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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전드 감독관의 귀환
작가 : 딜란
작품등록일 : 2017.6.2

가진건 마법막대 하나뿐, 세상을 구할 단 한 명의 감독관이 돌아왔다.

 
프롤로그
작성일 : 17-06-02 21:32     조회 : 500     추천 : 0     분량 : 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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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린 동부에 위치한 절망의 언덕에 ​세상을 삼킬 듯 한 거친 폭풍이 몰아쳤다.

 ​하늘은 짙은 먹구름으로 가득했고, 마른벼락이 땅을 향해 내리쳤다.

 ​천지가 뒤집어 지는 것 같은 천둥소리가 절망의 언덕을 메웠다.

 절망의 언덕 위로 두 개의 검은 그림자가 하늘 높이 떠 있었다.

 

 중간계를 파괴하려는 절망의 군주 탈만과 이를 막으려는 신의 감독관 골드드래곤 조엘이었다.

 

 ​​조엘은 고대신으로부터 중간계의 감독관으로 임명된 골드드래곤이었고, 탈만은 본래 인간 마법사였지만 타락의 군주 누안에게 영혼을 팔아 스스로 대악마가 된 자였다.

 

 조엘과 탈만은 지난 30일 동안 밤낯없이 싸웠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탈만! 너의 시간은 끝났다. 순순히 무로 돌아가거라!!"

 조엘의 외침은 천둥과 폭풍 속에서도 아주 명확하게 들렸다.

 

 "캬캬캬캬. 드래곤 따위가 감히 신에게 할 소린가!?"

 악에 받친 탈만이 조엘을 노려봤다.

 

 "한낱 인간 따위가 신을 운운하다니! 신성모독이다!"

 ​조엘의 사나운 눈이 탈만을 잡아먹을 것처럼 쏘아봤다.

 

 "넌 신으로 올라 선 나의 마지막 시련이 될 것이다."

 

 "허튼소리! 넌 타락의 악마 누안에게 영혼을 판 나약한 인간일 뿐이다."

 

 조엘과 탈만은 서로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대치하고 있을 뿐 섣불리 공격에 나지서 못했다.

 

 '조엘님! 어서 공격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날 수 록 탈만에게 유리해질 뿐입니다.'

 땅 위에서 조엘을 돕고 있는 10명의 마법사 중 가장 상위 마법사인 티몬이 기도하듯 전음으로 알렸다.

 ​

 '마법사들이여 조금만 더 힘을 내시오. 이제 최후의 방법을 쓸 때가 되었소.'

 조엘이 자신을 돕는 10명의 마법사들에게 전음으로 말을 했다.

 

 '마법사들이여 내가 탈만의 주의를 끌 동안 추방 마법진을 만드시오!'

 조엘의 전음을 들은 마법사들의 얼굴에 절망이 서렸다.

 

 '실패하게 된다면 우리 모두는 끝장나는 것이 아닙니까?'

 대마법사 티몬이 조엘의 명령에 반대했다.

 

 추방 마법은 많은 양의 마나가 소모 되는데 비해 성공율이 매우 낮았던 것이다.

 

 '더 이상 방법이 없소.'

 

 '하지만 탈만 정도의 대악마를 추방하려면 엄청난 양의 마나가 필요 합니다. 저희 10명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시오. 그대들이 마법진을 만들면, 발동은 내가 하겠소.'

 

 조엘의 전음에서 비장함이 느껴졌다.

 

 아무리 골드드래곤이라고 해도 대악마를 이계로 추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만일 약간의 실수라도 있게 된다면, 여기 있는 10명의 마법자와 조엘 자신은 물론, 중간계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의 생존을 장담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티몬이 체념한 듯 말했다.

 

 '내가 놈을 유인하겠소. 그대들은 절망의 언덕 너머에 있는 협곡에 마법진을 만들고 기다려 주시오. 기회는 단 한 번뿐이오.'

 

 마법사들과 탈만을 없앨 계획을 세운 조엘이 탈만에게 공격 마법을 퍼부을 듯 주문을 외웠다.

