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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 비마저 부슬부슬 내려, 희미한 달빛조차 구름에 가려있는 컴컴한 겨울밤이다. 야트막한 야산 중턱에 쓰러져있는 피해자를, 숨까지 씩씩거리며, 가해자가 끊임없이 짓밟고 있다. 어둠 때문에 그런 가해자의 행동이 하나하나 자세히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때때로 구름이 걷힌 달빛에 반사돼,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가해자의 눈빛이, 마치 한 번도 길들여진 적 없는 야수의 그것과 같다. 무릎 수술 뒤 한동안 현장을 떠나있던 강력반 형사 형국은, 가볍게 몸 좀 풀어보라는 김 반장의 지시로, 오랜만에 이 사건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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