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재잘재잘 이야기를 이어가던 담희가 말을 멈추고 동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예전에 제가 영가를 보지 못했으면 좋겠다고 했었잖아요."
"그랬지."
동원은 자신의 팔을 간질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담희는 더욱 파고 드려는 듯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못 보게 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요."
장난을 치듯 머리카락을 배배 꼬고 있던 그의 손이 멈추었다.
"그분은 자신의 옆에 친했던 영가들이 아직 있느냐고 물었었어요."
동원은 가만히 담희의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몸을 바로 세운 담희는 동원을 올려다보았다. 그와 마주 본 그녀의 눈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제가 당신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동원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를 똑바로 바라보던 눈이 감기자 눈꺼풀 위로 그의 차가운 입술이 내려앉았다.
"영원히 너의 옆에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