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11-25 17:43
[응모]_소드 엠페러_퓨전 판타지_김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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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엠페러는 내가 처음으로 시리즈 전권을 구입해서 읽었던 책이다. 소드 엠페러를 처음 만났던 초등학교 시절, 나의 독서 취향이 형성되는 것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소드 엠페러였다.
소드 엠페러의 주인공은 한성이다. 한국인으로 검법을 수련한 사람이자 외계인 침공에 맞서는 군인이다. 그는 폭발 같은 현상에 얽혀서 무협의 세계로 건너간다. 역사적으로는 원나라 시기였으며 그곳에서 사황이라는 무림인과의 인연이 생긴다. 그리고 무림에서 활약하던 한성은 아름다운 여성들과의 사랑과 강자와의 대결을 통해서 무협의 세계에 적응한다.
가장 인상이 깊은 것은 원나라 시기에 일본으로 건너가서 대결을 펼치는 것과 중국 군사체계인 오장, 십인장, 백인장 같은 직책이 언급되는 것이었다. 무협의 이야기는 판타지 소설과는 엄연히 다르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무림이 실제로 현존하는 중국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각종 무협지마다 배경으로 하는 시대가 가르지만 대부분은 명나라를 배경으로 했었다. 우리의 조선시대와 겹치는 중국의 시대이며 상대적으로 알려진 자금성이나 금의위 같은 요소들이 명의 산물이기 때문에 작가들의 상상이 더해지기 쉬운 것이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소드엠페러는 현대SF에서 원나라 시대의 무림으로 이동한다. 상당히 원나라는 우리의 상상이 어려운 시절이었다. 우리로 치면 고려시대인데 고려에 대한 정보가 조선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드 엠페러는 고려와 원시대를 배경으로 작가적 상상력을 잘 조화시켰다. 예컨데 여몽연합이 일본으로 정벌을 시도했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주인공인 한성이 몽고군과 같이 지내기도 하고 일본 사무라이들과 겨룬다. 이때에는 팩션이라는 말을 몰랐지만 팩션의 형식을 통해서 현실감을 높였으며 몰입을 시켜줬다.
물론 그이후로 역사공부에 대한 관심도 높여주는 효과도 있었다. 백두산의 중국식 명칭인 장백산에 가는 내용과 고려에 자신의 검의 기원에 접근하게 된 모습을 통해서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도 있었다. 그렇게 무협에서 만족스러웠을 무렵에 한성은 대결의 여파로 판타지 세계로 넘어간다.
판타지 세계도 기본적으로 현실 중세와 비슷했다. 중세 농노의 비참한 모습을 한성의 제자를 통해서 표현하고 이곳의 모순을 통해서 과거의 제도가 가졌던 문제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판타지의 마법을 통해서 다시 현대 SF로 돌아간 한성은 외계의 침략자들을 쓰러뜨리고 자신의 부인들과 함께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물론 외계종족인 마젤란의 등장에 대한 개연성이나 주인공의 기연에 대한 것들은 현실성이 떨어지며 먼치킨이라는 비판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소드 엠페러는 단순한 무협이나 판타지 소설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이라 생각한다. 애초에 무공이란 것에는 작가적 상상이 들어가며 비현실적이다. 그렇지만 한성의 검의 모습이 해동검술이라는 해동검도에서 모티프를 얻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상이 되는 것을 보았을 때 현실을 바탕으로 비현실을 녹여낸 소설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이 해동검술과 명검산장의 관계 같은 마치 실타래가 풀리는 듯한 연출에 호응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소드 엠페러의 무협편이 판타지보다 감명 깊었다. 말도 안되는 시간이동이라는 경험을 겪으면서 초고수가 아니었던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모습과 악을 징벌하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검의 뿌리를 찾아간 한성의 모습도 우리가 생각해온 시간여행자가 할 법한 것이었다. 나의 추억의 소드 엠페러는 ‘역사’에 대한 관심과 ‘무협’의 세계에 대한 열망을 불러 일으킨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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