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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30 21:38
[응모]_영혼치기_스릴러 판타지_골든보이
  글쓴이 : 후더닛
조회 : 338  
제목 : 지금 당신의 얼굴은?




 누구나 한번쯤은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 한다. 그저 지금과 다른 삶을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가벼운 동경일 수도 있고 현재 삶이 너무도 마음에 안 들어 마치 하나의 탈출구인 양 절실하게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절박해도 그런 꿈은 이뤄질 리가 만무하다. 죽을 때까지 하나의 육체에 갇혀 살아야 하는 건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이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문학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문학을 빚어내는 상상력은 우리 삶 앞에 놓인 아주 높은 허들마저 쉬이 뛰어넘을 수 있게 해 주니까 말이다. 다시 말해 현실에선 절대 불가능할 변신(變身)의 소원을 문학은 한껏 대리 충족시켜 줄 수 있다. 골드보이의 ‘영혼치기’가 그러하다.

 
 ‘치기’란 말 때문에 제목이 좀 생소해 보일 것도 같다. 여기서 ‘치기’란 소매치기의 ‘치기’와 같은 의미다. 손이나 손에 든 물건으로 물체를 부딪히게 한다는 뜻의 ‘치다’의 명사형인 것이다. 소설에선 고의 또는 과실로 서로의 영혼을 뒤바꾸는 행위를 통틀어 가리키고 있다. 어느 날, 아무런 전조도 예고도 없이 몸을 맞부딛힌 사람들끼리 영혼이 교환되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 소설 처음에 나오는 현정과 고윤전도 그런 일을 당했다. 보통의 경우였다면 서로 몸이 뒤바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뒤, 곧바로 상대에게 연락을 취해 다시 양 쪽의 몸을 부딪히는 것으로 서로가 몸을 손쉽게 되찾았을 것이지만 현정과 고윤전은 그렇지 않았다. 90년 생의 현정은 아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75년 생의 고윤전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외모로 차별과 박대를 당하지 않은 날이 없었던 못생긴 용모였기 때문이다.

  ‘유미무죄 무미유죄(有美無罪 無美有罪)’란 말 그대로 외모 지상주의가 된 지 오래된 우리 사회에서 갖은 핍박을 다 겪었던 고윤전은 단 하루를 살아도 좋으니 예쁜 여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니 마치 신의 도움이라도 받은 듯,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현정의 육체를 가지게 되었으니 몸을 돌려달라는 현정의 요구를 들어줄 리가 없다. 그녀는 잠적하고 모처럼 찾아온 행운을 실컷 누리기로 한다. 현정의 마음은 급해진다. 자기 집에 자주 중국 요리를 배달하던 수창을 통해 만난, 이러한 ‘영혼치기’에 꽤나 전문가이며 돌려주려 하지 않는 이를 찾아내 몸을 되찾아주는 ‘리터너’인 가희에게서 사흘 안에 몸을 맞부딪히지 않으면 영영 원래 자기 몸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불안에 떠는 현정에게 가희는 자신이 윤전에게서 몸을 되찾아주겠다고 말한다. 자신은 이런 일을 많이 해봤으니 너무 걱정말라면서.


 이러한 현정과 고윤전의 관계가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면, 다른 한 축엔 김익호와 서진우의 관계가 있다. 소설은 그렇게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김익호는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가족은 커녕 누구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에만 몰두했던 그는 바라던 대로 어마어마한 재산을 모았지만 곧 그걸 순순히 내어줘야만 하는 상황에 빠지고 만다. 췌장암 말기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오래 살아보고픈 그에게 노예처럼 부리고 있는 비서 은영이 ‘영혼치기’가 있다는 것을 알려오고 김익호는 결국 가희와 같은 영혼치기 전문가의 도움으로 서진우의 몸을 갖게 된다. 졸지에 목숨이 경각에 다다른 노인의 몸이 된 진우는 술자리에서 우연히 들었던 ‘영혼치기’를 당했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몸을 되찾아 보려 하지만 김익호가 보낸 하수인들에 의해 병원의 한 병실에 감금된다. 김익호가 사흘이 지나 몸을 되돌릴 수 없게 되면 진우를 죽여 몸이 바뀌었다는 걸 은폐하고자 바라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그는 은영도 없앨 계획이다.

