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주예린이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은 크리스틴 펜을 봤다.
"어? 크리스틴!"
"나?"
"그래. 보아하니 무슨 좋은 날이 있는 모양이네."
"오늘 결혼식에 가려고. 한 달 전이었나? 그 때 청첩장을 받았거든."
"좋겠네~!"
"잠깐만 크리스틴." 임시은이 말했다.
"왜?"
"어제 강남에 있는 한 예식장에서 발생한 사건을 잊지 마. 결혼식장에 몰래 들어가서 신랑신부를 죽인 사람이 어딘가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아.
단순히 축의금에 손을 대는 수준이 아니다 이말이야." 임시은이 말했다.
"맞아. 그게 마음에 걸려."
"그래서 경찰이 보호한다는 말이 나왔거든."
"물론 경찰이 보호해주기는 해. 행여나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면...... 아냐. 간다면 나도 같이 가자! 너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연락해야하니까."
"알았어. 내 룸메이트를 부탁해줘."
오스카 드 라 렌타 드레스를 입은 크리스틴 펜을 본 한 사람이 누군가에 연락을 했다.
"크리스틴 펜이 어딘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
"네. 아무래도 결혼식장으로 향하려는 모양인지 예쁜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향하는군요. 잠깐만요, 대화역으로 갔습니다."
"알았다. 계속해서 의문의 일기장을 소지한 적이 있는 크리스틴 펜에게서 시선 떼지 마."
"알겠습니다."
의문의 인물이 따라다닌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크리스틴 펜과 임시은은 마포구에 있는 한 예식장에 갔다.
그리고 1시간 후......
크리스틴 펜과 임시은이 있는 한 예식장에 주차장 관리원으로 위장한 의문의 인물은 축의금이 들어있는 축의금함에서 500만 원을 꺼냈다.
"누구시죠?" 경비원이 모습을 보이며 말했다.
"경비가 그렇게 강하지는 않네요."
"그게 무슨 소린지?"
"걱정 마시오. 다들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고 있으니까."
말이 끝나자마자, 의문의 인물이 칼을 꺼내고는 경비원을 한 번에 찔러 죽였다.
식을 진행하던 사람들이 우르르 튀어나오자, 의문의 인물은 크리스틴 펜을 보자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잘 가라, 명예를 위해서!!"
크리스틴 펜을 향해 칼을 던지려는 순간, 임시은이 반사적으로 막았다.
"시은아!!"
"얼른 피해!!"
크리스틴 펜을 처치하는데 실패했다는 걸 깨달은 의문의 인물이 도망쳤고, 크리스틴 펜이 구조대원에 연락했다.
그리고 몇 분 후 경찰과 구조대원이 도착했다.
"크리스틴!!" 이서윤 경위가 모습을 보이며 말했다.
"형사님! 시은이가......"
"알아. 너를 구하려고 몸을 던진 거. 여긴 내가 수사할 테니까 시은이 곁에 있어주렴."
"네."
"혜나!!"
"네!"
"크리스틴 펜을 부탁하게!"
"알겠습니다!"
크리스틴 펜과 김혜나 형사가 가고, 이서윤 경위는 본격적으로 수사에 돌입하였다.
"또 다시 결혼식 테러 사건인가......"
"이번엔 아는 사람을 겨냥한 셈이네요." 감식반이 말했다.
"그래. 누가 봐도 말이지."
"반장님! 축의금이 든 상자에 손을 댄 흔적이 나왔습니다."
"축의금?"
"네. 이를 수상하게 여기던 경비원을 찔러 죽이기 전에 축의금에 손을 댔더군요."
"그 의문의 인물이?"
"현재 다른 감식반이 예식장 내 감시카메라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곧 윤곽이 나올 거고요."
"경비원을 한 번에 찔러 죽이자, 예식장에 방문한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말인가."
"그렇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을 알아차린 하객들이 나타나자, 이에 의문의 인물이 크리스틴 펜을 향해 돌진했죠."
"그녀를 지키던 임시은이 칼에 맞았고. 그 경호원의 용태가 걱정되네."
"그러게 말입니다."
"이 예식장 주변을 돌면서 탐문수사를 진행해줘!"
