 거다.

 

 역시 통로의 끝에 가자 사람 키의 반 정도의 작고 귀여운 깡통 로봇이 나왔다.

 

 [R2D2]

 [LV 800]

 

 갑자기 레벨이 100이나 껑충 뛰었다. 비록 등급은 일반이지만 800레벨이면 아무리 일반이라도 경시할 수 없다.

 

 R2D2라는 로봇은 원통형의 몸체에 하체는 탱크 바퀴처럼 구동륜으로 되어 있었고 상 옆에는 아기자기한 팔이 달려 있다.

 

 겉모습만으로는 그냥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같다. 그때 몸 뚜껑이 열리더니 작은 막대기 튀어나왔고 두 손으로 그 막대기를 쥐었다.

 

 지잉~

 

 그 막대기는 평범한 막대기가 아니라 라이트 세이버였다. R2D2는 양손으로 라이트 세이버를 쥐었다.

 

 “이도류?”

 

 그 귀중한 라이트 세이버를 하나도 아니고 두 개나 들고 있는 로봇이다. 귀엽다고 만만하게 보다가는 큰코다칠 거다.

 

 붕~ 붕~ 붕~

 

 로봇의 팔은 사람과 다르게 관절이 없어서 움직임이 훨씬 자유로웠다. 그러다 보니 라이트 세이버가 휘둘려지는 것이 아니라 공중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근접전의 스페셜리스트인 천유강이라도 해도 애를 먹어야 했다.

 

 지이익!

 

 라이트 세이버가 손톱에 닿을 때마다 타는 소리와 함께 메케한 냄새가 올라왔다. 진짜로 몸이 타고 있는 거다.

 

 “역시 라이트 세이버.”

 

 공격력과 방어 관통력이 최고인 무기다. 로봇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가까이 가져대면 안 된다는 페널티도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속절없이 밀리던 천유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패턴을 익히니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었다.

 

 “어기어검을 상대한다고 생각하면 편하겠네.”

 

 관절이 아무리 유연하다고 한들 허공에 검이 날아다니는 어기어검보다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실제로 어기어검과도 싸워본 적 있는 천유강이었기에 상대의 공격 패턴에 금세 익숙해졌다.

 

 푹!

 

 그리고 다음은 일방적인 공격이었다. 천유강의 손톱이 가느다란 팔을 끊고 깡통 머리를 통조림처럼 갈라버렸다.

 

 위이잉~

 

 컴퓨터 전원이 꺼지는 소리와 함께 R2D2가 움직임을 멈췄다.

 

 “역시 이것도 쉽지 않네.”

 

 적이 강하니까 일행이 걱정되었다. 그들이 죽었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다음에 그들의 모습을 뒤집어쓴 로봇이 나오지 않을까 봐 걱정되었다.

 

 위잉~

 

 다시 문을 통해 들어가니 거대한 공터가 있었는데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천유강이 가장 먼저 도착한 거다.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네.”

 

 천유강은 몸을 풀며 다른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4명 남았으니 여차하면 남은 3명을 혼자 상대할 생각도 하고 있었다. 빛의 강림을 사용하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상황은 또 달라졌다.

 

 위잉~

 

 이번에 문은 열고 나온 것은 최첨단 장비를 입고 있는 어떤 흑인 여성이었다. 그 여성이 천유강을 경계하며 말을 걸었다.

 

 “당신은 누구죠? 다른 이들은 어디로 갔죠?”

 

 “제가 처음에 도착했습니다. 당신이 두 번째이고요.”

 

 “아~ 그런가요?”

 

 여자는 아직 경계를 풀지 않고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곧 사람들이 속속 도착했는데 전에 함께했던 3명과 처음 보는 이들 4명이 합쳐져 모두 8명이 모였다.

 

 이번에도 토마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또 이렇게 꼬아놓네요. 역시 쉽지 않네. 그럼 일단 통성명부터 나눌까요? 우리 이렇게 네 명은 저번 방에서 함께 했었습니다. 그쪽 네 명도 전 방에서 같이 온 사람들인가요?”

 

 그러자 아까 그 흑인 여성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받았다.

 

 “아니요. 우리 세 명이 같은 방에서 왔습니다. 저쪽 분은 처음 보는군요.”

 

 여자는 혼자 떨어진 누군가를 가리켰는데 그는 두려운 눈빛으로 일행을 보고 있었다.

 

 “그럼, 일단 전방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해볼까요? 우선 저부터 말하겠습니다.”

 

 토마스는 전에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는데 죽었던 밀튼이 폭발하며 기계 부품을 남겼다는 말부터 조지를 죽였던 일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렇군요. 우리와 다르지 않네요.”

 

 흑인 여성이 있었던 방도 다르지 않았는데 그들도 네 개의 문만 열렸다고 했다. 그런데 조금 다른 문제가 생겼다.

 

 “저쪽에 앉은 티륭이라는 사람과 일행이었던 사람들이 두 명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들 셋이 뭉쳤었죠.”