 

 ​"세계의 감독자 조엘이 명한다......"

 조엘이 탈만을 향해 심판자의 검을 뻗었다.

 

 순식간에 탈만의 앞에 도달한 조엘이 검이 탈만의 심장을 노렸다.

 

 빠른 동작으로 조엘의 검을 피한 탈만이 순간 이동을 하듯 조엘의 공격권에서 벗어났다.

 

 "클클클. 마법을 쓸 것 처럼 속임수를 쓰다니. 얕은 수작이구나. 조엘."

 

 조엘을 향해 조롱을 던진 탈만이 악령의 마법을 시전했다.

 

 '빛의 화염이여 불타올라라'

 조엘을 향해 뻗은 탈만의 손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폭포 같은 불길이 조엘을 덮쳤다.

 

 워낙 빠른 공격에 탈만의 공격을 피하지 못한 조엘이 그대로 화염에 휩싸였다.

 

 "크하하하하. 이렇게 쉽게 끝나는 구나. 조엘!"

 오랜 대결 끝에 승리를 확신한 탈만이 광오하게 웃었다.

 

 ​한참 동안 화염에 휩싸였던 조엘이 큰 소리로 외쳤다.

 

 "브레스. 용의 불길이여 일어나라."

 조엘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불길이 탈만의 지옥 화염을 밀어내고 있었다.

 

 "불 따위로 날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느냐!"

 

 탈만도 조엘도 쉽게 끝낼 수는 없었다.

 

 ​탈만이 맹공을 퍼부으면 조엘이 막아내고, 조엘이 맹공을 퍼부으면 탈만이 막아내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조엘이 밀리기 시작했다.

 

 조엘이 밀리기 시작하자 탈만의 공격이 더 광폭해 졌다.

 

 오랜 대치 끝에 온 기회였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결판을 내려고 했다.

 

 '마법사들이 마법진을 완성했을까?'

 

 탈만의 파상적인 공격을 받아내는 조엘은 지상에 있는 마법사들에게 전음을 보낼 여유가 없었다.

 

 조엘의 가슴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대로 싸우다가는 마법진을 발동시킬 마나가 부족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바라온이여 제게 소명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조엘은 자신을 감독관으로 보낸 신에게 기도했다.

 

 '신이 버리지 않았길 바랄 수밖에.'

 조엘은 도박을 해보기로 했다.

 마법사들과 전음으로 연락할 수 없는 지금. 언제까지 소모전을 하고 있을 순 없었던 것이다.

 

 "탈만! 멈춰라!"

 조엘의 외침 소리가 절망의 언덕을 채웠다.

 

 "후후후. 항복이라도 할 셈이냐?"

 탈만의 눈이 교활하게 빛났다.

 

 "항복 한다면 받아 줄 생각이냐?"

 ​

 "빛의 신에게 골드드래곤이라...... 꽤 어울리기는 하는군."

 탈만은 대악마 였지만 스스로 빛의 신이라 여겼다.​

 

 조엘이 정말 항복할 생각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어떤 수작을 부려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어림없지....."

 혼잣말을 중얼거린 조엘이 이글거리는 심판자의 검을 들고 탈만의 목을 노렸다.

 

 단숨에 베어버릴 생각으로 번개처럼 움직였다.

 

 승리하기도 전에 승리감에 취해 있던 탈만이 미쳐 움직이지 못했다.

 '아차!'

 탈만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다.

 

 조엘의 얼굴에 대악마를 죽였다는 기쁨이 그려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탈만의 목을 단숨에 벨것만 같던 심판자의 검이 뭔가에 부딪쳐 튕겼다.

 쉴드 마법이었다.

 

 "크크크, 정말 깜찍한 공격이었다. 조엘."

 

 군주급 악마인 탈만의 마법 쉴드는 강력했다.

 

 ​쉴드의 반탄력에 튕겨진 심판자의 검이 까마득한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정도였는가?!!"

 쉴드의 반탄력에 놀란 조엘이 오른손 팔목을 감쌌다.

 

 조엘이 빠른 속도로 지상으로 도망쳤다.

