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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별들 사이에 펼쳐진 무한한 공허는 언제나 우리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우둔한 우리는 그걸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쁜 것이 전혀 아니었다. 어리석음은 오히려 인류에겐 축복이나 마찬가지였다. 신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 아니 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살았던, 태초의 존재들이 우주의 밑바닥에 깔린 혼돈을 유영하고 다니는 광경은 미개한 종족에겐 한편의 지옥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몰라야만 했다. 무지한 것이 더 안전한 셈이었다. 허나 인간들은 날이 갈수록 지식을 갈구했고, 호기심이란 이름으로 세상을 덮은 어두운 장막을 나날이 거둬내고 있다. 이로써 인류는 자멸의 길로 한발짝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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