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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12 15:55
[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1594년의 마지막 날, 타향에 찾아가 의흥현감인 숙부에게 어려움을 토로하다.
  글쓴이 : 한작협
조회 : 1,992  
   http://story.ugyo.net/front/sub01/sub0103.do?chkId=S_LKH_1040 [373]
1594년 12월 도세순(都世純)과 그의 형제들은 굶주림에 지쳐 있었다. 이 무렵 친척인 이대기(李大期)가 의흥(義興)에서 현감을 하고
있었다. 도세순과 그 형 도세옹(都世雍)은 의흥 현감을 하고 있는 이대기에게 희망을 걸었다.
형제는 이대기를 찾아가면 곡식의 종자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형제들은 초계(草溪)에 있던 논밭을 팔아 여행길의
식량을 마련하고, 그 나머지는 김대련(金代連)의 집에 맡겨 놓았다.
12월 24일 도세순과 그의 형은 동생과 누이를 데리고 의흥으로 가는 길을 떠났다. 이 길에는 노비 연금(連金)과 금옥(金玉)이도 함께
하였다. 이날 도세순 일행은 용담(用淡)의 박씨 어른 댁에서 묵었다. 그런데 이날 저녁 많은 눈이 내렸고 다음날에도 날이 개지 않았다. 도세순 일행은 어쩔 수 없이 하루를 더 묵었다.
12월 26일, 아침은 용담에 있는 박숙번(朴叔蕃)의 집에서 먹었다. 춥고 눈 내리는 길을 가야 하니, 도세순과 세순의 형은 누이를 박씨
어른 댁에 식량을 주고 맡겼다. 도세순은 형과 함께 연금을 거느리고 길을 떠났다. 성법산(省法山)을 거쳐 필정(必丁)의 임시 막사에서 묵었다. 이때 목사가 이곳에 머물고 있어서 별감인 이여한(李汝翰) 어른이 와 있었다.
도세순 형제는 이여한과 저녁을 나누어 먹고는 필정의 임시 막사에서 잠을 자려 하였다. 그러나 거친 눈발은 임시 막사 안까지 들어와 눈꽃처럼 휘날렸다. 결국 이날 도세순 형제는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12월 27일, 도세순 형제는 이여한 어른에게 인사를 하고 아침을 먹은 후 길을 떠났다. 길은 눈 때문에 질고 미끄러웠다.
형제는 여행길의 고초를 겪으며 대동(大同)에 이르니, 마침 이부안(李扶安)과 이규문(李奎文)이 어머니 장례를 이곳에서 치르려
하였다. 그리고 장례식에 김지원(金志遠) 형님이 왔다고 하였다. 세순은 다른 사람을 시켜 자신의 이름을 전하도록 하였는데, 김지원
형님은 장지에서 구르듯이 내려와 반가워하며 마주 보고 울었다.
또 근처인 동막동(同莫洞)에 도좌수(都座首) 숙부가 있다고 하여, 함께 찾아가 인사를 드리고 회포를 풀었다.
이날 밤에도 큰 눈이 내렸다.
12월 28일, 도세순 형제는 동막동을 출발하여 팔거현(八莒縣)에 이르렀다. 그리고 다음날 한티재[大嶺]를 넘어 부계현(缶溪縣)의
앞의 개울에서 점심을 먹었다. 저녁에는 의흥의 남쪽에 있는 김언명(金彦明)의 집에 묵었다.
이날 밤에도 큰 눈이 내렸다.
12월의 마지막 날 30일, 도세순 형제는 섶재[柴嶺]를 지나 시골집에서 아침을 먹고 의흥 관아로 들어갔다.
도세순 형제는 드디어 숙부인 이대기 현감을 만날 수 있었다. 만난 자리에서 도세순 형제는 기근으로 가족들이 죽을 지경에 처했음을
모두 말하였다. 현감 이대기는 한참이나 한숨을 쉬며 도세순 형제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관노(官奴) 권막동(權莫同)의 집에 머물도록 정해주었다. 세순 형제는 갑오년(1594년)의 마지막 날을 타향에서 애절히 보내야 했다.

배경이야기
◆ 임진왜란 와중에 식량을 구하기 위한 노력
 도세순의 어머니는 1593년 6월 병으로 사망하였다. 그리고 이 일기에는 나오지 않지만 ‘족보’를 통해 보면 도세순의 아버지 역시 1594년 11월 사망하였다. 도세순의 형인 도세옹은 남은 동생들과 누이를 책임져야 했다. 식량을 구해야 하는데, 마침 현감으로 가 있는 친척에게 곡식을 구하는 것은 물론 다음 해 쓸 종자를 구하러 100리 길을 간 것이다. 도세순의 『용사일기』 1594년 기록은 대부분 굶주렸다는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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