 

 자연스럽게 3대 3으로 나뉘어서 신경전을 벌이게 되었다. 티륭을 포함한 태국 출신 사람들은 나머지 둘에서 탈락자를 정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 편으로 나누어 전투가 벌어지게 되었는데 먼저 여자의 편이 죽고 나중에 태국인의 하나가 먼저 죽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폭발했죠.”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것은 상대보다 오히려 같은 편인 태국인들이었다. 자신의 편이 로봇으로 변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번호표 1이 나왔어요. 저는 당연히 저들 모두가 로봇인 줄만 알았죠.”

 

 이 사태에 대해 눈치챈 흑인 여성은 같은 편을 독려해서 나머지도 죽이자고 했고, 다시 한 명의 태국인을 쓰러트릴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로봇으로 변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들은 토마스는 티륭에게 물었다.

 

 “그 로봇으로 변한 사람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나요?”

 

 만약 껍데기만 둘러쓴 거라면 평소와 다른 점이 분명히 있었을 거다. 하지만 티륭은 고개를 저었다.

 

 “전혀 없었소. 심지어 싸울 때의 전투 방식도 똑같았고 스킬도 평소에 쓰던 그대로였소.”

 

 그 말에 모두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라면 처음 본 사람들이 그가 사람인지 로봇인지 판별할 방법은 전혀 없을 거다.

 

 다들 말이 없자 토마스가 이번에는 혼자 온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 쪽은 어땠소?”

 

 지적당한 남자는 아직도 초조한 눈빛이었다.

 

 “.......우리 쪽은 입구가 세 개만 열렸지.”

 

 천유강의 추론대로라면 입구가 세 개라면 사람이 셋이고 로봇이 셋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입구를 보자마자 갑자기 셋이 흉측한 로봇으로 변했소. 그리고 다짜고짜 우리를 공격했지.”

 

 남자의 말에 따르면 변한 로봇들은 이제까지 상대하며 온 로봇하고 강함이 달랐다고 했다.

 

 “그 모두가 1200 레벨의 엘리트 등급이었소. 그리고 몸 모든 곳에서 공격이 날아왔지.”

 

 레벨이 1200이라는 소리에 다들 깜짝 놀랐다. 1200의 엘리트 등급이라면 천유강이라도 쉽게 이길 수 있지 못하다. 그런 로봇이 세 대나 나타나면 절망적인 상황일 거다.

 

 그 말을 들은 천유강이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살아남은 건가요?”

 

 그 말에 다른 사람도 그 남자를 의심스럽게 보았다. 1200의 로봇이 덮쳤는데 죽지 않고 이곳에 온 것이 더 이상했다.

 

 “다른 이들이 죽을 때, 나는 빨리 문을 향해 뛰어갔지. 그 문을 통과한 것도 운이 좋았어. 문을 통과하니 다행히 그놈들이 쫓아오지는 못하더군.”

 

 “그랬군요.”

 

 남자의 말이 끝나자 인상을 쓰던 흑인 여성이 말했다.

 

 “그러니까 로봇과 플레이어 수가 똑같아지면 로봇이 본색을 드러낸다는 말이네. 그 전에 우리는 로봇을 찾아서 처리해야 하고. 하지만 어떻게?”

 

 그 말에 다시 조용해졌다. 잠시 뒤 한 명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칼로 손바닥을 긋는 건 어때? 피를 보여주는 거지.”

 

 하지만 그 말에 토마스는 고개를 저었다.

 

 “전에 죽었던 밀튼도 죽기 전에는 똑같이 피가 튀었어. 폭발하고 나서야 기계 장치가 보였지.”

 

 “그럼 여기서 이럴 필요 없잖아. 어차피 알아내지 못할 거면 그냥 가는 거지 뭐.”

 

 그 말에 대답한 건 천유강이었다.

 

 “하지만 저분의 말에 따르면 열린 문의 수를 보고 로봇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열린 문이 숨어있는 기계보다 작거나 같으면 로봇이 나올 겁니다. 그 전에 찾을 수 있으면 찾는 게 좋겠죠.”

 

 “그 로봇을 찾자고 우리끼리 죽자 살자 싸우자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그건 아닙니다. 일단 상황을 정리해보죠. 우선 전 방에서 같이 온 우리 네 명 중에는 로봇이 적어도 하나 이상 있습니다. 그리고 그쪽 셋 중의 하나도 로봇이죠. 홀로 오신 분은 적어도 방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로봇이 아니었겠죠.”

 

 “그러면 여기에 적어도 둘은 로봇이라는 거지?”

 

 “플레이어 6명 중에 전 방에서 두 명 이상이 죽었으면 벌써 넷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 저는 어렵더라도 로봇을 추리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천유강의 말에 다시 흑인 여성이 입을 열었다.

 

 “어떻게 추릴 건데? 진짜로 죽자 살자 싸우자는 건 아니지?”

 

 “일단 제가 로봇 중의 하나를 알고 있습니다.”