 이젠 더 이상 볼 것도 없이 추방 마법에 기대를 걸 수뿐이 없었던 것이다.

 

 본래 계획은 싸우다가 도망가는 척 하며 탈만을 유인할 생각이었지만, 도망가는 척 할 필요도 없었다.

 

 정말 도망가야 할 정도로 탈만이 강했던 것이다.

 

 어쨌든 추방 마법진이 있는 곳으로 탈만을 유인했다.

 

 조엘의 뒷 모습을 보는 탈만의 얼굴에 교만함이 묻어 있었다.

 저 앞에 도망치고 있는 골드드래곤만 없애 버리고 나면, 이 세상은 자신의 뜻대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조엘!!! 어디까지 도망갈 수 있겠느냐!!"

 탈만이 조엘의 뒤를 쫓았다.

 

 절망의 언덕 너머 협곡 입구에 도착한 조엘이 자신을 쫓아오는 탈만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협곡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협곡에 발을 디딘 탈만이 광오하게 웃으며 조엘을 찾았다.

 

 "크크크크크. 조엘! 어디에 숨은 것이냐?!"

 힘을 다한 조엘이 도망친 거라 생각한 탈만이 거침 없이 걸어 들어갔다.

 

 "이건......인간의 냄새?!"

 협곡 안으로 한참을 걸어 들어간 탈만이 이상함을 느꼈다.

 

 그때였다.

 협곡에 숨어 있던 조엘이 모습을 드러내며 마법진에 발동을 걸었다.

 "신의 율법을 거스르는 자 신의 세계에서 추방되리라. 디포테이션!(deportation)"

 협곡 한 가운데 만들어져 있던 추방의 마법진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마법진의 한 가운데 있던 탈만이 순간이동을 하려 했지만 빛의 사슬에 온몸이 휘감긴 탓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겨....우...이...따...위...로!!!!!! 빛의 군주가 명한다. 파괴하라! 데버스테이트!(devastate)"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했던 탈만의 이마에서 두 개의 뿔이 솟아올랐다.

 피부는 온통 붉은 색의 비늘로 바뀌었고 인간의 거죽을 뚫고 커진 몸에선 검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탈만이 뿜어낸 검은 빛이 몸을 휘감고 있는 빛의 사슬과 엉켜져 싸웠다.

 

 조엘과 마법사들 모두 탈만의 변화에 두려움 섞인 시선을 보냈다.

 

 "마법사들이여. 조금 더 힘을 내시오!"

 조엘이 마법사들을 독려했다.

 

 빛의 사슬에 휘감긴 탈만이 마법진을 벗어나려 한 걸음씩 힘겹게 걸었다.

 탈만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 빛의 사슬이 한 두 가닥씩 끊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최후의 방법으로 시전한 추방 마법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마법진을 유지하던 마법사들도 마력이 다했는지 하나 둘 쓰러지고 있었다.

 

 "조엘님 이젠 끝인가 봅니다. 쿨럭."

 대마법사 티몬이 힘겹게 말하더니 피를 토했다.

 

 "내가 녀석을 잡을 테니 남은 힘을 다해 주시오!"

 마법사들에게 말을 던진 조엘이 점점 강해지며 마법진을 벗어나려는 탈만에게 몸을 던졌다."

 

 "디포테이션!!!"

 탈만을 끌어안은 조엘이 마법진에 힘을 더했다.

 탈만과 조엘의 힘을 버티지 못한 마법진이 좀 전 보다 더 밝은 빛을 내더니 마침내 폭발했다.

 

 "뻥!!!"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폭발과 함께 튕겨져 나간 조엘이 눈을 떴다.

 땅에 엎어진 몸을 일으켰다. 일으키려고 했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조엘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온통 피투성이가 된 협곡이었다.

 마법사들의 시체가 보였고, 몸을 비틀어 자신을 내려 봤다.

 팔, 다리가 없는 몸통이 보였다.

 

 "마법사들이여, 편히 잠들거라."

 조엘의 뺨에 눈물 같은 핏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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