"알겠습니다!"
그 시각, 신촌역 근처 Y대 병원에선 임시은의 응급수술이 한창이었다.
"시은이가...... 나를 보호하려고......"
"알아. 그 범인이 노리는 사람이 신랑신부가 아니다는 사실을." 크리스틴 곁에 있던 김혜나 형사가 말했다.
"크리스틴!!"
"크리스틴!"
"예린!! 거기에 코드네임 에반도 왔구나!"
"젠장......! 의문의 일기장 때문인가?"
"대체 무슨 이유야?"
"지금 경찰이 현장을 수사하고 있기는 하는데......"
"오오, 형사."
"이미 칼에 맞아 죽은 경비원의 시신이 국과수에 옳겨져 자세한 부검을 한다는 연락이 들어왔어."
"그리고?"
"그 의문의 인물. 크리스틴 펜을 노린 것이 분명해."
"뭐라고요?! 오스카 드 라 렌타 의상을 입고 다니는 크리스틴을 노렸다고요?!"
"망할! 크리스틴을 죽이려고 한 것들...... 진짜 가만두지 않겠어!!"
"진정해요, 에반!"
"알아! 아니까 더더욱 열받거든?"
그 때, 응급수술을 담당하던 의사가 중환자실에 나왔다.
"어떻게 됬습니까?"
"다행히 급소는 피했습니다. 다만 출혈성 쇼크가 오는 바람에 기절한 것일 뿐이죠."
"다행이다......"
"그런데, 문제의 칼은?"
"걱정 마시오. 증거가 된 문제의 칼이라면 여기 있소. 환자인 임시은을 향해 칼을 던진 사람을 잡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으니까."
"고마워요."
"되도록 안정을 취해야하니 최소 일 주일 동안은 입원해야합니다."
"알겠습니다."
"제길......"
"크리스틴. 임시은 일은 경찰에 맡기고, 집으로 가자." 코드네임 에반이 말했다.
"에반의 말이 맞아. 그럼 형사님. 저희는 이만 집으로......"
"그렇게 해줘. 마음이 진정되는 대로 증언해야하니까."
"알았어요."
그 시각, 벽제에 있는 한 창고에서는......
"뭐라고?! 크리스틴 펜을 죽이려는 작전이 실패했다고?"
"네. 경호원이 나서는 바람에 일이 꼬였습니다."
"젠장."
"축의금에 손을 댄 걸 알아차린 경비원을 죽였다는 이야기도 들리고요."
"빌어먹을......! 그저 크리스틴 펜에 경고하려고 작전을 만들었는데 경찰이 알아차릴 줄이야!!"
"그러게 크리스틴 펜을 제거하라고 한 거 아냐!"
"그랬는데도 이렇게 일이 꼬였어요! 경호원을 대동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으니까!"
"죽일......! 그나저나 수봉은 어디로 갔나?"
"그게......"
"당장 알아내!"
"알겠습니다."
한 조직단원이 나가자, 조직단의 보스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의문의 일기장은 국과수에 넘어갔고, 수봉이 거의 크리스틴 펜을 없앨 뻔했다...... 누가 크리스틴 펜을 도우라고 명령한 거야."
"그런 듯합니다. 어쩌면 우리 조직단 사람들 중에서 크리스틴 펜을 은밀히 돕고 있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내 생각도 그래! 아주 그냥 가만두지 않겠어!"
"보스?"
"말해봐."
"수봉의 칼에 맞은 인물은 임시은이라는 경호원입니다."
"임시은?"
"네. 최근에 의문의 일기장 관련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자, 그래서 경찰이 그 경호원에 특별히 요청을 했습니다."
"어쩌면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군."
"죄송합니다. 현재 임시은이 입원한 병원에 경찰이 배치되어있는 상태입니다."
"뭐라고? 경찰이 그 병원에 있다고?!"
"네. 물론 크리스틴 펜의 저택 근처에 경찰들이 순찰을 돌고 있고요."
"알았다. 그 오스카 드 라 렌타 의상을 입고 다니는 크리스틴 펜을 처치하는 일은 또 뒤로 미뤄야겠군."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