 

 “뭐? 그게 누군데?”

 

 그 순간 천유강이 빠른 속도로 이동했는데, 순식간에 같은 방에서 온 한 명의 앞으로 이동했다.

 

 푹!!!

 

 [급소에 명중하였습니다.]

 

 천유강의 손톱이 그의 목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털썩

 

 다시 놀란 사람들이 서둘러 자신의 무기를 잡았을 때.

 

 펑!!!!

 

 쓰러진 남자가 폭발했다.

 

 “우왁! 어떻게 안 거야?”

 

 다른 사람들이 기계 부품으로 변한 남자를 툭툭 쳐보며 천유강을 쳐다봤다.

 

 “죄송하지만 구분법은 말해드리지 않을 겁니다.”

 

 사실 천유강은 이 방에 가장 먼저 들어와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온 순서를 기억해놓았다. 그중에서 지금 쓰러진 남자는 세 번째로 들어왔는데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남자가 가진 무기는 빔 라이플 두 정이다. 방어 관통력이 높은 원거리 무기지만 연사력이 낮은 것이 흠이다. 그런데 R2D2의 무기는 라이트 세이버였는데 그 무기로 빔 라이플을 충분히 쳐낼 수 있어서 어려운 전투가 될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그런 남자가 세 번째로 들어온 건 둘 중 하나다.

 

 ‘세 번째로 먼저 처리했거나 죽었거나.’

 

 천유강은 두 번째 경우라고 생각했다.

 

 쓰러진 남자에게 다가가 몸을 뒤져보니 역시 동판이 나왔다.

 

 “뭐라고 쓰여 있어?”

 

 “로마자로 2 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건 도움이 안 되네. 어차피 최소 2마리는 있다는 걸 알고 있었잖아.”

 “그렇죠. 그래도 확률은 높아졌습니다.”

 

 하나를 줄였으니 이제 총인원은 7명이 되었다. 이 중에 로봇이 과반수가 되려면 최소한 4마리는 있어야 한다.

 

 “이제 다른 방도가 없으면 앞으로 가보죠. 다음 열리는 문의 수에 따라서 다시 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천유강의 말에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여기서 하나를 더 찾으면 정말 안전해지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공멸할 수도 있다.

 

 약간 경직된 분위기로 앞으로 나아가는데 빔 나이트인 토마스가 천유강에게 가까이 왔다.

 

 “타천사 친구 진짜 잘 싸우네. 우리 계속 함께했지? 나는 토마스라고 해.”

 

 “알고 있습니다. 저는 천유강입니다.”

 

 “한국식 이름이군. 나는 영국에서 왔네. 이번에 정부의 요청으로 이곳에 파견되었지.”

 

 높은 레벨의 빔 나이트는 귀중한 인력이다. 필시 토마스도 좋은 길드에 소속되어 있을 거다.

 

 “아까 내 실력 봤지? 적어도 나는 로봇에게 질 바보는 아니야. 그리고 자네도 그런 것 같고.”

 

 천유강도 말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 토마스는 로봇 후보에서 제외해 놓고 있었다. 이전 싸움에서 그의 실력을 보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는 함께 하자고.”

 

 “......그러도록 하죠.”

 

 이런 복잡한 퀘스트에서 동맹을 만들어두는 것이 유리하다. 그걸 알고 있으니 토마스도 접근한 거다.

 

 천유강과 토마스 말고도 일행들의 시선이 서로 얽혀 들어갔고 치열한 심리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천유강도 다른 이들의 무기와 복장을 살펴보고 실력을 가늠하고 있었다.

 

 ‘저 사람이 두 번째로 들어왔어.’

 

 자신을 로렌이라고 말한 흑인 여성이 두 번째로 들어왔다. 그가 들고 있는 무기는 총알을 순식간에 쏘는 미니 건이다. 들고 다니는 것도 힘들 텐데 저렇게 멀쩡히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힘에 많이 투자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세 번째로 들어온 사람은 천유강이 죽였고 토마스가 네 번째였다. 쿠크리를 들고 있는 티륭이 다섯 번째였고 혼자 온 남자가 마지막이었다.

 

 ‘저 사람도 수상한데......“

 

 좋은 정보를 알려주었지만 너무 초조해 보였다. 저 상태로 800 레벨의 R2D2를 이겼다는 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물증이 없기에 그냥 두기로 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곧 문이 있는 통로의 막바지에 도착했다.

 

 “네 개네.”

 

 그 말은 이 중에서 사람이 네 명 있다는 소리다. 반대로 말하면 이곳에 로봇은 세 개 있다는 말도 된다.

 

 “아까 한 개 처리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 했네.”

 

 하지만 이제부터 또 문제다. 탈락자 셋을 정해야 하는데 인간이 한 명이라도 죽거나 탈출하게 되면 로봇이 본색을 드러낼 거다.

 

 토마스의 눈이 천유강에게 향했는데 마치 이제 어쩔 거냐고 물어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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