 김익호는 서진우란 존재를 영혼치기의 중개인들이 선택한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그건 은영이 고른 것이었다. 서진우는 은영의 옛 애인이었다. 그러나 둘 다 가난했고 너무나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은영은 돈을 쫓아 서진우를 떠나버렸다. 결국 김익호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은영은 자신이 먼저 거절했으나 여전히 강한 미련으로 남아 있던 첫사랑의 육체만이라도 취하여(김익호와 은영은 현재 그렇고 그런 관계다.) 자신이 그토록 바라는 돈과 함께 놓고 싶어한다. 서진우가 영혼치기를 통해 육체를 강탈당했던 것은 은영이 돈과 사랑,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없이 수월하고 단순하게 이뤄질 수도 있었던 영혼의 반환은 어쩌면 절박하고 또 어쩌면 너무나 이기적인 저마다 가진 욕망 때문에 매우 복잡해지고 갖은 갈등과 사고를 여기저기서 유발하고 만다. 나의 필요와 바람만 고려하지 말고 타인의 처지부터 먼저 헤아려 볼 줄 알았다면 분명 소설에 나타나는 아픔 중 많은 부분이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절대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자신만을 너무 위하려는 마음은 평온했던 타인의 삶을 궁지에 빠뜨렸고 파멸로도 몰아갔다. 그렇기 때문에 ‘영혼치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가 가진 이기심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흥미로운 사건들이 계속해서 펼쳐지지만, 재미를 느끼는 것과 동시에 ‘과연 나는 어떨까? 만일 내가 고윤전과 김익호의 상황에 있다면 달리 선택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걸 멈출 수 없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헬조선’이고 각박한 세상이 된 지 오래다.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오르내리는 갑질 사태에서 그저 돈일 뿐인데 그것이 신분이 되고 마치 많은 돈에 타인을 얼마든지 괴롭힐 권리가 허락되기라도 한 양 행동하는 이들을 보면 괴물이 따로 없어 보인다. 몇 명의 목숨을 빼앗아서라도 현재 가진 것을 악착같이 거머쥐려는 김익호의 분신들. 그런 존재가 곳곳에서 득시글하기에 남의 고난을 제 것처럼 여기고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나서주는 가희 같은 존재가 고맙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가희가 현정의 몸을 되찾기 위해 고윤전을 대하는 모습이 여간 인상적인 게 아니다. 가희는 다짜고짜 찾아가 공격하여 몸을 되찾지 않는다. 그보다 먼저 고윤전의 삶을 깊이 헤아리려 한다. 그녀의 입장에서 그녀가 지금까지 걸어온 삶의 내력을 돌아보면서 그녀라는 존재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한 이해를 통해 고윤전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좋은 점, 긍정할만한 점, 신뢰할 수 있는 점을 밝혀 스스로 몸을 돌려주도록 하려고 한다. 이런 존중과 배려가 가희 태도의 밑바닥에 깔려있다. 갑질과 온전히 상반된 모습이 그리고 괴물이 아닌 인간의 모습이…

 그러고 보니 고윤전과 김익호는 내면은 버리고 껍데기만 취하는 반면, 가희는 껍데기는 상관 않고 그 내면만 취하려 한다. 이와 같이 괴물과 인간을 가르는 기준도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을까 한다. 돈이나 외모 같은 껍데기만 보는 이는 결국 괴물에 이르고 그 안에 있는 내면을 더 많이 헤아리고 배려하는 이는 인간으로 남는다는 식으로 말이다. ‘영혼치기’는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더 중시하는가가 우리의 진짜 얼굴을 결정한다고 은근히 알려주고 있다. 소설을 벗하며 나는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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